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프렌치 쇼크] 외국인과 ‘錢爭’ 최전선 강남아줌마·슈퍼리치 있었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락 이후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 간의 ‘혈투’가 가중되는 가운데 ‘강남 아줌마’(강남 부유층)와 ‘슈퍼 리치’(Super Rich)가 주목을 받고 있다. 10~11일 이틀간 외국인의 집중 매도세에도 코스피 지수가 소폭이나마 반등한 것은 이들의 선방(매수) 때문이다.
▲ 주가와 환율이 소폭 오른 11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거래를 마친 여직원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정부는 외국인 투매를 막겠다고 공매도를 금지시켰지만 시장은 효과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팔고 국내 채권을 산다는 금융 당국의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주식·채권 시장의 구입 주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여전히 국내 금융시장은 외국인들의 ‘놀이터’지만 딱히 규제 방안은 없어 고민은 깊어만 간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10일보다 11.20포인트(0.62%) 오른 1817.44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15.69포인트 오른 469.2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285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고, 개인은 1059억원어치를 매입했다. 연기금은 2186억원을 순매수해 버팀목이 됐다.
이달 들어 10일 까지 외국인은 총 4조 5652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 8227억원을 순매수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개인 중에서도 강남 아줌마와 슈퍼 리치들의 힘에 주목한다. 속칭 강남 아줌마로 불리는 강남 부유층은 1인당 5억~10억원 정도를 증시에 넣었고, 슈퍼 리치들은 100억원대까지 새로 주식을 구입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A증권 지점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2100을 넘어서면서 부유층 고객의 투자가 뜸했지만 지난 9일부터 강남 부유층은 매일 3~4명, 슈퍼 리치는 1~2명이 거래를 시작했다.”면서 “절반은 단타 매매를, 절반은 가치주를 장기적 관점에서 매입하는 식으로 투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반등 분위기에 증권사에서 빚(신용대출)을 내 주식을 산 개미 투자자들은 12일 증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락할 경우 주식은 증권사 임의로 처분되고 개인에게는 빚만 남게 된다. 현재 큰 폭의 하락세에도 신용거래융자는 6조원대에 멈춰 있다. 김모(33)씨는 “정부가 외국인이 국내에 주식을 팔고 채권을 사면서 계속 머물고 있다고 해서 안정적으로 느껴 빚까지 내 주식을 샀는데 외국인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금융 당국의 발언에 대해 금융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이달 들어 8일까지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와 채권 순매입 규모가 얼추 맞았지만 10일까지 보면 주식은 4조 4547억원 순매도, 채권은 3620억원 순매수로 매도 규모가 10배 이상 크다. 외국인이 80% 이상을 이용하고 있다는 공매도에 대한 금지 조치 역시 전체 거래 규모의 3.6%에 불과해 실효성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외국인 매도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없다는 입장이다. 2008년 금융위기에도 장기펀드보유 세제 혜택, 증시안정펀드 조성, 연기금 주식 매수 유도 등 국내 투자자 대책 위주였다.
정부 관계자는 “외국인이 들어올 때는 환영하고 나갈 때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면서 “증시의 33%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 비율을 연기금 투자 확대 등을 통해 낮출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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