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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료/힐링푸드

진화하는 홍삼 시장 "정관장을 따라잡아라" (한국일보 2014.11.28 02:48:09)

진화하는 홍삼 시장 "정관장을 따라잡아라"

[기획-맛대결⑥ 홍삼]
환자·노인 보양식품에서 어린이 성장음료까지
전매제도 폐지·웰빙 열풍으로 홍삼 업체들 "우후죽순"
"영원한 선두 없다"… '프리미엄 홍삼'에 '반값 홍삼' 도전

 

  • 홍삼을 조직 선별 중인 선별사(왼쪽)와 직원들이 수삼 세척하는 모습. 사진=KGC인삼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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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기업의 홍보팀 여직원 이씨는 연말이 다가오면 잦아지는 술자리 때문에 홍삼을 더욱 꾸준히 챙겨먹고 있다. 직장 생활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고 자주 감기에 걸리는 이씨는 아침저녁으로 홍삼 엑기스를 마신다. 홍삼을 먹을 때면 보약을 먹는 느낌이 들어 기력을 회복하고 잔병도 사라지는 기분이다. 이씨가 입사한 첫해인 3년 전만 해도 홍삼 액기스에 빨대를 꽂아 챙겨 먹는 젊은 여직원을 신기하게 쳐다봤다. 하지만 이제는 워낙 홍삼이 대중화돼서 아침마다 서로에게 "홍삼 챙겨 먹었냐"고 묻기도 한다.

    암환자 치료제에서 어린이 성장식품까지

    홍삼은 원래 국가에서 관장하는 전매품 중 하나였다. 조선 후기 왕실은 재정 강화를 목적으로 1899년 홍삼 사업을 관장하는 내장원 삼정과를 설치해 나라에서 직접 관리했다. 홍삼은 일본이나 중국과의 교역 수단으로 사용됐으며 국내에서 찾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1970년대 전까지는 생산량의 대부분을 수출해 국내 홍삼시장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등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해외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면세점등을 중심으로 홍삼 소비가 늘기 시작했다.

    1996년 홍삼 전매제도 폐지로 국내 소비자들도 쉽게 홍삼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홍삼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홍삼은 초기엔 비싼 가격과 아픈 사람이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노년층이나 암 환자와 같은 특수한 계층에서 인기가 높았다. 2000년대 들어서며 사회적으로 개인의 건강과 안전에 주목하는 웰빙 열풍이 불어 명절 선물 시장에서 홍삼이 급부상하게 됐다. 특히 40~50대 주부들이 남편의 보약으로 홍삼을 선택하면서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홍삼 등록제가 시행되자 쉽게 구할 수 없었던 홍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렸으며 다수의 기업이 홍삼 사업에 뛰어들어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정관장 홍삼을 생산하는 KGC인삼공사 뿐만 아니라 기존 식품업체와 제약업체들도 홍삼을 활용한 건강기능 식품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홍삼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후 KGC인삼공사에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겨냥한 홍삼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성장기 어린이와 수험생의 필수 영양제가 됐다. 또 국군복지단 산하 충성클럽/마트(PX)에서 식음료 부문 5년 연속 판매금액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군인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영원한 선두는 없다"… '반값 홍삼'의 기습

    이렇게 커진 올해 홍삼시장의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2007년 홍삼시장 점유율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였던 정관장은 2011년 70%대 후반으로, 2014년 현재 65%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관장의 아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2005년 CJ제일제당을 시작으로 2006년 롯데헬스원, 동원F&B가 뛰어들었고 뒤를 이어 웅진식품, 풀무원, 오뚜기 등이 홍삼시장에 진출했다.

    여기에 이마트를 필두로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의 유통업체들도 홍삼시장에 진출하면서 홍삼시장을 잡기 위한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더욱 치열하다. 지난 6월 오뚜기가 ‘고려호삼농축액 진’으로 약국을 통해 진입했고 CJ제일제당이 지난 7월 프리미엄 홍삼인 ‘구증구포 한뿌리 흑삼진액’를 통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외에도 해태음료가 2월 ‘영진 홍산진액’을, 광동제약이 홍삼진액 ‘귀한삼’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 대형마트에서 자체 상품으로 내놓은 저가형 홍삼 상품이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작년 10월 첫선을 보인 이마트의 '반값 홍삼'은 1년 간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PB(자체 브랜드) 상품으로서 홍삼 마케팅에 성공했다.‘반값 홍삼’은 지난해 이마트가 종근당건강과 손잡고 자체 브랜드로 9만9,000원짜리 홍삼정을 내놓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 제품은 출시 6개월도 채 안돼 8만3,000여개나 팔렸다. 이에 롯데마트도 지난 1월 자체 브랜드인 ‘통큰 홍삼정’을 9만원에 내놓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이마트 제품 중 일부에서 기포가 발견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면서 ‘반값 홍삼’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업체들은 ‘제품 안전성과 효능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홍삼 품질의 기준이 되는 진세노사이드 함량의 경우 우리 제품이 시중의 프리미엄이라고 자부하는 제품들보다 높다"며 "또 정부에서 인증한 시험기관을 통해 229가지 성분 안전성 검사와 잔류 농약 검사를 거쳤다"고 말했다.

    인삼공사의 시장 장악력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계약재배 형식으로 생산 단계에서부터 가격 주도권을 갖고 대리점 유통 위주로 판매하다 보니 같은 등급의 제품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는 게 후발업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홍삼정 원료는 통상 ㎏당 3만원 내외인 3등급 이하 수삼으로 만들기 때문에 제조 과정을 거쳐도 원가가 5만원이 채 안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삼공사 측은 ‘반값 홍삼’과 기본적으로 품질부터 다르며 프리미엄 시장이 따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겹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토양 관리부터 시작해 7~8년 간 농가와 미리 계약을 해서 매년 6년근 수삼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며 "20년 이상의 베테랑 사원으로 구성된 홍삼 선별사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에 품질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값 홍삼의 원료가 6년근이 맞고 잔류 농약 등 여러 성분에 대한 확인을 거쳤다면 효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단순한 효용만 갖고 가치를 따질 수 없다"면서 "홍삼시장 규모가 커지고 다양한 가격의 홍삼 제품이 나오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된 것은 긍정적 측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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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GC인삼공사의 1910년대 제품(왼쪽 위부터), 롯데마트의 통큰 홍삼, 해외 시장을 노린 다양한 제형의 홍삼 제품. 사진=KGC인삼공사/롯데마트/일화 제공



    국내 홍삼시장 주춤, 이제는 해외시장 개척 경쟁

    지난해까지 홍삼 시장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고전했다. 경제가 어려워지자 먹고사는 문제가 급급해진 소비자들이 건강까지 신경 쓸 여유를 갖지 못하자 홍삼시장은 위축됐다. 인삼공사는 2011년 연매출 9,400억원을 기록하며 한때 ‘1조 클럽’에 대한 꿈을 키웠다. 하지만 불황의 여파로 지난 2012년에는 전년보다 1,100억원 급감한 8,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다시 500억원이 줄어 7,800억원으로 더 하락했다. 이른바 ‘홍삼의 눈물’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지난 2년 간 홍삼시장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다시 가족과 건강, 면역력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규 고객들이 홍삼을 많이 찾으면서 설날, 추석 선물로 각광받았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리스트에서도 빠지지 않고 있어서 홍삼시장은 요우커 등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업계는 수출 경쟁으로 해외 시장 확보에 본격 돌입했다. 홍삼을 찾는 연령층이 점차 넓어지고, 다양한 국가에서 찾고 있는 만큼 젤리, 캡슐, 앰플 등 보다 먹기 쉬운 제형의 아이디어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화는 전세계 40여개 국에 홍삼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홍삼을 간식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홍삼젤리’, ‘홍삼캔디’ ‘고려홍삼양갱’ 등을 개발했다. 농협한삼인은 공진단의 주원료인 녹용, 당귀, 산수유에 6년근 홍삼분말과 홍삼농축액 및 침향을 배합해 프리미엄을 높여 ‘심의환’을 출시했다.

    '홍삼+스파' '홍삼+카페' 등 결합 서비스를 통해 중국인·일본인의 기호를 사로잡는 업체도 있다. 인삼공사는 홍삼을 몸에 바르고 스파를 즐기는 '스파 G' 강남 대치점이 인기를 끌자 작년 6월 일본인·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명동 2호점을 열었다. 8월에는 농협한삼인이 인근에 배우 정준호가 운영하는 '해피 카페' 1호점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홍삼 라떼, 홍삼 아메리카노, 홍삼 머핀, 홍삼 절편 쿠키와 파운드 케이크를 판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나 일본 이외의 해외에서 홍삼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아직은 한인이나 중국인 등 아시아계 이민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또 홍삼은 건강식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의약품 수준의 제품 등록을 요구하는 국가가 많아 소요되는 시간도 길고 비용도 많이 든다.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은 홍삼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홍삼이 무엇인지, 어떻게 즐기는지, 효능이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한 꾸준한 홍보와 마케팅이 필요하다.

    홍삼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등에서도 삼은 재배되지만 홍삼 제조 기술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가치를 서서히 인정받고 있다"면서 "외국의 현지인 공략이 쉽지 않지만 미국에선 에너지 드링크를 선보이는 등 나라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뚜레쥬르, 전지현·김수현 내세워 '빵 전쟁'

    (한국일보 2014.11.28 21:56:49)

    [기획- 맛대결 ⑤ 제빵 편]
    국내에 파리바게뜨 3200여개… 뚜레쥬르 1200여개 매장 개설
    웰빙 식재료, 다양한 메뉴, 해외시장 개척으로 굳히기·추격전 치열
    양대 가문의 사실상 독점… 동네빵집 쇠락, 빵맛 획일화 등 문제점

     

  • 지난 4월 파리바게뜨가 출시한 순수 우유케이크는 우유 본연의 맛에 충실하기 위해 별도의 장식 없이 제품 자체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며 판매 2주 만에 매출 1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국내산 유기농 우유로 만든 '빵속에순우유'는 출시 석 달 만에 30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단숨에 뚜레쥬르 대표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파리바게뜨/뚜레쥬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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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경숙(28·여)씨는 워낙 빵을 좋아해서 별명이 ‘빵순이’다. 바쁜 직장생활 탓에 아침은 빵으로 끼니를 해결한다. 이른 아침 빵집에 들어설 때 나는 달콤한 모닝빵 내음을 좋아한다. 어떤 빵을 먹을까 고민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가 빵집을 찾는 것은 아침이 왔음을 알려주는 행복한 신호이다. 그녀가 매일 찾는 빵집은 종로에 있는 파리바게뜨 매장. KT 멤버쉽카드 10% 할인에 결제금액의 0.5%를 해피포인트로 적립하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 일산에 사는 김정균(24·남)씨는 아파트 입구에 있는 뚜레쥬르 매장을 자주 찾는다. 같은 단팥빵이라도 가격이 파리바게뜨에 비해 싸고, SK텔레콤 회원에게는 평소엔 20%이지만 금요일엔 30%까지 할인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본사에서 빵을 포장 상태로 들어오지 않고 매장에서 직접 굽기 때문에 더 신선하고 촉촉한 느낌을 받는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양대 가문의 '빵 전쟁'

    국내 베이커리 업계는 SPC그룹 파리크라상의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가 라이벌 경쟁을 하고 있다. 두 회사는 점포 수, 판매량, 제품 수 등에서 늘 서로 견제해왔다. 한때 본사 직영점을 각각 신호등 건너 자리에 마주보게 출점해 놓고 누가 소비자를 더 많이 끄는지 자존심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때문에 간혹 상대 회사가 자신의 인기 메뉴를 베끼는 미투(me too)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고 비난하는 일도 벌어진다. 즉 한 회사에서 매출 상승을 이끄는 메뉴가 출시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사 제품을 출시해 '지우개 전략'을 펼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뚜레쥬르가 물 대신 국내산 유기농 우유로만 반죽해 만든 ‘빵속에순우유’가 출시 한 달 만에 50만 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자 파리바게뜨가 4월에 ‘순수우유크림빵’이란 제품을 판매했다. 모양과 컨셉이 ‘빵속에순우유’와 비슷하다는 의혹이 일면서 뚜레쥬르 측으로부터 상도의에서 벗어난 행동이라는 강력한 항의가 있었다.

    두 회사는 유통 과정이나 프랜차이즈 영업 전략, 이통사나 신용카드사 제휴 할인, 수능 이벤트 등 고객 소통 등에 있어서도 닮은 점이 많다. 광고 모델에서도 지난해 최고의 인기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커플인 전지현(파리바게트)과 김수현(뚜레쥬르)을 각각 기용해 대리전을 벌이고 있다. 밀가루 공급업체를 자회사(파리바게뜨-밀다원, 뚜레쥬르-CJ제일제당)로 두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최근 두 회사는 글로벌 해외시장 개척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내수시장 침체와 정부의 골목상권 규제로 최근 2년 간 출점이 제한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2월 프랜차이즈 빵집과 식당 등 16개 업종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했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 선정되면서 중소제과점 500m 이내에는 출점할 수 없어 사실상 신규 점포 개장이 어렵게 됐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점포를 내며 해외시장에 첫 걸음을 뗀 후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 등에 차례로 진출해 5개국 180여개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뚜레쥬르 역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현재 해외 매장은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7개국(베이커리 브랜드 중 최다국 진출) 총 157개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골목 빵집을 살린다는 이유로 규제하는 바람에 최근 1∼2년 사이 두 회사의 브랜드 출점은 거의 제로 상태”라며 “프랜차이즈는 사업 특성상 새로운 사이트(매장)를 오픈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가 상당히 어렵다. 해외 진출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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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바게뜨는 1986년 첫 매장을 오픈한 이래, 1997년 국내 베이커리 업계 1위에 오르며 국내 대표 빵집 브랜드로 성장, 현재 전국 약 3,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파리바게뜨 제공



    인기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파리바게뜨 성장에 기여

    본래 파리바게뜨의 모태가 되는 그룹은 삼립식품이다. 삼립식품의 역사는 1945년 상미당(賞美堂)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PC그룹의 창업자인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은 “맛있고 건강한 빵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구호를 내걸고 고향인 황해도 옹진에 상미당 문을 열었다. 3년 뒤 서울 을지로로 자리를 옮겼으며 1959년에 사명을 삼립제과공사로 바꾸고 용산에 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1963년 서울 신대방동에 공장을 마련해 본격적인 기업형 제과제빵사로 출발했다. 1968년 삼립식품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바꾸고 1970년대 초 호빵을 출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성장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삼립식품은 1986년 아시안게임 직후 국내에도 베이커리 시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프랑스풍 정통 베이커리를 표방하며 법인 파리크라상을 세우고 파리바게뜨라는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전국에서 3,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25년 간 베이커리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파리바게트의 형제 브랜드인 파리크라상은 전국에 28개 정도의 매장을 갖고 있으며, 가격은 제품 재료 및 제조 방식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지만 파리바게뜨에 비해 평균 1.5배 정도 비싼 편이다. 전부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파리크라상은 고급스러운 메뉴로, 대다수가 가맹점인 파리바게뜨는 대중화된 메뉴로 콘셉트를 잡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시장에 처음 등장할 때부터 소비자들의 욕구 및 가치를 발빠르게 읽고, 이를 제품과 서비스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식품 트렌드를 주도해왔다. 또 빵, 과자, 케이크에 국한됐던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 다양한 프리미엄 디저트와 브런치 제품을 선보여 새로운 식(食)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양질의 원료를 사용하고, 맛을 표준화하는 기술력을 활용해 맛으로 고객 감동을 실현하는 ‘맛 경영’을 펼치고 있다. 특히 1,000가지 이상의 원재료로 600가지가 넘는 빵을 수백만개씩 만들어 내는 혁신기술 ‘베이크 오프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들이 매장에서 갓 구운 빵을 만날 수 있도록 한 것이 인기를 끈 요인이 됐다.

    파리바게뜨의 재료는 국내 지역 농가와 계약을 맺고 산지 직거래를 통해 품질 좋은 농산물을 사용한다. 익산 쌀, 영천 사과, 산청 딸기, 강진 파프리카 등 전국 농산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제철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 베이커리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원맥은 프랑스에서 들여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진출한 180여개 매장에 공급한다. 즉 빵 종류에 따라 프랑스 빵류는 프랑스산 원맥, 미국 빵류는 미국산 원맥을 사용해 현지에 가까운 맛을 구현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상승세에는 2010년 방영된 KBS-TV ‘제빵왕 김탁구’의 인기도 한몫했다. 시청률 40%를 선회하는 이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빵 매출도 크게 늘었다. 파리바게뜨는 대역과 제빵 기술·레시피 자문 등 드라마 지원에 적극 나섰으며 KBS도 파리바게뜨의 지원을 통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고 볼거리를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드라마의 주인공이 실존 인물인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의 일대기를 모티브로 창작됐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파리바게뜨=국민 빵집’이라는 공식이 각인되기도 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트렌드를 앞서가는 제품 출시와 차별화된 마케팅,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위생 관리, 동반 성장과 사회 공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내 최정상의 브랜드로서 소비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단순히 빵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 소비자와 더불어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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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레쥬르는 매일매일 굽는 신선한 빵과 케이크를 만나볼 수 있는 전통 유러피언 베이커리를 추구한다. 현재 전국 약 1,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뚜레쥬르 제공>



    뚜레쥬르, 퇴사 직원들의 생활 지원 방식으로 시작

    뚜레쥬르는 1997년 국내 최초로 밀가루를 생산했던 CJ제일제당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구리시 교문동에 첫 매장을 열었다. 당시 CJ그룹이 IMF의 여파로 퇴직하는 직원들에게 창업 기회를 주기 위해 시작한 사업으로 이후 일반 창업 희망자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급성장했다. 1호점 출시 이후, 2년 만에 100호점을 오픈했다. 2003년에는 국내 450호점이, 2009년에는 부천 중흥마을에 국내 1,000호점이 문을 열었다. 현재 전국에 1,200여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뚜레쥬르가 론칭하기 전 국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들은 매장에서 빵을 굽지 않고 공장에서 생산한 빵을 가져다 판매하고 있었다. 뚜레쥬르는 이러한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후발 주자로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매장에서 직접 굽는 빵’을 모토로 출발했다. 그래서 브랜드 네임도 ‘매일매일’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뚜레쥬르’(Tous Les Jours)라고 지었다. 그 결과 뚜레쥬르에 가면 매일 신선한 빵을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게 되면서 매장 수는 급속도로 늘어갔다.

    뚜레쥬르는 2010년부터 ‘재료부터 다른 건강한 베이커리’로 브랜드 콘셉트를 재정비하고 빵의 기본 재료인 밀가루와 소금을 비롯해 각종 재료에 초점을 맞췄다. 제일 먼저 밀가루부터 바꿨다. CJ제일제당의 60년 전통 제분 기술로 뚜레쥬르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베이커리 전용 밀가루인 ‘온리원(ONLYONE) 밀가루’를 도입했다. 온리원 밀가루는 소비자 선호도 조사를 통해 찾아낸 맞춤형 밀가루로 밀과 밀가루를 태우고 남는 무기질인 회분 함량을 각 빵의 특징에 맞게 조절했다. 더불어 단백질 함유량이 높고, 빵의 부드러움이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풍미 또한 향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2012년 8월에는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빵 제품에 사용하는 소금을 신안 신의도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으로 교체했다.

    뚜레쥬르는 지난해 ‘순우유’ 시리즈에 이어 지난 5월에는 ‘순치즈’ 시리즈를 출시했다. ‘순우유’는 빵을 반죽할 때 물 대신 목장에서 집유한 국내산 유기농 우유를 사용해 식감이 훨씬 촉촉하고 부드러우며 단맛이 난다. ‘순치즈’ 시리즈는 원유를 그대로 숙성해 만든 자연치즈와 유기농 우유로 만들어 고소하고 달콤할 뿐 아니라 건강한 재료를 듬뿍 넣었다는 인식을 줬다. 두 제품은 모두 뚜레쥬르의 인기 메뉴로 등극하며 매출 신장에 큰 역할을 했다.

    뚜레쥬르는 최근 1조원대의 아침식사 대용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토스트·핫샌드위치에 커피를 추가한 ‘모닝 세트’를 출시했다. 곡물빵, 올리브빵 등 베이커리의 특징을 살리면서 오믈렛, 베이컨, 치즈 등 다양한 재료를 채워 넣어 포만감과 영양,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을 택했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2010년부터 국내 업계 처음으로 재료를 강조한 건강빵을 강조하며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빵을 선보였다. 기존 달달한 일본식 빵 문화를 담백하고 건강한 분위기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며 “뚜레쥬르는 단맛 일변도의 과거 빵 문화에서 벗어나 재료와 건강을 중시하는 빵 문화를 지속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대 가문의 사실상 독점… 동네빵집 쇠락 등 그림자 역할도

    한편 두 회사가 국내 베이커리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며 독점하는 상황은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가져왔다. 퇴직자들의 창업 등 일자리 창출이나 고용에 기여하고,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시스템에 의해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자리잡히게 만든 것은 긍정적 측면이다. 그러나 급속한 팽창으로 숱한 동네빵집 문을 닫게 하고, 빵맛의 개성을 망친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제빵기술이 없어도 창업이 가능해지면서 언뜻 오븐에서 바로 나온 따끈한 빵이지만 빵집 고유의 개성이 사라지고 맛이 획일화됐다는 것이다.

    또한 두 업체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베이커리점도 많다. “강남 약속 장소는 뉴욕제과 앞에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던 뉴욕제과는 지난해 5월 문을 닫았다. 1988년 10월 설립돼 25년 간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크라운베이커리도 지난해 9월 경기불황과 두 거대 회사와의 경쟁에 밀려 문을 닫았다. 신라명과와 브레댄코 등이 전문 베이커리 업체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 등에서 격차가 크다. 대전 성심당, 군산 이성당 등 전국 5대 빵집과 호텔 베이커리점들은 자신들만의 전문성과 독특한 레시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엔 한계를 지니고 있다.

     

     

    햄버거 3국지의 승부수는 "한국인 입맛을 잡아라"

    (한국일보  2014.11.28 22:01:54)

    [기획-맛 대결 ④ 햄버거 편]
    함부르크 스테이크에서 유래된 햄버거…맥도날드가 세계 시장 장악
    한국에선 '토착화' 선도한 롯데리아가 강세… 맥도날드, 버거킹 추격
    24시간 운영·배달·드라이브 스루, 아침 메뉴 등으로 서비스 경쟁 치열

     

  • 햄버거 시장은 이용이 편리하고 표준화된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대표적인 외식문화로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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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아는 햄버거는 독일의 항구 도시 함부르크(Hamburg)의 스테이크에서 비롯됐다고 알려져 있다. 고기를 갈아서 향신료로 간을 하고 생으로 먹거나 익혀서 먹던 함부르크 스테이크는 선원들을 통해 뉴욕에 전파되었다. 그것이 1826년 처음 햄버거 스테이크가 되어 등장했다. 하지만 햄버거의 원조는 몽골계 음식이라는 주장도 있다. 몽골계 기마민족인 타타르족이 들소 고기를 부드럽게 다져서 말 안장 밑에 넣고 다니다가 소금과 후추 등으로 양념을 해서 끼니를 대신했던 게 독일로 전파돼 햄버거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맥도날드는 리처드와 모리스 맥도날드 형제가 1948년 체계적인 생산 라인을 갖춘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면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것을 전세계에 널리 알린 것은 밀크셰이크 기계 판매원이었던 레이 크록(Ray Kroc)이다. 그는 1961년 맥도날드 형제로부터 회사를 인수한 뒤 표준화된 메뉴와 품질, 점포 통일성, 신속 서비스, 저렴한 가격 등으로 맥도날드를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로 키워나갔다. 이에 맞선 버거킹은 "직화로 굽기 때문에 기름에 튀기는 맥도날드보다 맛이 훨씬 좋다"는 식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강조했다.

    '패스트푸드' 개념 자체가 전무하던 국내에서는 1979년 '한국적인 맛'을 내세운 롯데리아가 서울 소공동에 1호점을 열며 본격적인 햄버거 시장이 열렸다. 당시의 대표 메뉴였던 불고기 버거는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는 세계화 바람을 타고 미국의 맥도날드가 문을 열었고, 버거킹은 올해 벌써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았다.

    현재 한국 햄버거 시장의 규모는 1조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30여 년 동안 미국계 맥도날드, 두산그룹이 미국에서 빌려 2012년까지 운영한 버거킹,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리아 등 세 곳이 햄버거 시장을 주도해 왔다. 11월 현재 각 사의 점포 수를 살펴보면 롯데리아 1,250여 개, 맥도날드 380여 개, 버거킹 190여 개로 맥도날드는 유독 한국 시장에서 롯데리아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롯데리아가 맥도날드를 앞설 수 있는 비결은 철저한 '한국화'에 있다. 롯데리아 홍보 관계자는 "외래 음식인 햄버거를 '한우 버거', '불고기 버거', '라이스 버거' 등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햄버거를 토종화한 것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불고기 버거는 롯데리아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1992년 9월에 출시된 불고기 버거는 "0.5초당 1개씩 판매된다"는 신화를 낳기도 했다. 햄버거 시장은 이용 편리, 표준화된 맛, 저렴한 가격 등을 특징으로 대표적인 외식문화로 급성장했다. 이와 더불어 맛의 차이를 통한 승부와 24시간 운영·배달, 드라이브 스루(차에 탄 채로 이용하는 식당) 등의 전략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대표 브랜드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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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도날드 빅맥 세트,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세트, 버거킹 와퍼세트

     

    '불고기 버거' 등으로 고지 선점한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등 맹추격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리아는 2009년 810개의 매장에서 3,3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2013년에는 1,099개 매장에서 6,19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4년 사이 매출이 185%나 증가한 것이다. 국내 시장 2위인 맥도날드는 2010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서며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맥도날드는 적극적인 가맹점 모집을 통해 올해 말까지 프랜차이즈 매장을 100개쯤 더 늘릴 방침이라고 한다.

    2012년 두산그룹에서 분사한 버거킹도 매장 확대를 성장의 첫째 조건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 시절만 해도 직영점 시스템으로 운영됐던 버거킹은 2013년 6월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힘을 쏟는 중이다. 버거킹 관계자는 "수도권에 집중된 매장 입지에서 벗어나 지방권에서 적극적인 가맹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찍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여온 롯데리아는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이미 1,25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신규 매장을 오픈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24시간 운영·배달·드라이브 스루…진화된 서비스로 승부

    비슷한 메뉴로 장사를 하는 햄버거 시장에서 경쟁력은 서비스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햄버거 업계의 대표적인 서비스 경쟁은 바로 24시간 운영 및 배달 서비스다. 배달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맥도날드는 2007년 '맥딜리버리 서비스'란 이름으로 전화·온라인 주문 배달을 시작했다. 더군다나 맥딜리버리는 24시간 이용할 수 있어 반응이 좋았다. 2011년 롯데리아도 '홈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배달 서비스에 나섰고, 버거킹은 2013년 4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부 가맹점주 사이에선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배달용 오토바이와 유류비,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그런 말이 나올 만도 하다. 이에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들은 최근 배달비(수수료)를 새로 책정했다. 배달료는 세 곳 모두 비슷한데, 버거킹은 단품 주문 시 400원, 세트 주문 시 500원의 배달료가 추가된다.

    ○○데이…각종 이벤트로 가격 경쟁에 나서는 업체들

    최근엔 불황을 타고 가격 경쟁도 만만치 않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최초로 3,000원 장벽을 무너뜨리며 가격 파괴 전쟁의 선두에 섰다. 특히 3,300원 짜리 새우버거를 50%인 1,650원에 판매하고, 2,300원인 데리버거를 절반 가격에 가까운 1,200원에 판매하는 '리아 데이'(Ria Day) 이벤트 등으로 매출을 높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맥도날드도 아침 인기 메뉴인 '맥모닝'을 홍보하기 위해 에그 맥머핀과 커피 무료 제공 판촉 행사를 열었고 지날달과 이달 사이에 2,400원 짜리를 1,5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직화를 강조하며 7,000원대의 프리미엄 전략을 세우고 있는 버거킹도 업계 최초로 중가 메뉴를 선보이는 등 가격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패스트푸드점의 아침은 분주"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사회 현상은 햄버거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영주 버거킹 대표는 "1인 고객을 충성 단골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 '맛있고 편리한 간편식'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바쁜 아침 시간에 직접 식사를 만들어 먹기 보다 패스트푸드점에서 간편하게 먹는 1인 가구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외식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침식사 시장은 최근 5년 간 11%나 성장했다.

    아침 메뉴의 경쟁은 선두 주자인 맥도날드 '맥모닝'에서 시작됐다. 대표 메뉴인 맥머핀은 구운 머핀 안에 계란이나 치즈, 소시지 등을 넣은 제품으로 1971년에 미국에서 첫선을 보였다. 다른 업체들은 맥도날드의 아침 메뉴 아성을 따라잡을 만한 메뉴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 7월 버거킹은 '킹 모닝'을 출시하면서 기존의 크로아상 제품 대신 머핀 제품을 내놓았다. 롯데리아도 최근 머핀 4종과 라이스 2종 및 디저트 1종으로 구성된 아침 메뉴 '착한 아침'을 출시하고 조찬 시장에 뛰어들었다. 맥도날드는 경쟁이 치열해지자 치킨을 즐겨 먹는 한국 소비자를 겨냥해 '치킨 치즈 머핀', '베이컨 토마토 머핀'을 출시하는 등 아침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호주,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는 아침 메뉴가 전체 매출의 25%에 이른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24시간 매장이 늘어나면서 아침 메뉴 수요도 증가해 업체들이 아침 메뉴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커피믹스 공화국, '맥심' 철옹성 구축에 다른 기업들 도전장

    (한국일보 2014.11.28 22:06:10)

    [기획-맛 대결 ③ 커피 편]
    1조3,000억원 커피믹스 시장… 독주에서 치열한 경쟁 체제로
    동서식품의 ‘맥심’ 압도적 선두… 남양·롯데네슬레 맹추격
    국내 시장 포화 상태여서 해외 시장으로 활로 모색도

     

  • 식후 포만감을 느끼며 마시는 커피믹스 한 잔은 달콤하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이 동서식품의 막강한 선두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후발업체의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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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인터넷한국일보가 발간하는 데일리한국은 최근 가전 제품과 주류 제조 업체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다룬 '가전 전쟁' 과 '주류 천하'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잇따라 연재했습니다. 데일리한국은 이어 식품과 음료수 분야의 대결을 다루는 '맛 대결'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맛 대결'에서는 라면과 치킨에 이어 커피, 빵, 햄버거, 우유 등 10여 가지 분야의 살아남기 경쟁을 다루게 됩니다.

    [데일리한국 장원수 기자] 경남 창원에서 가방 매장을 운영하는 강경자(50·여)씨는 하루에 커피믹스 5잔 이상을 마신다. 과하다 싶어도 손님이나 이웃 가게 주인들이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이 커피믹스다. 스스로 ‘인이 박혀 이제는 끊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할 정도로 달달한 맛에 중독된 느낌이다. 항상 점심 식사 후 오후가 되면 달콤한 맛을 잊지 못해 정수기에 종이컵을 대고 뜨거운 물을 내린다.

    사무실이나 가게에서 커피믹스를 타서 먹는 사람들이 많다. 기사식당 앞이나 재래시장에서도 점심 식사 후에 커피믹스를 홀짝거리면서 수다를 나누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더욱이 커피믹스는 스틱형 구조 덕분에 휴대하기 간편하고, 보관하기 쉽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지 마실 수 있다. 값이 싼데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손쉽게 마실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인기 제품이다.

    ‘커피믹스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민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의외로 시장 진입 벽은 높다. 국내 유명 대기업이 새 먹을거리 사업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정도다. 이는 커피믹스가 고객 충성도가 높은, 시쳇말로 쉽게 뚫을 수 없는 ‘갈색 알갱이 장벽’이기 때문이다.

    AC닐슨 집계에 따르면 올 8월 말까지 커피믹스 시장점유율은 동서식품이 81.15%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 남양유업이 12.5%, 롯데네슬레가 3.9%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2∼3위 순위는 뒤바꿔진 적이 있지만 맥심으로 대변되는 동서식품의 시장점유율은 큰 변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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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8년 설립 이후 40여년 동안 커피 전문기업으로서 우뚝 선 동서식품은 시장점유율 등락은 있었지만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사진=동서식품 제공

     

    40년 장수 '맥심' 커피믹스의 비결은… 한국인 입맛 선점

    동서식품은 1조3,000억원가량의 커피믹스 시장에서 절대 강자 자리를 지켜왔다. 조그마한 커피믹스, 일명 봉다리 커피로 동서식품이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은 1조원가량 된다. 동서식품은 1976년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선보인 뒤 시장점유율 등락은 있었지만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동서식품이 이렇게 선두를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한국인 입맛을 선점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동서식품의 맥심 커피믹스는 커피의 쓴 맛보다 부드럽고 깔끔한 맛과 향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맞는 커피’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커피 판매 1위인 네슬레가 국내에서 ‘테이스터스 초이스’라는 브랜드로 동서식품에 도전했지만 벽을 뚫지 못하고 퇴장한 데는 한국인의 단맛 선호를 잡지 못했다는 평이 많다.

    두 번째는 선점 효과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연구하면서 변화에 적응해왔다는 점이다. 동서식품은 매년 100건 이상의 시장조사를 실시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분석해 맛과 향, 패키지 디자인까지 업그레이드하는 변화를 시도한다. 실례로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에 진출할 때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소비자 시장조사를 통해 원두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부산 중구 광복로에 인스턴트 원두커피 팝업스토어를 열고 입소문을 유도했다.

    마지막으로 저인망식 마케팅을 꼽을 수 있다. 동서식품이 글로벌 회사 네슬레나 대기업 롯데, 유통 강자 남양유업을 따돌리고 업계 1위를 차지하는 데에는 동네 슈퍼마켓까지 관리하는 철저한 마케팅에 있다. 일반적으로 유통업체는 대형마트나 중간도매상까지만 신경을 쓰는데, 동서식품은 판촉 행사 지원 등을 통해 소도시나 동네 슈퍼마켓까지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서식품은 커피믹스 시장뿐 아니라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에서도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기록하며 평정했다”며 “커피 시장은 브랜드 충성도가 강해 롯데네슬레나 남양유업이 새로 시장을 뚫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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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유업은 자연에 가까운 식품을 만들고자 하는 카제인나트륨과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를 만들었다. 앞으로도 식품첨가물 제로에 도전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남양유업 제공



    후발 주자 남양유업, 인체 무해 첨가물로 승부수

    경기도 김포에 사는 황성연(35·남)씨는 커피믹스 애호가이다. 아침 출근 후에 커피믹스를 한 잔 마시면 멍한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을 느낀다. 그가 즐겨먹는 커피는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프리미엄. 카제인나트륨 사태 이후 맥심에서 커피를 바꿨지만 최근에는 인산염을 뺀 천연식품원료로 만들었다고 하니 더 믿음이 간다고 한다. 회사 사무실 커피믹스도 맥심에서 프렌치카페로 바꾸도록 지원팀을 설득해 지금은 두 회사의 커피믹스가 나란히 구비돼 있다.

    남양유업의 주된 사업은 본래 우유류와 분유류였다. 올 상반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회사 제품 비율에 있어서도 우유류와 분유류가 각각 50.3%, 24.4%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률과 1인당 유제품 소비량 감소로 유가공 사업이 성장 한계에 부딪히자 2010년 커피믹스 사업 진출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당시 커피믹스 시장에서는 동서식품이 독과점식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네슬레가 15% 안팎의 점유율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일반적인 접근법으로는 기존의 벽을 뚫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을 꺼내 들었다.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이 인체에 좋지 않으며 대신 무지방 우유를 넣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 결과 시장점유율을 단숨에 1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커피크리머에서 인산염을 뺀 신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를 선보이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커피믹스 시장은 오랫동안 두 외국계 기업(맥심과 네슬레)의 과점 구도가 지속되면서 제품 개발이나 가격 경쟁 등이 없었던 시장이었다"면서 "그로 인해 동서식품의 영업이익율은 식품업계 평균의 4배에 가까운 15∼20%에 육박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남양유업의 커피 시장 진출 이후 우유 넣은 커피믹스,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 원두커피 믹스 등 신제품들이 개발되고 할인 경쟁이 일어나는 등 커피믹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남양유업은 최근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 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동서식품이 동업자인 미국의 식품기업인 크래프트푸드와의 관계 때문에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에 해외 진출에 제약이 없는 남양유업은 지난해 말 커피 전용 제조 공장을 완공해 해외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2,000억원을 투자해 세워진 전남 나주의 커피 전용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국내 커피 소비량의 50%를 충당하고도 남는다.

    그 결과 최근 폴란드의 인스탄타사와 약 1,000만달러 규모의 원료형 커피믹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공급하게 되는 물량은 연간 500톤 규모이다. 이는 남양유업 커피공장 연간 생산 능력의 15%에 해당하며, 약 3억 잔의 커피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유럽 커피 시장은 커피 산지인 남미와 함께 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라며 "이 시장에서 한국의 신생 업체가 오직 품질력만으로 글로벌 제조사들을 제치고 계약을 따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네슬레+롯데 연합군, 시너지 효과 기대하며 추격

    롯데네슬레코리아(이하 롯데네슬레)가 아직까지는 커피믹스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네슬레는 한국네슬레와 롯데푸드가 각각 지분 50%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네슬레는 1987년 국내 시장 진출 후 동서식품과 함께 커피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남양유업이 2010년 커피 시장에 진출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바람에 2위 자리를 빼앗겼다. 네슬레는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고민할 정도로 시장점유율이 추락하자 호시탐탐 커피믹스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던 롯데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당시 한국네슬레는 커피믹스 시장에서 고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유통망 부진이라고 판단하고, 유통의 강자인 롯데푸드와의 합작으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합작에 따른 시장점유율 상승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커피 사업의 경우 유통이 중요한데 네슬레의 경우 유통비용이 많이 나가서 적자였는데 롯데가 유통 노하우를 살리고 매출을 늘리면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며 “앞으로 고객의 입맛에 맞는 커피믹스 개발이 성장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의 동서식품 점유율은 아직까지는 철옹성이다. 2010년 카제인나트륨, 지난해 인산염 커피 첨가물 논쟁으로 잠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내 곧 회복했다”며 “남양유업과 롯데네슬레도 고객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한다면 동서식품의 대항마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춘추전국시대에서 살아남는 치킨은?… 브랜드만 250여개

    (한국일보 2014.11.28 22:46:31)

    [기획- 맛 대결 ② 치킨 편]
    치킨 시장 과포화 상태… BBQ-교촌, 1, 2위 다퉈
    점유율 높이기 위해 공격적 광고… 매장 변화·이색 메뉴 개발
    국내 치킨 판매점 3만6천여곳... 해외 시장에서 새 활로 모색

     

  • 국내 치킨 업체들이 '레드 오션'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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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인터넷한국일보가 발간하는 데일리한국은 최근 가전 제품과 주류 제조 업체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다룬 '가전 전쟁' 과 '주류 천하'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잇따라 연재했습니다. 데일리한국은 이어 식품과 음료수 분야의 대결을 다루는 '맛 대결'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맛 대결'에서는 라면에 이어 치킨, 커피, 빵, 햄버거, 우유 등 10여 가지 분야의 살아남기 경쟁을 다루게 됩니다.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지난 7월 말 대구 두류공원 일대에서 열린 제2회 ‘치맥(치킨+맥주) 페스티벌’에는 약 62만 명의 방문객들이 치킨을 먹기 위해 모여들었다. 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 맥주 축제인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에 버금갈 정도의 성황이었다. 얼마 전에는 연세대 치킨 동아리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치킨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연세대 치킨동아리 '피닉스'는 모바일 메신저로 치킨 동아리 면접을 보고 신입 회원을 모집한다. 면접에서는 '치느님' '치렐루야' 등 치킨을 찬양하는 말들이 쏟아진다. 동아리의 목적은 다름 아닌 '치믈리에' 활동. 와인의 맛을 음미하는 소믈리에처럼 다양한 치킨을 먹어보고 나름대로 맛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국인을 열광케 하는 치킨은 출출한 저녁 시간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뱃속을 채워주며 어느새 우리의 친구이자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치킨은 어떻게 '치느님'이 됐으며 업체들은 어떻게 소비자들의 입맛 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을까.

    우리는 언제부터 치킨을 먹었나… 명동 전기구이 통닭의 추억

    1960년대 이전 우리나라의 닭 요리는 복날 건강식으로 먹는 ‘백숙’이 주였다. 이를 변화시킨 것이 바로 1961년 등장한 ‘명동영양센터’다. 명동영양센터에서 전기구이 통닭이 판매되면서 치킨의 대중화가 시작된다. 누런 종이에 싼 통닭은 60~70년대 가족들을 즐겁게 하던 최고 인기 메뉴였다.

    1977년 대한민국의 최초 튀김통닭 업체인 림스치킨이 등장했다. 79년에는 첫 번째 프랜차이즈 업체였던 롯데리아가 조각 치킨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이후 84년 미국 KFC가 상륙하면서 통닭의 시대는 저물었고 닭을 조각 내 기름에 튀긴 현재와 같은 치킨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 뒤 페리카나(1982년 창업)와 멕시카나(1989년 창업)라는 1대 치킨 프랜차이즈가 등장했으며, 1995년 BBQ(사진)가 탄생했다. 깨끗한 치킨 전문점을 슬로건을 내세워 론칭한 BBQ는 호프집 같았던 치킨집을 치킨전문점으로 변신시키고, 1999년 매장 수가 1,000개를 넘어서는 고속성장을 하게 된다.

    2000년도에 새롭게 떠오른 치킨은 교촌치킨의 ‘간장치킨’이었다. 교촌치킨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간장소스를 기반으로 기존 프라이드, 양념으로 대변되던 치킨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2000년도 중반에는 웰빙 열풍이 불면서 치킨집에서 사용하던 ‘대두유’의 트랜스지방이 논란이 됐다. 그러자 BBQ에서는 올리브유를 사용한 치킨을 발표해 시장을 선도했다. 2000년대 후반에는 웰빙에 대한 관심이 이어져 튀기지 않은 구이치킨이 화제였다. 2010년에는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적은 양을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닭강정’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원재료의 유통 경로, 원산지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요즘 인기는 예전만 못한 상태다. 지금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저마다 새로운 형태의 메뉴를 내놓으며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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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Q의 황금올리브치킨(왼쪽)과 교촌치킨의 교촌오리지날



    1, 2위 다투는 BBQ-교촌… 치킨 판매점 3만6000여 곳

    치킨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논하기란 쉽지 않다. 총 250여개의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치킨 비즈니스 현황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치킨 판매점 수는 3만 6,000여 곳에 이른다. 이 수치는 2002년 이후 치킨집이 매년 평균 2,348개씩 증가한 결과다. 치킨 시장이 '레드오션'이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현재 치킨 매장은 한 골목 건너 한 집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과포화 상태에 있다. 이 가운데 제너시스 BBQ와 교촌치킨이 각각 6~8% 수준의 점유율로 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점포수 기준으로 따지자면 BBQ는 1,800여 개, 교촌은 960여 개의 매장을 갖추고 있다. 이밖에 BHC치킨이 860여 개, 멕시카나 치킨이 72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굽네치킨, 네네치킨 등도 제법 인지도 높은 브랜드들이다.

    이 중 업계 1위 BBQ가 가장 큰 제품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바로 치킨을 튀길 때 사용하는 기름이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BBQ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인정받는 올리브유 중 최고 등급에 속한다는 스페인산을 사용하고 있다. BBQ관계자는 "이 올리브유를 사용하면 다른 프랜차이즈에서 쓰는 기름값의 4배 이상이 들지만 좋은 품질의 치킨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BBQ의 치킨을 즐겨먹는다는 서모 씨(31)는 "아무래도 치킨은 주문해 먹는 음식이다보니 위생 상태가 의심스러운데, 여러 치킨 업체 중 BBQ의 치킨이 가장 건강하다는 이미지가 있어 즐겨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특성을 잘 살려 BBQ의 효자 메뉴로 사랑받고 있는 치킨은 '황금올리브치킨'이다. 황금올리브치킨은 닭을 조각낸 다음 숙성 시간을 거친 뒤 올리브 파우더를 입혀 올리브유에 튀겨낸다. 이를 통해 바삭바삭한 튀김옷과 풍부한 육즙을 내기 위해 연구진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는 게 BBQ 측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빠리치킨이라는 신메뉴를 내놓아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치킨에 고급 프랑스 요리의 개념을 도입했다는 메뉴다. 조리 시간은 황금올리브치킨 보다 약 2~3배 정도 길며 물빼기 작업을 거쳐 튀겨낸 치킨을 센 불에서 한 번 더 볶아 만들어진다. 간장과 청주 등 양념을 배합한 소스로 매콤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나는데, 치킨과 짝궁처럼 판매되는 맥주와의 궁합을 더욱 맞추기 위해 집중한 모양새다.

    업계 2위 교촌은 새로운 치킨 트렌드를 만들었던 간장 소스와 더불어 치킨 양념을 조각 하나하나에 직접 바른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 중인 점주에게 물었더니 "소스붓으로 양념을 하나하나 바르는 과정에서 맛이 더욱 풍성하게 스며든다"면서 "그러다보니 치킨 조각이 다른 업체에 비해 작은 편"이라고 답했다.

    교촌의 베스트셀러는 이처럼 소스가 잘 스며드는 '교촌 시리즈'다. 마늘과 간장으로 맛을 낸 특제 소스로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얼마 전에는 '허니 시리즈'를 내놓아 매출량을 늘리고 있다. 허니 시리즈는 꿀을 사용해 달콤한 맛을 가미한 메뉴로 기존의 치킨과 차별화된다는 평을 듣고 있다.

    치킨 업계, '레드오션' 속 안간힘… 광고 모델 경쟁 치열

    우후죽순 생겨나는 치킨 브랜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킨업계는 신메뉴 개발뿐 아니라 공격적인 마케팅,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 등 다양한 방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빅모델' 전략이 눈에 띈다. BBQ는 지난 8월부터 개성 있는 연기로 광고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류승룡을 앞세워 '빠리치킨'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이 광고는 공개된 지 열흘 만에 유튜브 조회 수 100만을 기록하는 등 높은 관심을 끌었다. 빠리치킨은 이 광고의 인기에 힘입어 연일 판매량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교촌치킨은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은 배우 이민호를 모델로 채택해 시리즈 광고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멕시카나는 '국민 여동생'으로 통해는 아이유를 모델로 내세웠다. bhc는 지난해 7월부터 제너시스 BBQ로부터 독립해 독자 경영에 돌입한 이후 브랜드 인지도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올해 4월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그 결과 전지현의 첫 번째 광고인 '별에서 온 코스 치킨' 메뉴는 출시 100일 만에 40만개가 팔리는 등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델마다 수억 원의 광고료와 광고 송출료의 부담이 있지만, 그만큼 치킨 업계에서는 빅모델의 매출 효과가 높기 때문에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2005년 시장에 신규 진입한 굽네치킨이 단번에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던 비결도 소녀시대를 모델로 내세운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광고뿐 아니라 프리미엄형, 카페형 등 새로운 방식의 멀티형 매장들도 내놓으며 포화 시장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BBQ는 배달 위주의 매장으로 성장 기반을 다진 것에 이어 BBQ 프리미엄 카페, BBQ 치킨앤비어 등 프리미엄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기존 매장보다 더욱 깔끔하고 '카페같은' 인테리어를 갖추고 메뉴를 다양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bbq 프리미엄카페에서는 치킨뿐 아니라 파스타, 베이커리류, 주류, 커피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며 오전과 점심, 오후, 저녁 시간을 나누어 캐주얼 레스토랑, 커피전문점, 바 형태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bhc도 기존 치킨 이외에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bhc 비어존'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종로본점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전지현을 최대한 부각시켜 한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시장에서 아직 순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타겟 변화 및 이색 메뉴 등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치킨 전문점들도 있다. ‘더 후라이팬’은 레스토랑을 연상시키는 모던한 인테리어와 깔끔한 메뉴 구성으로 20~30대 여성층을 집중 공략해 소위 '잘 나가는' 치킨집이 됐다. 바로화덕치킨은 최근 치킨과 문어를 함께 튀겨낸 독특한 메뉴로 단번에 인기를 얻었다.

    해외로 진출하는 '한국식 치킨'

    한국식 치킨이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치킨 업체들이 해외에서도 새로운 성장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가 진출한 국가는 대략 60여 개국, 해외 매장수는 400여 개에 육박한다. 진출 초기에는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영업하거나 KFC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에 크게 밀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으나 점차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특히 BBQ의 경우 30여 개국에 350개 매장을 보유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덩치를 키워나가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중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에서 영업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 중국, 태국 등 총 6개국에 진출, 18개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교촌치킨도 매출이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BBQ의 올리브 치킨과 간장치킨이 중국에서 ‘웰빙’ 음식으로 소개되고, 미국 NBC 방송이 뽑은 ‘뉴욕의 베스트 치킨 윙’에서 교촌치킨 매장의 ‘그릴 윙’이 톱3에 들어가는 등 현지 언론 등의 반응도 좋다.

    이는 최근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한류 열풍이 불면서 국산 치킨 프랜차이즈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국내 TV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와 더불어 드라마속 주인공 천송이(전지현)가 치킨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중국인들의 입맛을 자극하면서 '치킨 돌풍'이 불었다. 국내의 치킨 페스티벌이 중국으로 수출되었을 정도다.

    국외에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현지인의 입맛과 문화, 식생활 습관, 소비 패턴 등 시장 특성을 분석한 점도 주효했다. BBQ는 고급, 명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bbq프리미엄카페를 전략적으로 입점시켜 고급화 정책을 펼친 결과 300% 이상의 매출 상승을 이룩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닭가슴살과 윙(날개)을 선호하는 미국인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 메뉴를 개발했다. 특히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식사처럼 여기는 미국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어 치킨샐러드와 치킨샌드위치 메뉴를 보강해 선보였다. 교촌치킨의 경우에는 상해 사람들이 평소 달콤한 음식을 주로 접한다는 사실을 감안해 달콤한 식감의 '허니시리즈'를 주력 메뉴로 내세우고, BBQ와 마찬가지로 현지 매장에 특성화된 메뉴를 추가해 판매하는 등의 시도로 호응을 얻었다.


     

    50년 라면 시장, 영원한 선두는 없다

    (한국일보 2014.11.28 22:50:33)

    [기획 - 맛 대결 ① 라면 편]
    1963년 일본에서 기술 전수 받아 '삼양 라면' 첫 출시
    1980년대 신라면 탄생과 우지 파동으로 농심 선두 굳혀
    2010년대 오뚜기·팔도 등 성장하면서 라면 시장 각축전

     

  • 농심 신라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과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그리고 홈플러스와 팔도가 새로 선보인 식도라면과 오뚜기 진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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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인터넷한국일보가 발간하는 데일리한국은 최근 가전 제품과 주류 제조 업체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다룬 '가전 전쟁' 과 '주류 천하'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잇따라 연재했습니다. 데일리한국은 이어 식품과 음료수 분야의 대결을 다루는 '맛 대결'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맛 대결'에서는 라면, 커피, 치킨, 빵, 햄버거, 우유 등 10여 가지 식품 분야의 살아남기 경쟁을 다루게 됩니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1958년 일본의 닛신식품 회장 안도 모모후쿠는 밀가루로 국수 모양을 만들어 면을 기름에 튀겼다. 우연히 다시 뜨거운 물에 넣고 끓이니 먹기 좋은 원래 상태로 돌아간 걸 발견했다. 이렇게 해서 세계 최초로 유탕면인 '치킨 라면'을 발명했다. 이후 일본에서 다른 식품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라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1963년 삼양식품 전윤중 회장이 일본의 묘조식품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그해 9월 '삼양 라면'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국내에 처음 출시된 라면은 끓이기 전 특유의 꼬불꼬불하고 딱딱한 면발이 생소했던 탓에 옷감이나 실로 오해받아 국민들이 먹는 걸 꺼렸다. 삼양식품은 직원의 가족까지 총동원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무료 시식 행사를 했고 국민들에게 라면 끓이는 법부터 차근차근 알리며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라면의 원조는 삼양… 1980년대 농심이 선두로 부상

    1960년대,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으로 라면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게 됐다. 농심의 전신인 롯데공업주식회사는 1965년 ‘롯데 라면’을 출시하면서 라면 시장에 진출했다. 삼양 라면과 롯데 라면을 비롯해, ‘풍년 라면’(풍년식품), ‘닭표 라면’(신한제분), ‘해표 라면’(동방유량), ‘아리랑 라면’(풍국제면), ‘해피 라면’, ‘스타 라면’ 등 8개 제품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시장 점유율은 삼양식품이 80% 이상을 차지했고, 나머지 업체들이 20%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었다.

    1969년 삼양과 롯데공업주식회사만이 살아남아 두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으로 정착됐다. 이 당시 롯데공업주식회사는 10%에 불과한 시장점유율과 판매 부진으로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했고 기업 존폐의 위기 상황까지 몰렸다. 롯데공업주식회사는 부채 비율이 1,000%에 달했다. 그 당시 '농심라면'이 인기를 끌자 회사명을 '농심'으로 변경한 후 다양한 제품들로 승부수를 띄워 고비를 넘겼다.

    이후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과 함께 성장한 경제 흐름 속에 라면 시장에도 '황금기'가 찾아왔다. 농심은 ‘너구리’(1982), ‘육개장사발면(1982)’, ‘안성탕면(1983)’, ‘짜파게티(1984)’를, 팔도(당시 한국야쿠르트)는 ‘팔도비빔면’(1984년)과 ‘도시락’(1986년), 오뚜기는 ‘진라면’(1988년) 을 출시하는 등 지금까지도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들을 앞다투어 출시했다.

    1985년 삼양식품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선 농심은 이듬해 공전의 히트 상품인 '신라면'으로 시장점유율 50%를 넘겼고, 30년 가까이 60%가 넘는 점유율로 현재까지 선두를 지키고 있다.

    간편하고 다양한 맛으로 사랑받던 라면 시장은 1989년 갑자기 국내 유명 식품업체들이 라면,마가린,쇼트닝 등에 공업용 우지(소기름)를 사용한다는 검찰 발표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소비자단체들은 특히 삼양라면 불매운동을 벌여 삼양식품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고 100억원 어치 이상의 시제품을 수거했다. 삼양식품은 우지 파동으로 직원 1,000여 명을 정리했고, 라면 시장 점유율이 31%에서 18~19%로 내려갔다. 1994년 1월, 삼양라면은 판매를 재개했다.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자 국내 라면의 대명사였던 삼양라면의 이름은 물론 포장의 디자인까지 그대로 가져와 ‘라면의 원조는 삼양’임을 강조했지만, 이미 사람들이 신라면(농심)의 매운맛에 길들여진 후였다.

    라면 시장 각축전 속 오뚜기 "류현진~라면"으로 상승세

    라면의 원조인 삼양식품은 이제 국내 시장 3위까지 떨어졌다. 올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80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3% 증가한 35억원, 영업이익률은 4.3%를 기록했다. 그나마 매운맛의 끝을 보여준 '불닭볶음면'의 선전이 매출 상승에 한몫했다. 매출액 상승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1년 넘게 3위에 머무르면서 좀처럼 회복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위인 오뚜기는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앞서 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AC닐슨의 라면 시장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삼양식품은 12.4%, 오뚜기는 18%를 기록했다. 오뚜기가 지난해 처음으로 라면 시장 연간 점유율에서 삼양식품을 제치고 2위에 오른 후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오뚜기의 선전은 마케팅의 ‘홈런’ 사례로 꼽힐 만하다. 지난해 11월부터 류현진 선수를 기용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라면은 소비자의 생활에 매우 가까이 있어서 유행과 이슈에 민감한 품목인데, 류 선수 경기 앞·뒤로 진라면 광고가 나가면서 인지도와 매출이 동시에 올랐다"고 말했다. 해당 마트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매출 중 오뚜기는 18%로 전년(15.4%)대비 2.6%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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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다저스 류현진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오뚜기 진라면.



    MLB에서 성공한 '괴물 투수' 류현진의 인기와 "류현진~라면"이라는 광고 문구로 올해 상반기 매출을 20%나 끌어올렸다. 농심은 대한민국 최고의 라면을 자부하며 배우 송강호와 유해진을 모델로 기용해 맞불 작전에 들어갔지만 오뚜기의 돌풍을 막는 데 효과를 보진 못 했다.

    라면 시장에 매운 맛 일색이었던 것과 달리 오뚜기는 제품이 순한 맛·매운 맛 두 가지 종류라는 점을 홍보해 소비자를 끌어 모았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자 회사 자체적으로 나트륨 저감화 운동에 적극 나서 진라면 110g 기준 나트륨 함량을 1,970mg에서 1,540mg로 낮췄다.

    오뚜기가 후속 인기 제품으로 밀고 있는 '참깨라면'도 시장의 호응을 얻으며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용기면으로 출시된 이 제품의 특징은 다른 상품에는 없는 계란블럭과 참기름을 넣은, 부드럽고 고소한 맛과 쫄깃한 면발이다. 개성 있는 상품인 만큼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이 제대로 적중했다. "고소한 맛이 새롭다"는 입소문이 젊은층 사이에서 퍼지면서 매출로 연결된 것이다. 지난해 3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용기면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 제품인 신라면(15%)·육개장(11%)에 이어 참깨라면(10%)이 신흥 강자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는 라면업계에서 가장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다품종을 소량 생산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강점"이라며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빨간 국물' '하얀 국물' 시대에서 이제는 '국물 없는 라면'도 등장

    2013년 한국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는 농심의 '신라면'(39%)이다. 다음으로는 ‘삼양라면(삼양)’ 14%, ‘안성탕면(농심)’ 8%, ‘너구리(농심)’ 6%, ‘진라면(오뚜기)’ 4% 등 순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순위는 같지만 그 안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신라면의 선호도는 49%에서 10%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시장의 변화는 소비자의 '입맛'에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모디슈머 열풍'을 언급하며 "소비자들이 다양한 라면을 섞는 등 새로운 레시피를 직접 개발하고 있다"면서 "최근 뜨는 '국물 없는 라면'과 같이 새로운 레시피로 만들기에 적합한 라면의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후반에는 하얀 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었으나 2012년 들어 급속하게 퇴조하며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닭고기 육수와 청양고추로 매운 맛을 더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꼬꼬면'은 라면 시장에 하얀 국물 열풍을 불게 했다. 그 당시 하얀 국물의 인기는 마트 오픈 시작과 함께 매대의 상품이 동이 날 정도로 뜨거웠다. 소비자들은 다시 익숙한 '빨간 국물'을 찾아 돌아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농심의 신라면, 안성탕면 등 전통의 빨간 국물 라면들의 인기 회복과, 불황에 진짜진짜, 고추비빔면 등 매운 맛 라면을 선호하는 시장 트렌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2012년 들어 용기면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캠핑이나 등산 등 여가 활동과 문화 생활의 발달, 편의점 확대로 용기면의 인기가 높아져 봉지면과 용기면 비율이 7:3으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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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면시장이 지난해 매출 규모 2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라면 시장은 2011년 1조9,600억원, 2012년 1조9,800억원, 2013년 2조100억원으로 더디지만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세계라면협회(WINA)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세계의 라면 판매량은 1,055억 9,000만 개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된 라면은 36억3,000만개다. 한국 1인 라면 소비량은 72개로, 2위인 일본(43개)이나 3위 중국(33개)보다 월등히 많다.

    이제 라면업계는 봉지라면, 용기라면을 넘어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각자의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삼양식품은 제2롯데월드에 라면 요리 전문 브랜드 ‘LAMEN;S’를 열고 라면 프랜차이즈 시장에 진출했다. 농심은 '라면의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더욱 힘을 쓸 예정이다. 오뚜기는 뜨거운 라면이 생각나는 겨울인만큼 연말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 20%에 도전하며, 팔도는 제품 디자인을 새롭게 하는가 하면 홈플러스와 손을 잡고 400원대 '식도락면'을 출시해 새로운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라면 시장이 2조원대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업계의 치열한 전쟁을 통한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과 소비자들의 지속적 관심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건강을 생각하고 프리미엄을 좋아하는 새로운 세대를 겨냥한 제품들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