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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한때는 아프리카 바다까지 지배" 中, 600년前 '鄭和(정화) 함대' 부활 꿈꾼다 (조선일보 2014.07.28 03:01)

[뉴스 분석] "한때는 아프리카 바다까지 지배" 中, 600년前 '鄭和(정화) 함대' 부활 꿈꾼다

"강대국 되려면 해군력 필수" 인식
왜구 대처 위한 海禁정책 후 그동안 日에 해상패권 빼앗겨

 

중국이 600년 전 해상 패권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중국 해군이 25일부터 북·동·남 3개 해역에서 동시 훈련에 돌입한 것은 패권 부활의 신호탄이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25일 "근대 이후 중국의 안보 위협은 '바다'로부터 왔다"며 "중국은 해군력을 바탕으로 강대한 제해권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작년에만 28척의 신형 전투함과 잠수함을 증강 배치하며 해군력을 빠르게 키웠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27일 "중국 관영 CCTV가 15세기 이후 세계 패권국의 조건을 분석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대국굴기'를 보면 강대국의 공통점으로 '해군력'을 꼽고 있다"며 "중국 지도부는 열강의 반(半)식민지로 전락했던 근대사의 굴욕을 씻고 패권국으로 다시 부상하려면 해군력 강화가 필수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화의 대원정 항로 지도
중국은 15세기 초 명나라 정화(鄭和) 함대의 대원정을 정점으로 아프리카까지 아우른 제해권을 장악했다. 강력한 해군의 보호 아래 해상 무역을 통한 부(富)가 중국을 살찌웠다.

그러나 북방 유목민과 왜구(倭寇)의 침입에 대처하기 위해, 무역상이 바다로 나가는 것을 막는 '해금(海禁) 정책'을 실시한 이후 제해권은 날로 쪼그라들었다. 중국이 바다에서 움츠린 동안 동북아 해상은 왜구로 불리던 일본이 장악했다. 그 결과 1894년 청일전쟁 당시 중국의 북양함대는 일본 해군에 참패했고, 중국은 아시아 패권국 지위를 일본에 넘겼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지역연구팀장은 "역사적으로 경제력만 가지고 강대국 반열에 오른 사례는 없다"며 "중국이 해군력을 강화하는 것은 강대국으로 가는 불가피한 여정"이라고 했다. 해군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바다까지 지배했던 600년 전 해상 패권을 되찾겠다는 의미란 분석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작년 10월 동남아시아를 순방하면서 "해양 실크로드를 구축하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동남아~남아시아~중동~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교통·무역로를 장악하려 한다. 중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80%는 바닷길로 온다.

중국의 '해양 굴기'는 일본을 넘어 미국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해군력이 일본을 거의 따라잡았으며 몇년 내 일본을 추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작년부터 중국은 1980년대 스스로 설정한 해상 방어선인 제1 도련선(island chain·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거침없이 돌파하고 있다.

미 해군 독무대였던 태평양에 중국 군함이 출몰하면서 미·중의 해상 패권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