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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증 시

"한국 금융시장 불안"…주가 내리고 부도 위험 올라 (연합뉴스 2013.04.28 07:35)

"한국 금융시장 불안"…주가 내리고 부도 위험 올라

 

 박근혜 정부가 내건 '창조경제'의 기치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는 오르고 있다.

28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6일 기준 1,944.56으로 작년 말보다 2.6% 하락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 증시가 오름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4.0%) 다음으로 낙폭이 컸다.

 

올해 들어 세계 주식시장은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다.

연초 고용지수, 제조업지수 등 경기 지표가 살아난 미국에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지난 연말에 비해 12.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 & P) 500 지수가 10.9% 뛰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새 정권의 적극적인 통화 완화 정책에 힘입어 33.6%나 급등했다.

독일 DAX 지수는 2.7%, 영국 FTSE 100 지수는 9.0% 각각 상승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4.2% 올랐다.

반면 한국 채권시장은 '초강세'를 나타냈다. 국내 경기부진과 일본 엔화 약세에 대한 불안에 한국 자본시장의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극심해진 모습이다.

한국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6일 연 2.52%로 마감했다.

이는 작년 말보다 0.3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안전자산인 채권의 가격이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연 2.58%로 0.39%포인트 떨어졌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2.80%로 0.36%포인트 내렸다.

이 기간 외국의 시중금리 하락세는 미미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11%포인트, 미국 국채 5년물 금리는 0.029%포인트 각각 내리는 데 그쳤다.

일본 5년물 국채 금리는 0.061%포인트 상승했고 2년물 금리는 0.031%포인트 올랐다.

북한 관련 위험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부도 위험은 높아졌다.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72.5bp(1bp=0.01%포인트)였다. 이는 작년 말의 68.0bp보다 4.5bp 오른 것이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인 CDS에 붙는 일종의 가산금리다. 이 수치가 오른다는 것은 발행 주체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일본의 CDS 프리미엄은 81.7bp에서 65.5bp로 급락했다.

미국의 부도 위험은 37.7bp에서 32.5로, 프랑스는 93.5bp에서 75.4bp로, 독일은 41.8bp에서 34.9bp로 떨어졌다.

한국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한 데는 엔화 약세,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악재에 대한 불안과 대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인은 올해 한국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지속적으로 빼내는 한편 국채시장에서는 매수를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연초부터 이달 26일까지 5조6천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국채시장에서는 6조9천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권한욱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자본시장이 영향을 받았다"며 "채권시장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도 반영됐지만 인하가 실제로 단행되기에 앞서 한국 경기의 기초 체력에 대한 불안이 더 강하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은행들, 올해 `주식'으로 수천억원 손실 전망

 (연합뉴스 2013.04.28 06:09)

보유주식 가치 급락에 심한 `속앓이'

 

시중은행들이 주식 때문에 심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자마진의 축소로 경영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는 상황에서 주식 관련 손실마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은행들마다 울상을 짓고 있는 모습이다.

◇ 주식 손실, 1분기 실적에 `직격탄'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1분기 6천69억원이었던 순이익이 올해 1분기 4천115억원으로 32% 급감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전망했던 4천600억원보다 훨씬 낮은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이다.

순이익이 2천억원 가까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이자마진의 축소지만, 보유 주식의 가치가 속절없이 하락한 것도 그에 못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국민은행이 포스코, 현대상선 등 두 종목만으로 입은 평가손실은 1분기에 760억원에 이른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이 보유한 포스코 주식이 5천500억원, 현대상선이 1천100억원 어치에 달해 이들 기업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대규모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포스코 주가는 1분기에 6.6% 하락했고, 현대상선은 무려 35.5% 폭락했다.

주식으로 속앓이를 하기는 신한은행도 마찬가지다.

포스코, 삼성물산, SK C&C 등 대규모로 보유한 주식 중 최근 주가가 급락한 종목이 상당수에 이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이 보유한 포스코 주식은 6천130억원, 삼성물산은 4천157억원, SK C&C는 2천61억원 어치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신한은행의 주식 관련 손실이 1분기에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 2분기 이후 손실 더 커진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기업의 주가가 추가 하락하면서 관련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물산과 현대상선의 주가 하락은 1분기가 지난 후에도 멈출 줄 몰라 4월에만 무려 16%, 27%씩 급락했다. 포스코의 주가도 4월에 3% 이상 더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주식 평가손실은 4월에만 300억원 이상 더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은행의 관련 손실도 1분기 이후 계속 커지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세계 경기침체와 엔저의 영향으로 기업 이익이 급격히 줄고 있어 주가가 반등하기보다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시 약세가 이어진다면 은행권의 올해 주식 관련 손실은 지난해의 손실 규모를 뛰어넘어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보유주식 관련 손실이 1천400억원에 달한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1천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더구나 두 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들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기업에 대한 대출 등을 출자전환했다가 이후 주가 하락으로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은 곳이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가 살아나 주가가 반등하면 몰라도 주가가 더 떨어진다면 올해 순이익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