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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기업

[한국의 100대 CEO 선정] 8년 연속 5명, 새 얼굴에 이부진·양윤선 (매일경제 2012.03.26 09:19:05)

[한국의 100대 CEO 선정] 8년 연속 5명, 새 얼굴에 이부진·양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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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100대 CEO가 8년 차를 맞았다.

8년째 연속 선정된 CEO들도 5명이 나왔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 정태영 현대캐피탈·카드 사장 등이 그들이다. 8년 연속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7번째 선정된 CEO들도 8명이 나왔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이만득 삼천리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이 그들이다.

매경이코노미 100대 CEO의 바탕은 해마다 연말에 발표하는 올해의 CEO와 3월에 결과가 나오는 금융CEO다(박스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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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100대 CEO 단골손님이다. 2005년 100대 CEO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줄곧 타이틀을 이어왔다. 자산규모 15위 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손수 창업한 1세대 경영인이라는 점은 유명하다. 2001년 자신이 일하던 쌍용중공업 지분을 인수해 STX로 사명을 바꾸고, 이후 STX엔진, STX중공업 등을 설립하고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엔진-선박-해운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것이다. 2008년에는 크루즈 건조사인 STX유럽을 인수해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특유의 뚝심과 감각으로 ‘인수합병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 속에 조선과 해운 시황이 좋지 않았지만, 플랜트와 해외 자원개발 등을 통해 위기론을 불식시켰다. 지난해 매출 30조원 달성에 성공한 강 회장은 2020년 매출 120조원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덕수 회장이 창업 1세대라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의 장남인 2세 경영인이다. 하지만 재벌 2세로서 좋은 자리를 마다하고 1991년 동원증권 명동지점 대리를 시작으로 금융 부문에서 한 우물을 파며 실력을 키웠다. 모태인 동원그룹이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회사여서 금융사업에 대한 주변의 우려가 있었지만, 이를 모두 불식시켰다. 김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011년 1~3분기 기준 2315억원이라는 당기순이익을 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내놓은 업계 최고 실적이다. 올해에도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증권, 운용, 저축은행 등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고르게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87년 기업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경영인이다. 2004년 삼양사 대표이사 회장을 맡으며 사업구조를 화학, 식품, 의약, 신사업 위주로 재정비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정보전자 소재회사와 외식업체를 인수하고, 화학·식품 공장의 해외 진출을 주도하는 등 글로벌 영역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김윤 회장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화학 부문은 삼양EP헝가리가 본격 가동됐다. 의약·바이오 부문은 지난해 삼양바이오팜으로 독립해 전문 제약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룹 전체 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화장품 매출만 2조원이 넘는다. 국내 최초다. 서경배 사장이 한국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설화수 등 브랜드를 외국인들도 찾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든 게 주효했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10% 늘어난 1조8250억원이 나왔다. 상당 부분이 외국인 고객의 몫이다. 서경배 사장의 올해 목표는 중국 시장 공략이다. 중국 상하이 지역 내 방문판매 허가권을 활용한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태영 현대캐피탈·카드 사장도 100대 CEO 단골이다. 매경이코노미가 매년 뽑는 한국 대표 금융CEO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내고 있다. 창의경영 부문에선 언제나 선두권이다. 이번 금융CEO 창의경영 평가에서도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나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그만큼 국내 대기업 CEO 가운데 가장 실험정신이 투철한 톡톡 튀는 트렌드 선봉자로 유명하다.

정 사장은 올해 2가지 중요 현안을 갖고 있다. 얼마 전 인수한 녹십자생명보험을 안착시키는 일과 해외 진출이다.

8번 연속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7번 선정된 CEO들도 8명이 나왔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이만득 삼천리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이다.

김반석 부회장과 신은철 부회장은 화학업종과 보험업에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들이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분야를 직접 진두지휘하며 이 분야에서 세계 선두의 위상을 다졌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건설업계에서 CM이라는 분야를 개척해 하나의 사업으로 정착시켰다. 6번 선정된 CEO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등 7명이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대한통운 인수로 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기존 물류사인 CJ GLS와 지난해 인수한 대한통운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대한통운과 CJ GLS의 통합 매출액은 4조3000억원이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중국 이랜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000억원대. 올해는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이랜드는 록캐런오브스코틀랜드, 만다리나덕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줄줄이 인수했다.

매경이코노미 선정 100대 CEO의 단골손님들이 대부분 오너경영인이라는 점은 아쉽다. 그만큼 장수 전문경영인들이 나오기 힘든 풍토가 조성돼 있을 개연성 때문이다.

7번 선정 CEO는 8명

수년간 연속 선정된 CEO가 있는 반면, 2012년 신인들도 29명이나 된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구본걸 LG패션 회장,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 등이다.

100대 CEO 신인들의 면면을 보면 대기업에서 금융, 벤처기업 등까지 다양하다는 게 특징이다. 구본걸 LG패션 회장은 2006년 LG그룹에서 계열분리 당시 6000억원대이던 매출을 1조4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여성복과 아웃도어 시장을 개척한 결과다.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사장은 13년 동안 스타 연예인 발굴과 관리에 매진해 왔다. 2005년 5월부터 SM엔터테인먼트 사장을 맡으면서 소녀시대, 슈퍼주니어의 성공적인 데뷔를 진두지휘했다. 최근에는 아시아에 머물던 한류가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사장은 바이오벤처업계의 대표적인 여성 CEO. 세계 첫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했다.

메디포스트가 개발한 무릎연골재생 치료제 ‘카티스템’은 올 초 식약청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줄기세포를 활용해 만들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시판을 앞두고 있는 치료제는 카티스템이 유일하다. 메디포스트의 실적 또한 꾸준한 상승세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가 3세 중 처음으로 대표이사 타이틀을 달았다. 삼성그룹 72년 사상 최초 여성 사장 겸 최고경영자다.

100대 CEO에 선정됨으로써 대표적인 여성 경영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사장은 면세점을 전략적으로 키우면서 호텔신라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호텔신라 면세점은 2013년경에는 세계 면세점업계 5위를 넘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사장은 올 초 골목상권 논란이 벌어지자 애착을 갖고 진행해 오던 베이커리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는 결단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한복 사건 때도 발 빠른 수습을 통해 경영능력을 과시했다.

이제범 카카오 사장은 4000만 가입자를 확보한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이끌고 있다. 카카오톡의 하루 평균 메시지 수는 8억5000만건에 이른다. 해외 사용자 비율도 20%에 달한다. 현재 카카오톡은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등 12개국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제범 사장은 1978년생으로 올해 선정된 100대 CEO 중 가장 어리다.

그 밖에 업계를 주도하는 CEO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주 NXC 회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등이다. 김정주 회장은 게임업계에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게임업계 최초로 단일기업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창업 17년 만에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넥슨을 상장시켰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 역시 셋톱박스 분야에 매진, 매출 1조원을 넘어선 벤처라는 신화를 만들었다. 허영인 회장은 베이커리 분야에서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여성 CEO로는 이부진, 양윤선 사장 외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이 100대 CEO 타이틀을 달았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건설 인수 실패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5성급 호텔 반얀트리 인수와 현대저축은행 인수 등 신규 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올해에는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해운업계 최악의 불황 속에서도 흑자경영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최 회장은 독일 함부르크, 영국 런던, 스위스 제네바 등 유럽지역 지사와 주요 파트너들을 만나면서 협력을 다졌다. 올 초 해운 경기가 상승 기미를 보이고 있고, 여기에 최 회장이 지난해부터 펼쳐온 현장경영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매경이코노미 선정 100대 CEO를 최다 배출한 그룹은 삼성이다.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박종우 제일모직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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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CEO가 최다

 

SK그룹 역시 최태원 회장과 최신원 SKC 회장을 비롯해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정철길 SK C&C 사장, 이현승 SK증권 사장 등이 포함됐다. 최태원-최신원 회장 등 사촌 형제는 모두 100대 CEO에 포함됐다.

삼성과 SK의 뒤를 이은 그룹은 현대차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정태영 현대캐피탈·카드 사장,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대표 등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호실적이 그대로 반영됐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은 대표이사 교체로 대상에서 빠졌다.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3명을 배출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이 그들이다. 전자 계열사는 실적 부진으로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그룹 회장만이 유일하게 선정됐고, GS그룹에선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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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CEO 어떻게 선정하나

매경이코노미 선정, ‘올해의 CEO’와 ‘금융CEO’가 바탕


매년 연말 매경이코노미가 뽑는 ‘올해의 CEO’가 첫 번째 기준이다. 올해의 CEO는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재무 평가와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다. 재무 평가는 매출액, 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 주당순이익, 시가총액 등 5개 변수를 기준으로 뽑는다. 여기에 금융회사 지점장, 기업체 임원, 증권사 애널리스트, 경제·경영 관련 학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

경제발전기여, 사회책임경영, 혁신경영 등 3가지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CEO를 뽑는 방식이다.

재무 평가와 평판 평가를 기준으로 올해의 CEO가 되면 100대 CEO 대상으로 올라간다. 올해에도 지난 연말 이후 인사로 교체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CEO들이 포함됐다.

두 번째 기준은 매경이코노미가 해마다 3월에 실시하는 ‘올해의 금융CEO’다.

금융업은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를 제조업과 직접 비교하기 힘들다. 따라서 매경이코노미에선 올해의 CEO와는 별도로 금융CEO를 뽑는다. 올해의 금융CEO 역시 재무 평가를 기반으로 평판 평가를 더해 선정한다.

기업체 임원과 금융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후 점수를 합산해 매년 50인을 뽑는다. 금융CEO로 선정된 50인 중 100대 CEO에 들어간 인물은 총 27명이다.

세 번째는 매경이코노미 편집진 자체 평가다.

올해의 CEO 51위에서 100위까지가 1차적인 후보군이다. 올해의 금융CEO 31위부터 50위까지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매경이코노미 편집진이 자체 추천하는 후보들이 더해진다.

자체 후보군은 비상장기업이나 기업규모가 작아서 올해의 CEO나 금융CEO 선정에 들어가지 못하는 기업들이 그 대상이다. 중소기업이나 비상장사 CEO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더해 경제발전기여나 고용창출, 혁신경영, 업계 선발주자 등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 선정 작업을 진행한다.이 과정에서 벤처기업 CEO나 각 그룹의 회장들, 여성 CEO들이 명단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이런 3가지 기준을 통해 100대 CEO가 확정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대표이사를 맡지 않는 경영인은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