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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로알기

춘천 ‘레고랜드’ 부지서 선사유적 ‘우수수’ (한겨레 2014.07.29 08:53)

춘천 ‘레고랜드’ 부지서 선사유적 ‘우수수’

 

중도유적현장의 242호 집터 한얼문화재연구원 제공.

고인돌 101기·비파형 동검·청동도끼 등 청동기 유물 1천여개
거주지 터만 917기 한반도 최대규모…테마파크 조성 차질 예상

북한강에 둘러싸인 강원도 춘천 중도의 다국적 대형놀이공원 예정터에서 2000~3000년전의 우리 선조의 유산들이 막 쏟아져나왔다. 고인돌, 마을집터 등의 유적과 비파형동검, 청동도끼 등의 중요 유물들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레고랜드코리아가 들어설 이곳 일대 12만2천25㎡를 조사해온 한강문화재연구원 등 5개 발굴기관이 9달동안 확인한 결과다. 이 기관들은 28일 조사결과를 정리한 보도자료를 내어 지금까지 청동기시대의 고인돌 101기와 집터 917기, 긴 도랑, 저장용구덩이, 밭 등 선사·고대 유적과 비파형 동검, 청동도끼 등의 연관 유물들을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레고랜드코리아 조성사업은 박근혜 정부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5대 현장대기 프로젝트 사업 중 하나다. 이번 발굴조사 초반부터 중요 유적과 유물이 쏟아지면서 조성작업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중도유적현장의 242호 집터 한얼문화재연구원 제공.
중도유적 32호 고인돌무덤의 세부. 돌널로 된 무덤방이 보인다. 한강문화재연구원 제공.

 

이번 조사에서 단연 돋보이는 성과는 고인돌이 강원도 지역에서 처음으로 대량 확인됐다는 점이다. 발견된 고인돌 무덤들은 일정한 열을 맞춘 채 유적 곳곳에 배치돼 조성과정에서 일정한 위계 관계가 작용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석재를 써서 원형 또는 직사각형 모양의 묘역을 꾸렸고, 묘역 중심에는 주검을 넣은 돌널 무덤 위에 덮개돌을 올린 고인돌이 배치되는 얼개다. 또 한반도와 중국 동북지역(만주)의 대표적인 청동기 시대 유물인 비파모양 동검과, 그동안 북한 지역에서만 나왔던 청동도끼 등이 집터에서 출토된 것도 주목된다. 청동도끼의 경우 북방인 함경남도 북청군 토성리 출토품과 모양이 비슷해 두 지역간의 교류와 영향 관계를 보여주며, 비파형동검은 지금까지 무덤에서 주로 출토됐던 전례와 달리 주거지에서 나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북한강에 둘러싸인 중도 유적 전경. 한강문화재연구원 제공.

기원전 9∼6세기 때의 장방형 집터들로 구성된 마을유적이 다수 드러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선조들이 살았던 거주지 터만 900기가 넘게 확인돼 마을을 구성하는 단일 유적으로는 한반도 최대 규모급에 속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돋을띠 새김무늬토기’(刻目突帶文土器)가 출토된 일부 집터는 기원전 11세기 이전 청동기 시대의 가장 이른 단계에 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굴단 관계자들은 추정했다. 발굴에 참여한 5개 기관들은 29일 오후 2시 현장에서 전문과 검토회의와 유적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중도는 1970년대 이래 국립박물관의 발굴조사가 이어졌던 한국 고고발굴사를 대표하는 유적지 가운데 하나다. 섬 전체가 선사·청동기시대 주거지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 쪽은 30여년간 8차례의 시굴·발굴조사를 통해 신석기~삼국 시대의 집터와 무덤자리 등을 수백여기 이상 확인해 보고했다. 2011년 레고랜드 조성 사업이 확정됐을 때도 유적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학계와 시민단체 등이 우려를 표명했었다. 이번 조사로 중도가 중요한 선사·청동기 유구들이 밀집한 사적급 유적지라는 사실이 재확인되면서, 현장 보존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도 유적의 집터에서 나온 청동도끼와 비파 모양 동검. 청동도끼는 남한 지역에서는 처음 출토된 것이다. 한얼문화재연구원 제공


 

중도유적의 집터 등에서 나온 토기들. 한백문화재연구원 제공.


 

중도유적의 37호 집터에서 나온 청동도끼 한얼문화재연구원 제공


 

중도유적을 빽빽이 채운 네모진 주거지 유적들과 길쭉한 도랑인 환호 유적들의 모습. 한강문화재연구원 제공.


 

이번에 확인된 중도 유적의 고인돌 무덤떼 모습. 한강문화재연구원 제공

 

 

춘천 '레고랜드' 조성부지서 대규모 선사 유적 발굴

 (연합뉴스 2014/07/28 13:32)

 

춘천 중도서 발굴된 고인돌
춘천 중도서 발굴된 고인돌

 (재)한강문화재연구원 등 매장문화재 발굴 전문기관 5곳은 춘천시 중도 레고랜드 조성을 앞두고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매장문화재 발굴조사에서 1차 발굴지 12만2천25㎡를 조사한 결과 고인돌(지석묘) 101기 등 총 1천400여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이번에 발굴된 고인돌 유적지 전경. 2014.7.28 <<문화재청>>

 

고인돌 등 청동기 시대 유구 1천400여기 확인

강원 춘천시 중도의 개발예정지에서 고인돌을 비롯한 청동기시대 공동묘지와 2천년 전 조성된 마을 유적 등 선사시대 유적이 대규모로 발견됐다.

(재)한강문화재연구원 등 매장문화재 발굴 전문기관 5곳은 지난해 10월부터 춘천시 중도에 추진중인 레고랜드 조성사업지에서 시행한 1차 문화재 발굴(면적 12만2천25㎡) 조사결과 고인돌 101기 등 총 1천400여 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발굴 조사에는 한강문화재연구원 외 (재)고려문화재연구원, (재)예맥문화재연구원, (재)한백문화재연구원, (재)한얼문화유산연구원이 참여했다.

확인된 유구는 고인돌(支石墓) 101기, 집터 917기, 구덩이(竪穴) 355기, 바닥 높은 집터 9기(高床式), 긴 도랑(溝狀遺構) 등이며, 청동기 시대와 삼국 시대 이후의 밭도 일부 확인됐다.

춘천 중도서 발굴된 청동기시대 주거지
춘천 중도서 발굴된 청동기시대 주거지

 (재)한강문화재연구원 등 매장문화재 발굴 전문기관 5곳은 춘천시 중도 레고랜드 조성을 앞두고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매장문화재 발굴조사에서 1차 발굴지 12만2천25㎡를 조사한 결과 고인돌 101기 등 총 1천400여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이번에 발굴된 청동기 시대 주거지 2014.7.28 <<문화재청>> rae@yna.co.kr

 

고인돌이 강원도 지역에서 대규모로 확인·발굴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고인돌 묘는 열을 맞춘 것으로 드러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고인돌은 부지 남쪽에 3열로 길게 축조된 40여 기가 있으며 마을 공간 안에도 다수 분포해있다.

석재를 이용한 원형 또는 장방형의 묘역 시설을 갖췄고, 그 중심에는 시신을 안치한 돌널무덤(석관묘) 위에다 상석을 올린 구조다.

춘천 중도서 발굴된 청동도끼와 청동검
춘천 중도서 발굴된 청동도끼와 청동검

 (재)한강문화재연구원 등 매장문화재 발굴 전문기관 5곳은 강원 춘천시 중도 레고랜드 조성을 앞두고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매장문화재 발굴조사에서 1차 발굴지 12만2천25㎡를 조사한 결과 고인돌 101기 등 총 1천400여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이번에 발굴된 청동도끼와 청동검 2014.7.28 <<문화재청>>

 

돌널무덤은 묘역 시설과 동시에 축조하거나, 먼저 축조하고 나서 그 위에 묘역 시설을 설치한 것 등 다양한 형식이 확인됐다.

(재)한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한 집터 40호와 37호 내부에서는 비파형 동검과 청동도끼 등이 각각 1점씩 출토되었다.

비파형동검은 지금까지 주로 무덤에서 발굴돼왔으며 주거지 출토는 이례적이다.

이번에 출토된 청동도끼는 함경남도 북청군 토성리 출토품과 유사해 양 지역 간의 비교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둘레 404m에 이르는 대형 환호(環濠)
전체 둘레 404m에 이르는 대형 환호(環濠)

(재)한강문화재연구원 등 매장문화재 발굴 전문기관 5곳은 춘천시 중도 레고랜드 조성을 앞두고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매장문화재 발굴조사에서 1차 발굴지 12만2천25㎡를 조사한 결과 고인돌 101기 등 총 1천400여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이번에 발굴된 전체 둘레 404m에 이르는 네모난 대형 환호(環濠··마을 주변에 도랑을 파서 돌리는 시설물) 전경. 2014.7.28 <<문화재청>> rae@yna.co.kr

 

아울러 이 조사 구역에서는 전체 둘레 약 404m(내부 면적 1만㎡)에 이르는 네모난 대형 환호(環濠·마을 주변에 도랑을 파서 돌리는 시설물) 내 집터와 출입구 시설도 확인돼 청동기 시대 마을 유적의 구조와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재)예맥문화재조사연구원이 조사한 집터 20호에서 출토된 '둥근 바닥 바리모양토기'(圓底深鉢形土器)는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넘어오는 전환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이번 조사에서 기원전 9∼6세기 시기의 장방형 집터가 다수 확인됐는데, 특히 '돋을띠 새김무늬토기'(刻目突帶文土器)가 출토된 집터는 기원전 11세기 이전 청동기 시대의 가장 이른 단계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래 (재)한강문화재연구원 연구원은 "이번 발굴 조사에서 900기가 넘는 거주지 유구가 확인됨으로써 면적으로나 유구 수로나 단일 유적으로서는 한반도 최대 마을유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춘천 중도 유적지 전경
춘천 중도 유적지 전경

 (재)한강문화재연구원 등 매장문화재 발굴 전문기관 5곳은 춘천시 중도 레고랜드 조성을 앞두고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매장문화재 발굴조사에서 1차 발굴지 12만2천25㎡를 조사한 결과 고인돌 101기 등 총 1천400여기의 청동기 시대 유구(遺構)를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춘천시 중도 유적지 전경. 2014.7.28 <<문화재청>> rae@yna.co.kr

 

재단법인 한강문화재연구원 등 발굴 기관들은 29일 오후 2시 발굴조사 현장에서 전문가 검토회의와 유적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중도는 1980년대 국립중앙박물관 조사결과 섬 전체가 대규모 주거지로 확인된 곳이다. 당시 8차에 걸친 시·발굴조사를 통해 신석기 시대부터 삼국 시대에 걸쳐 조성된 집터와 고인돌 등이 270여 기 이상 확인됐다.

하지만 유적 보호를 위한 그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2011년 레고랜드 조성 사업이 확정돼 지난해부터 대규모 문화재 발굴조사가 이뤄지게 됐다.

강원도는 문화재청의 권고에 따라 유물이 밀집되고 잔존상태가 좋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지역에 대해 유적 박물관과 야외 유구 전시공간을 만드는 등 보존대책을 마련했다.

<그래픽> 춘천 레고랜드 조성부지서 대규모 유적 발굴
<그래픽> 춘천 레고랜드 조성부지서 대규모 유적 발굴

 강원 춘천시 중도의 개발예정지에서 고인돌을 비롯한 청동기시대 공동묘지와 2천년 전 조성된 마을 유적 등 선사시대 유적이 대규모로 발견됐다. jin34@yna.co.kr @yonhap_graphics(트위터)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중도 섬 전체가 경주를 방불하는 밀집도 높은 유적지로 드러나면서 현장 보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은 강원도와 춘천시의 최대 역점사업이자 박근혜 정부의 투자활성화를 위한 5대 현장대기 프로젝트에도 선정된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