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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위인전에는 없는 위인들의 오싹한 죽음 뒷얘기 (동아일보 2014-03-22 10:36:52)

[책의 향기]위인전에는 없는 위인들의 오싹한 죽음 뒷얘기

◇옛사람의 죽음 사용 설명서/조지아 브래그 지음·이진호 옮김/240쪽·1만2000원·신인문사

 


 


 

미국 1달러짜리 지폐에는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그림 속 그는 입을 꽉 다물고 있다. 평소에도 항상 입을 닫고 웃었다. 성격이 과묵해서가 아니었다. 그의 입속에는 치아가 하나도 없었다. 틀니를 착용했지만 음식을 잘 씹지 못해 으깬 유아용 음식을 먹어야 했다. 대통령 취임 연설도 단어 135개로 짧게 끝내야 했다.

그의 죽음도 입 때문이었다. 그는 오늘날 후두개염(성대 윗부분에 있는 후두개 감염)으로 추정되는 병으로 병원에 갔다. 당시 의사들은 병명도 모른 채 환자 몸속에 축적된 나쁜 피를 빼야 병이 낫는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의 몸에서 혈액의 절반가량인 2.3L를 뽑아냈다. 게다가 배설을 촉진하는 감홍(염화수은)과 구토를 유발하는 토주석(타타르산 안티모닐칼륨)까지 먹였다. 결국 그는 항생제 한 알로 해결할 수 있는 작은 병을 가지고 병원에 갔다가 고통 속에 죽었다.

판화 제작자, 화가 출신인 저자는 서문에 “피를 볼 배짱이 없다면 이 책을 읽지 마라”고 경고한다. 이 책에는 절대 위인전에 나오지 않는 위인들의 흉측하고 오싹한 죽음 이야기가 가득하다. 의사 토머스 하비가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뇌를 빼돌려 자신의 집 맥주 냉각기에 보관하고, 콜럼버스가 선원들과 굵은 밧줄 조각을 대변 뒤처리용으로 함께 쓰다가 병에 걸려 숨진 이야기가 흥미롭다.

죽음으로 얼룩진 책 끝에 저자는 교훈을 담아놓았다. 요약하자면, 누구든 삶은 끝나게 돼 있고, 그러니 노는 것처럼 삶을 즐기며 살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