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인연·친박·대선캠프…박 ‘1인 인맥’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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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1기 내각·청와대 인선 30명 살펴보니
총리·비서실장·경호실장 등
영남권 9명, 핵심 위치 꿰차
서울대 10명·성대 7명 ‘쏠림’
고시출신 15명…여성은 2명
시민사회 출신은 아예 없어
허태열·현오석, 이정현·진영…
박정희 인맥·친박도 요직에
아는 사람 또 쓰고 부실검증
측근도 “너무 아마추어 인사”
박근혜 당선인이 1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6명의 인선 발표를 끝으로 국무총리와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 청와대 장관급 실장 3명, 수석 비서관 9명 등 30명의 인선을 마무리했다. 새 정부의 주축을 이룰 내각과 청와대 핵심 보좌진 진용이 갖춰진 셈이다.
김용준 첫 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박 당선인의 인사는 ‘나홀로’, ‘밀봉’, ‘사설 검증’이라는 열쇳말로 압축됐다. 박 당선인이 대선 때는 ‘국민대통합’과 ‘대탕평’, ‘100% 대한민국’을 약속했지만 인선 결과는 이와 거리가 멀다는 평가도 많다. 좁은 인재풀, 부실 검증, ‘아는 사람, 써본 사람을 다시 쓴다’는 독특한 인사스타일도 새삼 확인됐다. 특히 친박 측근, 싱크탱크 등 캠프 출신 인사,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물 등 사적 연고 중심의 인선이 두드러진다. 박 당선인의 한 핵심 참모는 “인선에 관한 한 우리는 아마추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인선 내용을 뜯어보면, 우선 친박 측근이 5명, 이들을 제외한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또는 선대위 출신 인사가 10명이다. 첫 내각·청와대 인선의 절반이 ‘박근혜 캠프’ 출신 인사로 채워진 것이다.
내각·청와대로 진출한 친박 인사들 가운데 내각에는 진영(보건복지부), 유정복(안전행정부) 의원과 조윤선(여성가족부) 전 의원을, 청와대에는 허태열(비서실장), 이정현(정무수석) 전 의원을 배치했다. 이들은 박 당선인의 한나라당의 대표 비서실장(진영, 유정복)을 맡거나, 대변인(이정현, 조윤선)을 맡았던 최측근 보좌진들이다.
2010년 말에 발족한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미래연구원 출신도 8명이나 된다. 관료·교수·연구원 출신들이다. 내각에는 윤병세(외교부), 류길재(통일부), 서승환(국토교통부), 윤성규(환경부), 방하남(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5명, 청와대에는 유민봉(국정기획), 곽상도(민정), 최성재(고용복지) 수석 내정자 등 3명이다.
선대위 대선 캠프에서 함께했던 인사도 적지 않다. 내각에는 선대위에서 각각 국민행복추진단 부위원장, 직능본부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진영·유정복 후보자 등 7명의 선대위 출신이 있고, 청와대에는 선대위에서 재외국민위원장, 공보단장 등을 맡았던 허태열·이정현 내정자 등 6명의 선대위 출신 인사들이 등용됐다.
인수위 출신도 9명이 내각(4명)과 청와대(5명)에 들어갔다. 내각에는 서승환(국토교통부), 윤병세(외교), 방하남(고용노동), 윤성규(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청와대에는 김장수 안보실장과 유민봉(국정기획), 곽상도(민정), 최성재(고용복지), 모철민(교육문화) 수석비서관 내정자가 인수위를 거쳐 새 정부의 내각과 청와대로 입성했다. 당선인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이정현(정무팀장), 조윤선(대변인) 전 의원과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정복 장관 후보자까지 포함하면 12명이나 된다.
이밖에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연결된 인사들도 눈에 띈다. 청와대 사령탑인 허태열 비서실장 내정자는 1974년부터 85년까지 11년 동안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당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한 박 당선인과 상당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박 전 대통령이 역점을 둔 제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에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참여하면서 ‘박정희 시대 압축성장’의 밑그림을 그렸다. ‘2세 출신 인사’도 있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부친인 고 서종철씨가 박 전 대통령의 육사 선배로, 박정희 정부에서 육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 등을 지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부친 고 류형진씨는 5·16 군사쿠데타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 교육부문 고문을 지냈고, 이후 유신교육의 기치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국민교육헌장 초안을 만든 인물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도 고르지 못한 인선이다. 30명 가운데 수도권 11명, 영남 9명, 호남 5명, 충청 4명으로 ‘영남 편중’을 벗어나진 못했다. 특히 핵심 요직은 영남권 인사들로 채웠다. 국무총리(경남), 청와대 비서실장(경남), 경호실장(부산), 민정수석(대구) 등 ‘힘있는’ 부처는 모두 영남 출신이다. 반면, 내각의 호남 출신 인사인 진영(전북), 방하남(전남) 장관 후보자는 모두 서울에서 자랐다. 청와대 인사에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이남기 홍보수석, 이정현 정무수석 등이 호남 출신이다.
출신학교는 ‘성·시·경’(성대, 고시, 경기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성균관대 출신 인사가 두드러진다. 30명 중 서울대 출신(10명) 다음으로 성균관대 출신(7명)이 많다. 특히 정홍원, 허태열 등 내각과 청와대 1인자가 성대 출신이고 총리, 법무장관, 민정수석이 성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청와대에는 비서실장과 국정기획·민정·홍보·교육문화 수석 등 12명 중 5명이 성대 출신으로, 서울대 출신(3명)보다 더 많다. 이명박 정부에서 약진했던 고려대 출신은 류길재(통일부) 후보자 1명뿐이고, 박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도 1명(최순홍 미래전략수석)에 머물렀다. 30명 가운데 고시 출신이 절반인 15명으로 고시 출신 관료를 우대하는 박 당선인의 인사 특성도 확인됐다.
이밖에 박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여성인재 중용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조윤선 여성가족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2명에 그쳐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시민사회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점에 비춰 새 정부의 내각·청와대에 시민사회 분야 출신은 전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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