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7.45% 급락해 118만원대로…시가총액 14조원 증발
미국에서 벌어진 특허소송에서 완패 당한 ‘애플 쇼크’로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이 하루 만에 14조원이나 날아갔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7.45%(9만5000원) 하락한 118만원으로 마감했다. 120만원 선 이하로 떨어진 건 지난 7월27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시가총액은 지난 24일 187조8060억원에서 173조8130억원으로 약 14조원 감소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우선주와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7.17% 내려 69만9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시가총액은 하루간 1조2000억원 사라지게 됐다.
애플과의 미국법원 소송 완패가 ‘단기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주가 낙폭은 예상보다 컸다. 장 초반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는 뉴스도 삼성전자의 급락을 막지 못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KDB대우증권은 종전 18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토러스투자증권은 168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증권가는 삼성의 주가 하락이 당분간 불가피하겠지만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이 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일방적인 승소가 삼성전자를 비롯해 IT산업 전반에 걸쳐 위협이 될 것"이라며 110만원 전후까지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휴대전화 실적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주가는 단기적인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향후 추가적인 배상금 발생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단기 악재가 될 것"이라면서도 "애플과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크고, 삼성전자 영업실적에 비해 배상금 규모가 적어 펀더멘털 훼손이 미미하다"며 단기 하락 이후 재반등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에 불리한 평결로 단기적인 주가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2년의 긴 기간이 필요한데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핵심적인 부품공급업체라는 점에서 협상력 강화를 꾀할 수 있어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 나온 배심원 평결에 따른 애플에 대한 삼성의 배상금은 약 1조 2000억원으로, 올해 삼성전자 예상 영업이익 28조원의 4.2%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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