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용 갖춘 빅4 권력기관장 박 대통령 불·탈법 근절 의지
지역 안배보다 전문성 중시
서울 3, 대전 1 … 영·호남 없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을 가늠할 4개 핵심 기관장의 면모가 공개됐다. 박 대통령은 15일 검찰총장에 채동욱(54) 서울고검장을, 국세청장에 김덕중(54) 중부지방국세청장을, 경찰청장에 이성한 (57) 부산지방경찰청장을 내정했다. 지난 2일엔 남재준(69) 전 육군참모총장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했었다.
이들 4개 기관은 정보력과 함께 사정(司正) 권한을 갖고 있어 ‘권력기관’으로 통한다. 4개 기관 수장의 면면을 보면 집권 초기 분야별로 불법, 탈법을 뿌리 뽑는 사정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박 대통령의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검찰총장에 채동욱 후보자를 발탁한 것은 기업·정치권 수사에서 보인 특수수사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채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시절인 2003년 굿모닝시티 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당시 여당(민주당)의 정대철 대표를 구속했다. 여권에서 “검찰이 간덩이가 부었다”는 말이 나오자 공개적으로 “우리 간은 건강하다”고 받아쳐 ‘간 큰 검사’란 별명이 붙었다.
현대차 비자금 수사,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등 대기업·경제 수사에 실력을 발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내 대검 중수부가 폐지되는 걸 감안해서라도 수사통이 이끌어야 한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와 경합하던 호남 출신인 소병철 대구고검장 은 기획통으로 평가된다.
이성한 후보자를 경찰청장에 지명한 것도 정치적 판단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의 인선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경찰청장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공약했지만 현 김기용 청장을 전격 교체했다. 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 척결 등 4대 악 제거를 위해 경찰 분위기 쇄신이 절실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국세청 징수법무국장을 거친 김덕중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세원 발굴을 위해 강조하고 있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할 적임자로 봤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고액 체납자의 숨긴 재산 추적을 위해 금융정보분석원 정보 접근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남 후보자의 기용은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하면서 대북 정보 파트 강화를 국정원 개혁의 방향으로 삼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출신 지역 안배 문제는 크게 고려하지 않은 인상이다. 네 사람 중 김덕중(대전) 후보자를 제외한 3명은 서울 출신이고, 영·호남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박 대통령은 대선 공신이나 캠프 출신을 기용하 지도 않았다. 대신 ‘분명한 역할’을 제시하고 거기에 맞는 ‘맞춤형 전문가’를 발탁한 게 인선의 특징이다. 하지만 4대 권력기관장 인선뿐 아니라 국무총리 등 4부 요인(헌재소장은 공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자리에 호남 출신이 한 명도 기용되지 않아 정치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당 대표 구속시킨 특수통 … 위기의 검찰 구원등판
(중앙일보 2013.03.16 01:11)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
작년 한상대 총장 사퇴 권고
뇌성마비 맏딸 잃은 아픔도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왼쪽)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를 나서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성한 경찰청장 후보자가 같은 날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위원회에 참석한 뒤 청사를 나오는 모습. [오종택·김상선 기자]
“법무실장이 이 사안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면 봉고파직감이다.”
2009년 2월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 이귀남 법무차관, 한상대 검찰국장 등 당시 법무부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저녁 자리에서 폭탄주를 돌리던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싸늘하게 말했다. 로스쿨생들에게 변호사 시험 자격을 주기 위한 ‘변호사자격시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직후였다. 이날 질책을 받은 법무실장이 채동욱 서울고검장이다. 그 다음 날부터 채 실장은 여야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죽기살기로 법안이 통과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은 물론 민주당 박영선 의원(현 법사위원장) 등 야당 의원들과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채동욱(54·사법연수원 15기) 서울고검장을 검찰총장으로 지명했다. 한상대 총장 퇴임 이후 100여 일간 이어진 총장 공백 사태가 마무리됐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사상 처음 발족한 검찰총장 추천위원회는 채 후보자와 김진태(60·연수원 14기) 대검 차장, 소병철(55·연수원 15기) 대구고검장을 총장 후보로 선정하면서 본선은 3파전으로 전개됐다. 경남 출신의 김 차장은 잇따른 검사 추문 사건으로 촉발된 검란(檢亂) 사태 직후 총장 권한대행을 맡아 조직을 조기에 안정시켰다. 호남 출신인 소 고검장은 박 대통령이 내건 ‘대탕평’의 상징으로 여겨져 한때 유력하게 검토됐다. 하지만 서울 출신으로 지역색이 없는 데다 병역을 마친 채 후보자로 최종 낙점됐다.
채 후보자는 ‘특수수사통’으로 분류된다. 그는 2003년 서울지검 특수2부장 때 굿모닝 시티 분양 비리 사건을 수사하며 정대철 당시 민주당 대표를 구속시켰다. 2006년 대검 수사기획관 땐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수사를 지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구속했다
검찰 안팎에선 “겸손하며 선후배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검란 당시 대검 차장이던 채 후보자는 대검 간부들과 함께 한상대 총장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했다. 이 때문에 검란의 주역으로 인식됐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도 “상명하복의 검찰 조직에서 어떤 이유로든 항명은 총수로서 결격 사유”라는 반대론이 나왔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당시의 충돌은 긴급 피난이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대세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채 후보자는 후천적인 원인으로 중증 뇌성마비를 앓던 큰딸(당시 22세)을 2009년 잃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장례식을 치른 후 조문객들에게 보낸 편지는 지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흙으로 빚어진 몸이기에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딸의 순수한 삶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대로 된 인간의 삶을 살겠다”고 썼다. 채 후보자는 “당시 3시간 내내 울면서 그 편지를 썼다”고 기억했다.
지난해 12월 초 검찰 내분 사태의 책임으로 대검 차장에서 서울고검장으로 전보되자 채 후보자는 “(검찰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지명 직후 “검찰의 위기 상황에서 총장에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채동욱
▶54세, 서울 출신 ▶세종고·서울대 법대 ▶사시 24회·대검 수사기획관·전주지검장·법무부 법무실장·대검차장·서울고검장(현)
“새 정부 국정철학 4대 악 척결 최선”
(중앙일보 2013.03.16 00:33)
이성한 경찰청장 후보자
이성한(57) 경찰청장 후보자는 ‘외사통’으로 통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재학 시절 영어 등 외국어 공부에 매진하며 외사 전문 경찰을 꿈꿔왔다고 한다. 1983년 간부후보 31기로 경찰에 입문한 뒤 수사·정보·외사 등 여러 분야를 거쳤다. 특히 외사 분야에 가장 정통하다는 평가다. 그는 2005년 경찰청 외사관리실에서 근무했고, 2006년부터 3년간 주미대사관 참사관을 지냈다.
경찰청 외사국장으로 일하던 2011년 12월 외교통상부와 행정안전부를 끈질기게 설득해 해외 경찰 주재관을 13명 증원하는 성과를 냈다. 또 다문화가족의 정착을 지원하는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1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인 4대 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척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후보자의 발탁에 대해 경찰 내부에선 “예상 밖”이란 반응이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경찰청장의 임기(2년) 보장을 공약했고, 실제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현 김기용 경찰청장이 유임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날 오후 9시쯤 ‘신임 경찰청장 임명 동의를 위한 긴급 경찰위원회가 15일 오전 소집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후보자는 이날 밤 청와대로부터 지명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한
▶57세, 서울 출신 ▶홍익고·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간부후보 31기·서울 수서경찰서장·주미대사관 참사관 ·충북지방경찰청장·부산지방경찰청장(현)
숨긴 재산 무한추적팀 만들어… 정태수 807억 추징
([중앙일보]입력 2013.03.16 00:33)
김덕중 국세청장 후보자
“지하경제 양성화로 세수 확보”
박근혜 정부의 첫 국세청장에 지명된 김덕중(54) 중부지방국세청장은 국세청에서 알아주는 은닉 재산 추적 전문가다. 본청 징세법무국장 시절의 활약이 대표적이다. 당시 그는 ‘숨긴재산무한추적팀’을 신설해 재산을 국내외에 숨긴 대기업 사주나 거액 자산가를 추적했다. 팀에 ‘무한추적’이란 이름을 붙인 것에서 은닉 재산 추적에 대한 그의 집요함이 잘 드러나 있다. 이 팀은 고액 체납자의 주변 인물 들을 탐구하고 30년 전 기록까지 찾아볼 정도로 치밀하게 움직인 끝에 수천억원의 체납 세금을 징수해냈다. 특히 지난해 5월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 재산을 빼돌려 국세 체납 처분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적발해 807억원을 추징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그는 서울시 세원관리국장, 조사 1국장을 지내면서도 고소득 전문직과 자영업자들의 소득 탈루 등에 대한 철저한 세무조사를 강조해 왔다. 이처럼 숨은 세원 발굴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보여준 집요함과 치밀함이 박근혜 정부의 지하경제 양성화 책임자로 적임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세청장으로 지명된 후 첫 발언도 지하경제 양성화였다.
그는 이날 “경제여건이 어려운 시기에 새 정부의 국세청장 후보자로 내정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무엇보다 새 정부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국세수입을 확보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서민층에 지나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충분히 유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덕중
▶54세, 대전 출신 ▶대전고·중앙대 경제학과 ▶행시 27회· 서울국세청 조사1국장·대전지방국세청장·기획조정관·징세법무국장·중부지방국세청장(현)
벤처 1세대 상징 황철주, CEO출신 첫 중소기업청장
(중앙일보 2013.03.16 01:10)
문화재청장엔 여성사학자 변영섭
신원섭 산림청장, 산림휴양 전문가
1997년 중소기업청이 생긴 이래 첫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청장이 나왔다. 대표적 벤처 1세대인 황철주(54)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뽑을 중기청장으로 발탁됐다.
동양공고-인하대를 나온 그는 86년 유럽 반도체 장비회사 ASM인터내셔널의 국내 법인(한국ASM)에 들어갔다가 95년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했다. ‘나 홀로 맨손 창업’이었다. 사업 초기에 승승장구했다가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와 거래가 끊기면서 첫 위기를 맞았다. 이를 액정표시장치(LCD)·태양전지·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극복했다. 2011년 매출 3000억원대에 올라섰으나 지난해 국내외 경기침체에 발목이 잡혀 매출이 768억원으로 감소했다.

황 내정자는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월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 벤처기업협회장 자격으로 벤처포럼에서 자주 만났다”며 “이때 중소·벤처정책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으로부터 ‘벤처·중소기업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주춧돌을 놔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황 내정자는 창업주이면서도 샐러리맨처럼 가방 하나 들고 해외를 뛰어다니는 스타일이다. 한국기업가정신재단을 만들어 벤처기업인과 창업 준비생을 연결하는 일도 했다. 지난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맡았던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이 그와 인하대 동기다. 조 회장은 “황 내정자의 성공 사례를 다른 중소·벤처기업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관급인 문화재청장에는 사상 처음으로 여성 미술사학자가 기용됐다. 바로 변영섭(62) 고려대 미술사학과 교수다. 전문 분야는 올해로 탄생 300주년을 맞은 조선 중기 화가 표암(豹菴) 강세황 연구로 『표암 강세황 회화연구』 『미술인 강세황』 등의 책을 냈다.
그는 특히 ‘울산 반구대 암각화 유적 보존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물에 잠겨 훼손되고 있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호에 의욕적으로 앞장서 왔다. 암각화 주변에 생태제방을 설치해 암각화를 보호하자는 울산시 방침에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 인사가 반구대 문제 해결에 대한 박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평소 채식을 즐기며 스님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하는 등 신심이 깊은 불교신자로 알려져 있다.
신원섭(54) 산림청장 내정자는 산림휴양, 치유 분야 전문가다. 93년 충북대 임학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20여 년간 산림복지를 연구해 왔다. 산림 치유와 야외 휴양관리 분야 1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 『숲으로 떠나는 건강여행』 등이 있다.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국산림휴양학회에는 99년부터 참여했다. 산림청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인 산림치유사업단에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산림치유포럼과 한국산림휴양학회·세계산림의학회 부회장 등을 지내며 국내외 학회·연구단체와 활발히 교류했다. 외유내강형으로 소통과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해 동료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 신 내정자는 “국민의 복지와 건강을 산림 분야에 접목하겠다”며 “지금까지 가꾸는 데 중점을 둔 숲을 이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정책의 목표를 두겠다”고 말했다.
통계청장 박형수, 46세 역대 최연소
(중앙일보 2013.03.16 00:31)
이충재 행정시건설청장 ‘고졸 7급 신화’
최수현, 금감원서 군기반장 역할
민형종, 공직 30년 조달청 붙박이
백운찬, 허태열과 위스콘신 학맥
‘금융검찰’로 불리는 금융감독원 원장에 최수현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내정됐다. 외부 인사가 아닌 최 수석부원장을 기용한 것은 국민행복기금·하우스푸어·기업부실 등 당장 풀어야 할 금융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행시 25회인 최 내정자는 금융위(전신인 금융감독위원회 포함)에서 기획 행정 업무를 많이 했고, 2011년부터 금감원 수석부원장으로 재임해 금융위-금감원 내부 사정에 밝다. 대(對)국회·정부 관계 현안을 조율하는 데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 내부에선 “군기반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지난 1월 중동과의 금융협력을 추진할 때는 석 달 이상 아랍어 개인 교습을 받아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한때는 가난한 관료로 ‘유명세’를 치렀다. 2010년 말 기준 공직자 재산 공개 때 3억1720만원을 신고했는데 금융당국 고위직 중 가장 적었다. 지난해에는 그간 받은 급여와 배우자가 소유한 동대문구 전농동 땅값이 뛴 덕분에 재산이 5억4750만원으로 늘었다. 그는 내정 소감으로 “금융시장의 안정과 건전성을 바탕으로 서민과 금융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금융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통계청장 인사는 파격이다. 청장에 내정된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 1967년생(46세)이다. 역대 통계청장 가운데 최연소다. 나이만 보자면 빨라도 정부 부처 국장급인데, 차관급인 청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조세연구원에서 2001년부터 일한 재정전문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눈에 든 것으로 보인다. 조원동 경제수석이 조세연구원장(2011~2013년)으로 있을 때 호흡을 맞춘 것을 들어 조 수석이 천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농촌진흥청장에는 이양호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이 내정됐다. 행시 26회로 애초 농식품부 차관 물망에 올랐지만, 신임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과 같은 영남대 출신이라 불이익을 받았다는 후문이 돈다.
관세청장에는 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올랐다. 행시 24회로 재정부 1급 가운데 최고참이다. 세제의 각 분야를 두루 경험한 세제통이다. “의욕과 추진력이 넘쳐난다”는 평이 있다. 위스콘신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아 허태열 청와대비서실장 등과 함께 현 정부 실세로 떠오른 ‘위스콘신 학맥’으로 분류된다.
조달청장과 특허청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내부 승진이 이뤄졌다. 이들 자리는 대개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부 1급 출신이 갔다는 점에서 인사 방침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음을 알게 한다. 조달청장에 지명된 민형종 조달청 차장은 행시 24회로 공직 입문 후 30년 동안 조달청에서만 근무한 조달청 사람이다. 특허청장에도 김용민 특허청 차장이 기용됐다. 행정도시건설청장에 임명된 이충재 차장은 고졸 7급 공채 출신으로 차관급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국토부 내에서 고졸 또는 7급 출신이 차관급에 오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방사청장에 이용걸 … “군에 말뚝 박은 경제 전문가”
(중앙일보 2013.03.16 01:08)
박창명은 첫 ROTC 병무청장
대선 때 국민행복추진위 활동
15일 발표된 국방 분야 외청장 인사 가운데선 이용걸(56) 방위사업청장의 발탁이 우선 눈길을 끈다. 정통 재무관료(행시 23회) 출신으로 국방차관을 맡아오던 그가 새 정부에서도 10조원이 넘는 방위사업 예산을 책임지는 자리에 앉았기 때문이다. 이 청장의 임명으로 장수만·노대래 청장에 이어 세 번째로 경제관료가 군 방산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됐다. 경제통에게 국방차관을 맡겨 살림살이를 파악하게 한 뒤 곧바로 방사청장으로 보내 군살 빼기를 추진한 MB정부의 ‘장수만 모델’이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도 이어지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초인 2008년 3월 자신의 측근인 장수만 전 청장에게 조달청장을 맡겼고 국방차관에 이어 방사청장 자리를 연이어 맡겼다. 군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는 방사청이 관장해온 방산·무기 조달 업무 중 정책·기획 기능은 국방부로 넘기고, 방사청은 집행 업무 위주로 운영토록 하는 방안을 갖고 있다”며 “경제와 국방 업무를 두루 익힌 이 신임 청장이 이해관계 조정에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8월 국방부 차관에 임명됐다. 양대 정권에 걸쳐 국방요직을 맡게 됨에 따라 군 내에선 “경제 전문가가 군에 말뚝을 박게 됐다”는 말도 나온다. 차관 재직 시 군 장성들과 마찰 없이 지냈을 뿐 아니라 업무적으로도 외부에서 온 차관 중 가장 성공한 경우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 경영 효율화와 예산절감 등에 있어 이 내정자의 성과가 반영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옛 기획예산처에서 재정정책기획관·재정운용기획관 등을 지낸 이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의 첫 예산실장을 지냈고, 기획재정부 2차관을 맡았다. 방사청장 자리가 차관급임을 감안하면 이 내정자는 차관만 세 번째 하는 셈이다.
박창명(62) 병무청장은 학군장교(ROTC) 출신(12기)으로 징병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를 차지했다. 전임 김일생 청장이 3사관학교 출신으로 처음 병무청장을 맡은 데 이어 비육사 출신들에게 연이어 문호가 개방됐다는 의미가 있다. 군 관계자는 “박 내정자는 후배들과 식당에서 마주치면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밥값 인심’이 후한 선배로 통했다”고 전했다. 대구 2군사령부(현 제2작전사령부)에서 3년 넘게 작전과 감찰참모를 지내는 등 후방지역 근무 경험이 많다. 경상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지난해 대선 때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국방안보추진단에서 활동했다.
김석균 해경청장, 해적 연구로 박사
(중앙일보 2013.03.16 00:59)
이일수 기상청장, 공군사관학교 출신
남상호, 소방방재청 설립에 참여
김석균(48) 해양경찰청장 내정자는 60년 해경 역사상 두 번째로 내부 승진을 했다. 2006년 권동옥 차장의 승진을 빼면 대대로 경찰 출신들이 해양경찰청장에 임명됐다. 김 내정자는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적에 관한 논문으로 학위를 받아 ‘해적 박사’로 통한다. 영어와 일본어·중국어에 능통해 해경의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꼽힌다. 최근 수년간 사회과학논문인용색인(SSCI)에 등재된 국제학술지에 영어 논문 5편을 잇따라 게재하는 등 해양법과 해양 분쟁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주변국과의 해상 분쟁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해역을 지킬 해양경찰의 총수로 적임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조직의 수장으로선 다소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도 있다.
남상호(60) 소방방재청장 내정자는 인사 때마다 청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소방간부후보 2기의 선두주자로 소방방재청이 외청으로 독립되기 전인 2003년 소방직 중 최고위직인 행정자치부 소방국장에 올랐다. 또 설립준비단 총괄팀장을 맡아 소방방재청 출범에도 기여했다. 소방이론과 실무에 밝고 대인관계도 원만하다는 평이다. 다만 현직을 떠난 지 오래돼(9년) 새로운 재난안전 업무에 대한 감각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2010년 용인대 대학원에서 경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일수(57) 기상청장 내정자는 공군사관학교 출신이다. 대위로 전역한 뒤 1988년 과학기술처 5급 행정사무관으로 특채돼 공직에 들어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과학참사관을 지낸 이 내정자는 영어·일본어·프랑스어에 능통하다. 그는 기상청 차장 시절 직원 간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 시간에 한 번씩 ‘큰 웃음 시간’을 정해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앞장섰다. 하지만 2007년 기상청에 합류한 탓에 세세한 업무까지는 잘 챙기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IT자동차·디지털 선박 기술 개발 이끈 ‘융합의 달인’
(중앙일보 2013.03.15 02:06)
최문기 미래창조부 장관 후보자
“창조경제는 IT 고도화가 먼저 그 기술로 일자리 늘려갈 것”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최문기 KAIST 교수가 14일 대전시 KAIST 본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초대 장관에 내정된 최문기(62) KAIST 경영과학과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 속 리스트에서 나온 ‘깜짝 카드’였다.
최 후보자는 경북 영덕 출생에 대구 경북고를 졸업한 ‘정통 TK(대구-경북)’다. 서울대 응용수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들어온 뒤 광대역통신연구부장, 초고속정보통신본부장 등 유선통신기술 전문가로 활약했다. 2006∼2009년 3년간 ETRI 원장을 역임하면서 조선과 자동차 등 전통 산업과 정보기술(IT)을 연계한 연구개발 성과를 두루 내놓아 ‘융합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ETRI는 대전에 있는 전자·통신 분야의 기초·응용 기술을 연구하는 정부출연 연구소다. 미국 퀄컴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을 처음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최 후보자에게 ETRI 원장직을 직접 물려준 임주환(65) 광운대 석좌교수는 “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추진력이 대단하다”면서 “융합기술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래부가 처한 여러 난관을 헤쳐나가는 데 적임자”라고 평했다.
ETRI 원장직을 그만둔 뒤 2010~2011년 KAIST 경영과학과에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51) 전 서울대 교수와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인연은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의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큰아들(35)과 둘째 아들(33)이 모두 군복무를 마치고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취업 중이다. 2010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13억5900여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다음은 14일 대전 KAIST 총장실 앞에서 최 후보자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
-소감은.
“창조경제 잘 하라는 역할인데 사실 부담스럽다. 창조경제 만들려면 과학기술과 IT의 고도화가 먼저다. 고도화된 기술로 사업화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와 경제를 활성화하겠다.”
-언제 통보받았나. 부인도 14일 아침에 몰랐다는데.
“내가 입을 다물고 있었다.(웃음)”
-청문회는 어떻게 준비할 계획인가.
“집에 가서 하겠다. 자료도 준비하고. 두 아들 병역 관련 문제는 없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두고 여야가 다투고 있다.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박 대통령을 직접 만난 적이 있나.
“없다. 자문을 해준 적도 없다. 국가미래연구원 초창기부터 같이 정책을 연구했을 뿐이다. 나는 인수위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김종훈 전 후보자와 인연이 있다던데.
“1997년 유리시스템을 경영할 때부터 알고 지냈다.”
-앞으로 각오는.
“최선을 다하겠다.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 청문회에서는 정책적 부분을 강조하겠다.”
선산이 군산에…" 윤창중 발언에 비난 폭주
(중앙일보 2013.03.16 05:10)
윤창중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는 서울 출생으로 돼 있지만 전북 군산시 임피면 미원리에 있는 선산을 매년 다니고 있다. 그 지역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니 (호남) 지역을 고려한 인선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15일 18명의 장·차관급 인사 발표에 지역 안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청와대 윤창중 대변인의 답변이다. 선산이 호남에 있으면 호남 사람이라는 논리다. 이 말이 알려지자 인터넷에선 비난글이 쏟아졌다. 트위터에는 “선산이 군산이라 호남 사람이면 조상들께서 북에서 살아온 나는 북한 사람인가?”(astonbridge)라거나 “전주 모악산에 시조 묘가 있는 김정은도 호남인인가?”(qfarmm), “후손을 위해 선산이라도 영남에 옮겨놔야 할 것 같다”(baltong3) 등의 비아냥이 줄을 이었다.
민주통합당도 김정현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궁색한 지역 안배 설명은 궤변과 변명에 불과하다”며 “지역 안배가 없으면 없는 것이지 무슨 호남을 들먹거리는가. 대통합이 무슨 떡 하나 나눠주는 것도 아닌데 듣는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인사를 끝으로 사실상 박근혜 정부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인선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고위직 인사들의 출신지역·학교 편중을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우선 대통령(TK)과 정홍원 국무총리·허태열 비서실장(PK) 등 권력 핵심이 모두 영남 출신이다. 국가서열 2위의 국회의장(강창희·충청)을 비롯, 대법원장(양승태·PK)·중앙선관위원장(이인복·충청) 등 5부 요인(헌법재판소장은 공석)에 호남 출신은 한 명도 없다. 이른바 4대 권력기관장으로 불리는 국정원장(남재준·서울), 검찰총장(채동욱), 경찰청장(이성한·서울), 국세청장(김덕중·충청)에도 호남 출신은 한 명도 기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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