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서는 반드시 눈을 떠야 생존 확률 높다
대형사고 잇따르는 재난시대 생존법
침몰 배에서 탈출 땐 목 안 꺾이게
손으로 턱 꽉 잡고 시선은 아래로
“어어, 잠깐만! 으아악~.”
지난달 31일 오후 대전 엑스포 다이빙센터. 수심 5m에 달하는 수영장을 앞에 두고 한 20대 여성이 난간에서 쭈뼛쭈뼛 뛰어내릴 듯하다 그대로 발을 헛디뎌 고꾸라졌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선박에서 바다에 뛰어내리는 상황에 대비한 생존법 교육현장이다. 이 여성은 “수영을 못해 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 참여했다”고 말했다.
강사는 실제 상황일 수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는 “배에서 탈출할 때 뛰어내리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며 “목이 꺾이지 않도록 손으로 턱을 꽉 잡고 시선은 아래로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가 1.5m 높이에서 수심 5m 깊이의 물에 직접 뛰어들어보니 물속으로 한없이 처박히는 데다 몸이 한 바퀴 굴러 머리가 밑을 향했다. 코에 물이 들어가 따끔거리고 수압 때문에 공포감이 엄습했다. 결국 강사의 도움으로 구명튜브에 매달린 채 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김종도(40) 생존법 강사는 “바다는 물속 유속도 빠른 데다 파도까지 쳐 생존이 더욱 어렵다”며 “마포대교에서 장난 삼아 뛰어내리다 사망하는 것도 물에 부딪히는 충격과 빠른 유속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물에서는 눈을 떠야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재난·재해에 대비해 생존법을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이날 4시간에 걸쳐 구명조끼 없이 물에서 살아남기, 인공호흡법 등을 익혔다. 20~40대 참가자 5명 중 초등학생 아들을 데려온 학부모가 2명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데려온 박현희(41)씨는 “임신 중에 갑자기 수도가 끊기는 상황을 경험했다”며 “전기가 끊기면 가스도 안 나오는 세상이라 외부 도움 없이도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문모(45)씨는 “우리나라에 매일 사고가 일어나니까 애들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관심이 많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지하철 방화사건 등이 잇따라 일어나는 ‘재난시대’를 맞아 “내 가족은 내가 지킨다”며 생존법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10년 생긴 생존법 공유 인터넷 카페 ‘생존21(cafe.daum.net/push21)’은 수백 명에 불과했던 회원 수가 동일본 대지진, 북한 침공 위협, 세월호 사건을 지나면서 급격히 늘어 현재 1만 명에 달한다. 카페 운영자 우승엽(41)씨는 “생존법을 연구한다고 하면 ‘쓸데없는 데 걱정하지 말라’며 조롱했던 주변 시선이 진지하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우씨가 지난 7월 출간한 『재난시대 생존법』도 초판 2000부가 모두 팔려 한 달 만에 2쇄에 들어갔다. 600여 페이지 분량으로 국내 현실에 맞는 재난 대비법을 담았다. 저가 생활용품 매장에서 파는 1000원짜리 화장품용 스포이트로 락스를 이용해 물을 정화하는 내용 등이다. 미국의 생존지침서를 번역한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은 9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출판사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으로 생존에 대한 지식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생존지침서 포켓북』과 같은 생존지침서가 잇따라 출간되면서 높은 곳에서 물에 떨어지는 방법, 공공장소에서 테러범을 구별하는 방법 등 일상생활에서 벌어질 만한 상황에 대비한 생존법이 소개되고 있다.
본지는 최근 출간된 생존지침서와 전문가들의 조언, 생존자 증언 등을 토대로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재난사고 7가지에 대처하는 생존법을 정리했다.
① 폭우로 인한 차량 침수
② 여객선 침몰
③ 비행기 비상착륙
④ 아파트 화재
⑤ 묻지마 칼부림
⑥ 지하철 방화
⑦ 무정부 상태
'역사 바로알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선이 꿈꿨던 해양실크로드 ‘원대한 야망’ (광주매일 2014. 02.05. 00:00) (0) | 2014.08.17 |
---|---|
[서비스산업 투자활성화 대책]영종·제주 4개 카지노 전폭 지원 (경향신문 2014-08-12 21:55:07) (0) | 2014.08.13 |
日'세키부네' 박살낸 이순신 '판옥선' 위력 "이런 비밀이" (머니투데이 2014.08.09 08:12) (0) | 2014.08.10 |
숭례문 화재, 국새 폐기…잇단 대형 참사와 무관할까 (세계일보 2014-08-06 20:44:11) (0) | 2014.08.06 |
학술·문화재[족쇄와 열쇠 - 조선의 책 이야기](18) 문체반정의 구체적인 경과 (경향신문 2014-08-01 21:45:11) (0) | 2014.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