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원로들, `당 화합.단합` 당부 (연합뉴스 2009.05.08)

"李대통령.박 전 대표, 대화 필요"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한나라당 원로들이 8일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당이 처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당내 화합과 단합을 주문했다.

특히 당 원로들은 이날 낮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박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회의에서 당내 계파 갈등을 우려하며 화합을 촉구하는 당부를 잇따라 쏟아냈다.

김수한 상임고문은 인사말에서 "당이 지난 재보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불찰이고 정말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국민의 민심을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분열"이라며 "단합된 모습이 국민에 대한 최대 보답"이라고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이에 박 대표는 "정말 면목이 없다"며 "화합에 계속 노력하고 이명박 정부의 성공적인 5년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길을 꾸준히 걸어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비공개 회의에서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만나 근본적인 화해에 나서야 하고, 박 대표가 책임감을 갖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윤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고문들은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허심탄회한 대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두 분이 국정운영의 동반자로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게 좋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고문들은 또 "한나라당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박희태 대표밖에 없기 때문에 박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은 덧붙였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또 친박(친박근혜)계 김무성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론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고문들은 "`김무성 추대안'은 당 화합을 위한 중대한 결정이기 때문에 당이 끝까지 추진하라고 당부했다"고 조 대변인은 밝혔다.

반면 김용갑 상임고문은 "박 대표가 느닷없이 `김무성 카드'를 냈는데 진정성이 부족하다"며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박 대표는 마무리에서 "이번 제안은 진정성 있는 결단"이라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맺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명윤 신영균 김용환 이세기 등 상임고문 18명과 박순자 최고위원, 임태희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