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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스코틀랜드 ‘독립 찬성’ 막판 뒤집기… 발칵 뒤집힌 英 (동아일보 2014-09-11 09:27:13)

스코틀랜드 ‘독립 찬성’ 막판 뒤집기… 발칵 뒤집힌 英

18일 주민투표 앞두고 찬성여론 51%로 첫 추월

 

스코틀랜드 독립 세대갈등?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일인 18일을 열흘 앞둔 8일 스코틀랜드 중심도시 에든버러에서 한 젊은 여성이 독립을 지지하는 ‘YES’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지나가자 독립에 반대하는 내용의 배지를 단 중년 여성이 삿대질을 하며 항의해 ‘독립 세대 갈등’이 빚어졌다.

 

18일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주민투표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독립 지지 의견이 처음으로 반대 의견을 추월해 영국 정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만약 스코틀랜드가 307년 만에 분리 독립에 성공한다면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까지 독립에 나설 수 있어 영국은 경제력에서 세계 주요 7개국(G7)이 아닌 ‘미니 소국’으로 전락할 우려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이 실질적으로 해체되는 세계사적인 사건이 될 수도 있다.

 

영국 여론조사기관인 유고브가 선데이타임스 의뢰로 2∼5일 실시한 스코틀랜드 주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독립 찬성 의견이 51%를 차지해 반대 의견(49%)보다 2%포인트 높은 것으로 6일 발표됐다.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주민투표 여론조사에서 독립 지지 의견이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립 찬성 지지율은 한때 22%포인트 이상 반대 여론에 뒤처졌으나 이달 들어 6%포인트까지 격차를 좁힌 데 이어 마침내 전세를 뒤집었다. 9일 발표된 TNS 여론조사에서는 독립에 찬성하는 의견이 38%, 반대 의견은 39%를 보여 초접전을 이뤘다. 피터 켈너 유고브 회장은 “최근 한 달간 독립 찬성 여론이 12%포인트나 상승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예스 캠페인’은 영토를 침범하지는 않았지만 ‘전격전(blitzkrieg)’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주민투표 개입을 자제해 왔던 영국 정부와 의회는 다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스코틀랜드 밸모럴 성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번 주 휴가에서 복귀하는 대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고 BBC가 보도했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수일 안에 분리 독립안 부결을 전제로 스코틀랜드에 조세권과 예산권, 복지집행 등 강력한 자치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며 분리 독립을 막기 위한 막판 표심 결집에 나섰다.

특히 노동당은 영국 하원에서 59석을 차지하는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40석 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전현직 지도부와 현역 의원들이 반대운동에 뛰어들었다. 스코틀랜드에서 영향력이 큰 노동당 지지층의 35%인 20만 명 정도가 찬성표를 던질 것이란 조사 결과도 나왔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독립 여론 분출의 원인을 보수당 연립정부의 무능 탓으로 돌리며 스코틀랜드 자치권 확대 논의에 돌입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영국은 잉글랜드 중심에서 벗어나 최대한 빨리 진정한 연방제 국가로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수당 안팎에서는 스코틀랜드 독립안이 통과되면 캐머런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주민투표에서 분리 독립안이 통과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파운드화 가치도 폭락했다. 8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에 대한 달러 환율은 1.3% 급락한 1.61달러를 보여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영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신용등급 하락이 우려되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분리 독립하면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 전반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네벌 힐 유럽경제담당 연구원은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가능성이 커지면 스코틀랜드 은행, 국채뿐만 아니라 영국 자산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