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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금동 天馬圖… 1500년 만에 모습 드러내다 (조선일보 2014.03.04 18:33)

잠자던 금동 天馬圖… 1500년 만에 모습 드러내다

73년 경주 천마총 출토품 중 말다래 금동장식 녹 벗기려 약품 처리하는 과정서 발견

 

1973년 발굴된 경주 천마총 출토품에서 새로운 천마도(天馬圖) 한 점이 41년 만에 확인됐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대나무로 만든 말다래(말을 탄 사람의 다리에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밑에 늘어뜨린 판)에 장식한 금동 천마도를 처음 확인했다며 3일 공개했다.

박물관은 "천마총 특별전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죽제(竹製) 말다래의 흙과 녹을 벗겨 내고 약품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천마도 문양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죽제 말다래는 얇은 대나무살을 엮어 바탕판을 만들고, 그 위에 마직 천을 덧댄 뒤 천마 문양이 담긴 금동판 10개를 조합해 금동못으로 붙여 장식했다. 이로써 천마총에서 확인된 천마도는 백화수피(白樺樹皮·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그림 2점(국보 207호) 외에 이번에 새로 확인된 1점까지 총 3점으로 늘어났다.

(왼쪽 사진)1500년 동안 엉겨 붙어 있던 흙과 녹을 벗겨 내니 신령스러운 천마(天馬)의 형체가 드러났다. 대나무로 만든 말다래에 장식한 금동 천마도. 몸체에는 비늘 무늬, 마름모 무늬가 가득하고 눈과 귀, 정수리 뒤쪽으로 뻗은 갈기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오른쪽 사진)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그림 2점(국보 207호) 중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천마도. /경주=남강호 기자
발굴 당시 보고서에는 이 무덤에서 백화수피제와 죽제, 칠기제(漆器製)의 세 종류 말다래가 각각 한 쌍씩 총 3쌍 6점이 나왔다고 기록돼 있다. 이영훈 관장은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말다래 한 쌍이 아래위로 포개진 채 발굴됐고, 바로 위에 대나무를 엮은 판에 금동판을 덧댄 죽제 말다래 한 쌍이 겹쳐져 있었다"고 했다.

기존에 공개된 천마도는 백화수피에 그린 2점 중 보존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은 아래쪽 말다래에 있던 1점이다. 박물관은 나머지 백화수피에 그려진 한 점도 보존 처리 후 이번에 처음 공개했다. 오는 18일 개막하는 특별전 '천마, 다시 날다'에서 천마총 말다래 3점을 볼 수 있다.



1500년 동안 엉겨 붙어 있던 흙과 녹을 벗겨 내니 신령스러운 천마(天馬)의 형체가 드러났다. 큰 사진은 대나무로 만든 말다래에 장식한 금동 천마도. 몸체에는 비늘 무늬, 마름모 무늬가 가득하고 눈과 귀, 정수리 뒤쪽으로 뻗은 갈기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작은 사진은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그림 2점(국보 207호) 중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천마도. /남강호 기자

 

 

녹슨 장식에 갇혔던 금빛 천마 찾았다

 (중앙일보  2014.03.04 00:48 )

천마총 출토된 지 40년 만에
복원기술 정교해지며 햇빛
경주박물관, 18일부터 전시

 

1500년 전 모습을 되찾은 신라시대 천마 금속 조각품. 청동에 금을 입혔다. 최근 발달한 기술 덕에 1973년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되고 약 40년 만에 복원됐다. 녹이 덜 제거돼 푸른 부분이 남아 있다. [사진 경주국립박물관]


천마총에서 나온 물감으로 그린 천마도(국보 제207호)다. [사진 경주국립박물관]

 

이번에는 백마 대신 황금빛 천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1500년 전 신라시대 고분인 경주 천마총(天馬塚)에서 나온 금속 세공 작품이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3일 천마총에서 출토된 ‘죽제(竹製) 천마문 금동장식 말다래’를 공개했다. 대나무를 잘게 쪼개 엮은 판 위에 마직물을 덧대고 그 위에 청동에 금칠을 한 천마무늬 장식을 못으로 박았다. 이영훈 관장은 “금동으로 만들어진 천마 세공 말다래는 국내 최초”라며 “말 그림이 생생할 정도로 완벽하게 남아 신라 미술 연구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말다래는 안장 밑에 달아 흙이 튀는 것을 막아주는 판이다. 익히 알려진 국보 제207호 천마도는 백화수피(白樺樹皮·자작나무 껍질) 말다래에 흰 물감으로 그린 것이다. 이번에 복원, 공개된 금동 천마의 모습 역시 기존 천마도와 비슷하다. 1973년 천마총 발굴에 참여한 숭실대 최병현 명예교수는 “발굴 당시 녹이 많이 슬어 있어 형태를 알 수 없었던 금동판 장식들이 이번에 또 다른 천마도임이 밝혀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영훈 관장은 “희소성과 미술적 가치로 볼 때 국가 지정문화재로서 손색이 없다”며 “추가 복원을 마친 뒤 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동 천마는 73년 출토된 뒤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심하게 훼손된 데다 복원 기술이 미흡해 흙과 먼지 등을 덮어쓴 채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설비 안에 넣어뒀다. 그러다 적외선 촬영 등 복원 기술이 발전하면서 약 40년 만에 옛 모습을 찾게 됐다.

 경주박물관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또 다른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 1점도 이날 처음 선보였다. 이미 공개된 천마도 말다래와 한 쌍을 이루는 나머지 1점이다. 천마총에선 백화수피와 이번에 복원된 죽제 말다래 말고 칠기로 된 말다래가 나왔다고 발굴 기록에 있으나 극히 일부만 남은 상태다.

 박물관은 금동 천마 등을 첫 공개한 데 이어 이달 18일부터 6월 22일까지 천마총 특별전인 ‘천마, 다시 날다’란 제목의 특별전을 연다.

 ◆천마총(天馬塚)=경북 경주시 대릉원에 있다. 1973년 4월부터 12월까지 발굴 과정에서 금관을 비롯해 총 1만1526점이 출토됐다. 그 가운데 처음 발견된 하늘로 날아오르는 흰말, 즉 ‘천마’를 그린 백화수피제 말다래로 인해 ‘천마총’으로 불리게 됐다. 이 말다래는 78년 국보로 지정됐다. 천마총의 주인은 신라 소지왕(재위 서기 479∼500년) 또는 지증왕(500∼514년)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