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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먹는 제네시스 때문에…K9 ‘속앓이’ (한겨레 2012.08.02 10:19)

한솥밥 먹는 제네시스 때문에…K9 ‘속앓이’

 

6~7월 두달내리 판매량 뒤져
동급이지만 1천여만원 비싸

케이(K)9(사진)를 살까? 제네시스를 살까?

지난 5월부터 본격 판매된 기아자동차의 대형 세단 케이9가 한솥밥을 먹고 있는 현대차의 제네시스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1일 기아차의 판매 실적 자료를 보면, 케이9의 월별 판매량은 지난 5월 1500대, 6월 1703대, 7월 1400대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출시 당시 월 2000대를 판매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배기량 기준 동급 차량인 현대차의 제네시스에 견줘서도 6~7월 두 달 내리 판매량에서 뒤졌다는 것이다. 제네시스는 6월과 7월에 각각 1784대와 1620대가 판매됐다.

판매 현장에서는 케이9의 저조한 판매 원인으로 비싼 옵션가격을 주로 꼽는다. 먼저 기아차 쪽이 티브이(TV) 광고 등을 통해 집중 홍보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후측방 경보시스템 등 첨단 안전·편의 장치 구매 비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가령 케이9의 세부 모델 중 가장 저렴한 3.3ℓ 프레스티지(기본형) 모델(5290만원)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경우, 최소 340만원 이상을 더 얹어야 한다. 차값이 5000만원 중반대에 육박하는 셈이다. 서울 강남구 한 기아차 영업점 직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 매력에 끌려 매장을 찾은 고객들 중 옵션가격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그런 고객들은 십중팔구 제네시스 쪽으로 눈길을 돌린다”고 말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나 후측방 경보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차값이 1000만원 정도 싼 제네시스(모던형 4390만원)가 더 낫게 다가온다는 의미다. 케이9의 엔진은 제네시스와 동일하고, 차체 등 플랫폼은 에쿠스와 같다. 서울 용산구 한 현대차 영업점 직원은 “케이9 출시 전까지는 구매를 미루던 고객들 중에 출시 이후 다시 제네시스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7일 기업설명회에서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 등으로 판매가 다소 부진한 면이 있다”며 “하반기에 성능개선, 적극적인 마케팅, 수출시기 보완 등을 통해 전체 판매계획에 차질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