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시대의 흐름 못 읽는 지도자는 성공 못해”
ㆍ“경제민주화 기본적 지식 결여… 대선 후 다시 안이한 사고 젖어”
ㆍ당선인에 공약 후퇴 우회적 경고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22일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인식 못하는 지도자는 경제도 성공을 못시키고 정치도 성공을 못시켰다”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5대 국정목표에서 ‘경제민주화’가 배제된 것을 비판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관련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영자총협회 주최 최고경영자연찬회 ‘새로운 시대의 첫 발걸음! 건강한 경제에 달려 있다’는 제목의 특강에서 “인수위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원칙 있는 시장경제가 경제민주화를 포괄한다’고 했는데 그건 경제민주화에 대한 기본적 지식 결여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시장경제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틀을 제대로 짜주지 않으면 안된다”며 “시장경제 기본원리가 탐욕이지만 탐욕에 제재를 가하지 않으면 재앙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우리도 IMF 사태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형태로라도 그런 탐욕을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하지 않고서는 경제가 건전하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자는 사람들이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그런다. 솔직히 과거를 돌이켜 보면 우리 재계 구조가 시장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냐”며 “이제는 이 사람들이 어느 정도 사회를 포용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가 됐는데, 아직도 탐욕만 지배하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것이 옳은지 그른지도 모르는 정치권을 향해 국민들이 정신 차리고 있느냐는 반발로 나타난 것이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며 “정치권이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린 것처럼 보이다가 총선과 대선을 치르면서 다시 안이한 사고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이 시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으면 또 한번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이 총선·대선 승리 후 경제민주화는 물론 복지공약 후퇴 등 보수화하는 흐름을 비판하면서 복지와 같은 시대정신을 망각할 경우 사회적 갈등과 정권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그는 “복지를 하게 되면 재원 마련을 위해 경제가 어려워진다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라며 “복지는 보수가 보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정과제에 경제민주화가 빠졌다’는 질문에 “인수위에 참여하는 사람 중에 경제민주화 개념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당선인이 국민에게 1년 내내 그(경제민주화) 약속을 했는데 실행을 안 할 수 있겠느냐”며 “박 당선인의 정직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에 대한 신뢰를 표시한 것이지만, 이는 우회적으로 ‘신뢰·원칙’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온 박 당선인 정부에서 경제민주화 등이 후퇴할 경우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란 충고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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