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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국제분야

소치서 뭉친 中·러시아… 中 견제나선 美·日 (조선일보 2014.02.08 03:03)

소치서 뭉친 中·러시아… 中 견제나선 美·日

 

미·중·일이 동북아 주도권을 놓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6일(현지 시각)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든든한 우군(友軍) 확보에 나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7일 소치까지 날아가 중국에 맞서 외교전을 펼쳤다. ‘아시아 복귀’ 전략을 추진 중인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에 ‘F-22 스텔스기’ 등 최신 무기를 증강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미 대통령은 아시아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간의 갈등에 고민하고 있다.


[중국] 시진핑, 푸틴과 가장 먼저 회담

시진핑 중국 주석은 6일 러시아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소치를 찾은 외국 정상 가운데 시 주석을 가장 먼저 만날 정도로 중국과 돈독한 '우애'를 과시했다. 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15년으로 예정된 2차대전 승전 70주년 축하 행사를 공동으로 잘 치러 후세들이 경계로 삼도록 하자"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소련 등 유럽 국가에 대한 나치 세력의 침략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인민들을 해친 일본 군국주의의 엄중한 죄행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중·러가 일본의 역사 인식 및 우경화 움직임에 대해 공동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두 정상은 이날 중·러 연합 해상 작전을 수행 중인 양국의 군함 함장으로부터 영상통화를 이용해 임무 보고를 받기도 했다.



	시진핑(習近平·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중·러 연합 해상 작전을 수행 중인 양국의 함장과 영상통화를 했다. 푸틴 대통령은 소치를 찾은 외국 정상 가운데 시 주석을 가장 먼저 만났다.
시진핑(習近平·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중·러 연합 해상 작전을 수행 중인 양국의 함장과 영상통화를 했다. 푸틴 대통령은 소치를 찾은 외국 정상 가운데 시 주석을 가장 먼저 만났다. /AP 뉴시스
[일본] 아베도 소치行… 中에 맞불

일본 아베 총리도 7일 러시아행 전용기에 올랐다. 그는 소치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후 8일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취임 이후 5번째 정상 회담이다.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는 중국 견제 목적이 크다. 아베 총리가 러시아 외교에 공을 들이는 것은 1980~1990년대 대(對)소련 외교에 앞장섰던 아버지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무상의 영향도 있다. 또 다른 목표는 영토 문제다. 일본은 쿠릴열도 4개섬(일본명 북방 영토)의 영유권을 놓고 러시아와 마찰을 빚고 있다. 아베는 이날 러시아로 떠나기 전 쿠릴열도의 반환을 촉구하는 정부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은 2차대전 말 옛 소련이 점령했던 영토의 반환을 촉구하는 '북방영토의 날'이었다. 아베 총리는 "(러시아와의) 신뢰 관계를 한층 강화하겠다"면서 "끈질긴 협상으로 영토 반환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푸틴이 의욕을 보이고 있는 극동 지역 개발에 일본의 적극적 투자를 조건으로 반환 협상을 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美, 日에 첨단무기 배치 본격화

미국도 중국 견제를 위해 일본에 첨단 무기 배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군은 일본 사세보(佐世保) 미군기지에 있는 수송양륙함 등 함정 3척을 신형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전했다. 새로 배치되는 양륙함은 기존 함정보다 1.5배 크고, 수직이착륙 수송기 탑재가 가능한 신형이다. 일·중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군은 사세보의 양륙함을 이용해 오키나와의 미 해병대 병력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미군은 최근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22와 최신형 초계기 P-8의 오키나와 배치를 시작했다.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조만간 일본에 배치한다. 니혼게이자이는 "센카쿠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군은 해병대뿐 아니라 괌에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B-52폭격기도 동원하기로 자위대와 합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