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내부 복잡한 셈법..여진 이어질듯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에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힘에 따라 그 실현 가능성이 한층 낮아졌다.
미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8일 미국으로 급파된 김효재 대표 비서실장과 단독 면담을 갖고 "절차상 문제가 아닌 원칙의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날 자신이 내놓은 "당헌.당규를 어겨가면서 그런 식으로 원내대표를 하는 것은 반대"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 아니라, 절차상 문제를 원칙론적으로 제기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에도 단호히 선을 그은 것이다.
당사자인 김무성 의원은 입을 닫았다. 당분간 입장을 내놓지 않을 방침이다. 고민만 깊어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 전 대표가 두 번이나 반대 입장을 밝힌 이상, `화합 카드'로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의 의미는 사실상 퇴색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주류 일각에서는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일단 화합책의 첫 방안으로 내놓은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가 물건너 갈 경우 전체적인 구상 자체가 무너지는데다, 당장 그만한 대안이 마땅치 않다.
게다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등장한 배경엔 박 대표 뿐 아니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전 최고위원까지 주류 내부의 이해관계가 교묘히 맞아떨어진 측면이 없지 않다.
박 대표 입장에선 재.보선 참패의 `지도부 책임론'을 비켜가기 위해 전면적 화합책이 필요했고, 측근 정종복 전 의원이 출마한 `경주 참패' 책임에서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전 부의장도 친박과 화합이라는 권력 분산을 통해 잠시 몸을 숙일 이유가 분명했다.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재기를 노리는 이 전 최고위원 입장에서는 당장 국회 재입성을 위해 친박측과 손을 잡는 일이 급선무일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 전 부의장과 이 전 최고위원 측에서 아예 김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설득하며,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중이라는 설까지 나돈다.
소장파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도 김 의원의 경선 출마를 주장하고 있다.
한 수도권 초선은 이와 관련, "대부분 의원들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당내 화합을 이루는 경선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김 의원이 경선에 출마하면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소장파는 "김 의원 입장에서는 어차피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은 것 아니냐"면서 "이렇게 된 이상 경선에 출마해야 하고, 출마하면 당선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박 전 대표가 두 번이나 반대 입장을 밝힌 이상, 어떤 형태로든 출마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친박 재선은 "박 전 대표가 두 번이나 입장을 밝혔으면 이미 끝난 문제"라며 "김무성 원내대표 문제는 어렵다고 봐야한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박 전 대표는 애초에 당직을 친이.친박으로 가르는 자체에 반대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의원은 오는 10일 터키 출국을 앞두고 있다. 김 의원의 최종 선택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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