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력 보더니… 경악한 외국인들
■ 삼성전자 딜라이트 전시관
"글로벌 전자 1번가 직접 보자"… 외국인 관광객 밀물
"英부총리 등 국빈급 인사부터 도시바ㆍ애플 CEO까지 방문
24일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딜라이트 전시관.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미국인 여성들이 한데 몰려다니며 '원더풀!'을 외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만난 린다 쿠퍼(45)씨는 "삼성의 딜라이트가 지난날 일본의 아키하바라가 누렸던 명성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 딜라이트 전시관이 '글로벌 전자 1번가'로 급부상하고 있다. 1990년대 전세계 정보기술(IT)업계의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일본의 아키하바라가 일본 전자산업의 몰락과 함께 명색을 잃는 사이 삼성전자의 강남역 전시관을 찾는 각국 관광객의 발길이 크게 늘었다.
딜라이트 열풍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강남 스타일을 만날 수 있는 곳(Where to find your Gangnam Style)"이라는 기사에서 삼성 딜라이트 전시장을 제시했다. 중국의 CCTV는 지난달 '심보기병'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강남 스타일로 급부상한 서울의 강남 관광 열풍편에 삼성 딜라이트를 집중 소개했다.
이처럼 삼성 딜라이트에 해외 언론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최근 들어 외국 관광객의 방문이 집중되면서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 IT업계 종사자는 물론 일반 관광객 또한 일본에 가면 아키하바라를 먼저 찾아 제품을 둘러보고 현장에서 직접 구매했던 것처럼 외국 관광객들이 강남 딜라이트를 이 같은 목적에서 찾는 것이다.
전체 3개 층 2,700㎡ 규모인 이 전시장의 가장 큰 매력은 제품 전시 차원을 벗어나 문화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지상1층에서는 관광객들이 직접 기계와 상호작용을 통해 여유롭게 즐길 수 있으며 지상2층은 LCD 유리기판의 공정과 반도체 전반에 대한 관람이 가능하다. 지하1층의 경우 국내 최대의 모바일숍으로 1,200여종의 제품과 액세서리를 체험하는 것은 물론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방문자들을 국적별로 보면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곳을 찾아 삼성전자의 TV와 노트북ㆍ스마트폰 등을 둘러보며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소니와 샤프 등 전세계 IT업계를 호령했던 기업들에 익숙한 일본인 관광객 역시 마찬가지다.
전시장 내 의전팀의 임아영 대리는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국 패키지관광에 딜라이트 전시장을 주요 코스로 넣어달라고 할 정도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며 "한국 여행사에서 먼저 이곳을 여행 코스로 넣은 것이 아니라 관광객들이 여행사에 요구하면서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 국가 원수나 사절단 등도 이곳을 전세계 전자 1번가로 여기고 있다. 영국 부총리와 콜롬비아 전 대통령, 우루과이 대통령, 불가리아 전 대통령, 워싱턴주지사 등 국빈급 인사 등이 이미 이곳을 들렀다.
또 도시바와 파나소닉ㆍ히타치ㆍ소니 등 일본 전자업계 최고경영자와 미국의 MSㆍIBMㆍ애플 등의 최고경영자(CEO)도 이곳을 방문해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엿봤다. 아울러 중국의 유명 배우인 탕웨이는 물론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과 보스턴 MBA, MIT 슬론 등 명문 경영대학원 학생들도 단체로 전시장을 찾았다.
심지어는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도 지난해 실장 취임 이후 전시장을 찾아 제품을 다시 살펴보고 삼성전자 사업부장에게 제품의 판매 현황 등을 전화로 물어보는 등 삼성 경영진에게도 전략 구상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12월3일 개관한 삼성 딜라이트 전시장을 찾은 방문객은 4년3개월 만에 270만명을 돌파했다. 결국 매일 2,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전자제품의 기능이 기술 발전으로 급진전하면서 말로 제품의 기능을 설명하는 것보다 체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제품 설명의 방법"이라며 "특히 외국인 방문자들은 전시장에 들른 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TV 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알 정도로 브랜드 홍보에도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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