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전형 합격자 늘리되 면접시험 강화한다 | |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⑩ 케이티(KT) |
지난달 29일 오후 경기도 분당의 케이티(KT) 사옥. 올 하반기 케이티 입사를 준비 중인 김의한(25·강남대 경영학과 4학년)씨가 케이티 인재경영실의 정준수 인사담당 상무를 찾았다. 3만5천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케이티는 지난 1997년 이후 유선전화 중심의 사업구조를 무선과 인터넷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한층 높아졌다. 최근 케이티에프와의 합병으로 이런 관심은 더 고조될 전망이다. 정 상무는 “올해부터 서류전형 통과 인원을 대폭 늘리는 대신, 면접시험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류 통과는 합격’ 옛말…최종합격자의 5~6배수 뽑기로
점수보다 다양한 활동 중시…시사 주제 토론면접 첫 시행
-서류전형 통과 인원을 얼마나 늘리는 건가?
“그동안 최종 합격자의 3배수 정도만 서류전형에서 통과시켜왔다. 면접을 볼 수 있는 지원자의 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 여건이 있었다. 앞으로는 5~6배수 정도로 서류전형 통과 인원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이미 상반기 석·박사 채용에서도 이런 원칙을 적용했다.”
어떤 배경에서 나온 조처인가?
“보통 케이티 입사시험 경쟁률이 150 대 1 정도가 된다. 그런데 서류전형 통과 인원이 적다 보니, ‘케이티 입사시험은 서류전형만 붙으면 된다’는 인식이 구직자들 사이에서 많이 퍼져 있더라. 회사 내부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본 결과, 서류전형으로만 인재를 가려낼 수는 없다는 평가도 많았다. 이에 서류전형 통과인원을 늘리는 대신, 면접시험을 강화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상태다.”
-서류전형에선 어떤 항목을 비중있게 보는가?
“점수형 인재는 사양한다. 대신 학창시절에 어떤 다양한 활동을 했는지를 유심히 관찰한다. 예를 들어 인턴 경험이나 동아리 활동, 공모전이나 경진대회 수상 경험 등은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요즘은 인턴 경험을 볼 때, 업무 수행 여부와 인턴과정에서의 성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는 편이다.”
-자기소개서 작성에서 유의할 점은?
“열정, 신뢰, 고객지향 등의 키워드를 부여한 뒤, 지원자의 과거 경험을 쓰도록 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은 아주 구체적인 사례로 써야 하며, 자신이 가장 잘하는 걸 쓰는 게 좋다. 면접 때까지 질문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대 출신으로 체육학을 전공한 어떤 지원자는 자신이 골프를 잘 쳐서 지역 유지들을 많이 알고 있다고 썼더라. 면접관들에게 썩 유리한 전공이 아니었지만, 영업부문 등에서 강점을 발휘할 여지가 보여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전문 자격증 취득도 입사에 도움이 되나?
“분야별로 필요로 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디어분야의 경우 웹마스터 자격증 등이 우대되고, 마케팅 분야도 시장조사분석사, 판매사 자격증 등이 도움이 된다. 1개 이상은 취득하는 게 유리하다.”
-면접시험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나?
“기존에 실시해온 직무별 역량 면접과 프리젠테이션 면접 외에 그룹토론 면접이 추가될 예정이다. 최근 몇년간 케이티에선 그룹토론 면접이 시행되지 않았다. 그런데 사업부문별로 이야기를 들어보면, 팀단위로 토론해서 결정할 일이 굉장히 많다. 이런 요구들을 반영하기로 했다.”
| ||||||
“시사 이슈를 중심으로 주제가 주어진다. 예를 들어 ‘인터넷 종량제’에 대한 찬반토론 등을 떠올리면 되겠다. 독단적인 태도를 보이는 지원자들은 후한 점수를 받을 수가 없다. 개별 인터뷰에선 말을 잘하다가도, 그룹토론에선 한마디도 안하는 지원자들이 있다. 이런 유형도 곤란하다. 교수님 등 자신보다 연배가 높은 분들 앞에서 연습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다. 면접관들이 대체로 지원자보다 나이가 많고 사회경험도 더 많기 때문이다. 미리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준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면접을 준비하는 지원자의 입장에선 첫인상에 대한 부담이 크다. 면접관의 입장에선 어떤가?
“사실 첫인상도 어떤 측면에서 보면 선입견이다. 가급적 첫인상으로 지원자를 평가하지 않으려고 한다. 첫인상은 좋았지만, 면접을 볼수록 밑바닥이 드러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역량에 자신감이 없는 상태에서 개성있는 첫인상을 주려고 노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직무별 역량면접의 평가방식은 무엇인가?
“인터뷰와 시뮬레이션 기법에 의해 평가한다. 인터뷰는 30분 정도 진행되는데, 지원자들이 자기소개서에 쓴 내용에 대해 면접관들이 심층 질문을 던진다. 행동패턴을 관찰하면서 지원자의 태도와 역량을 평가하는 BEI(Behavior Event Interview)기법에 의해 점수를 매긴다. 기존 사원 가운데 높은 성과를 내는 이들의 핵심 역량을 추출한 뒤, 지원자에게 이런 가능성이 보이는지를 관찰하는 식이다. 여러 개의 그림을 보여주고 생각을 묻는 등 가상의 상황을 제시하고 평가하는 시뮬레이션 기법도 활용된다.”
-영어 말하기 시험을 도입할 계획이 있나?
“글로벌 사업부문에선 일부 영어로 프리젠테이션 면접을 본다. 그러나 일반 부문은 영어 인터뷰가 별도로 없다. 다만, 이력서에 제2외국어를 능통하게 한다고 쓴 지원자가 있다면 면접관들이 가끔 자기소개 혹은 노래를 시켜보기도 한다.”
-최종면접 성패는 어디서 갈리나?
“회사의 조직가치를 잘 실현할 사람을 뽑는다. 자신의 발전만 고려하는 지원자는 회사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선 기업의 윤리경영이 강조되면서, 도덕성이나 윤리성 등도 많이 보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구직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갈수록 끈기있게 일을 완수하는 불굴의 정신이 부족해지는 것 같다. 60~70년대 고속성장기 기업인들의 주된 특징인 ‘하면 된다’는 식의 집념을 가진 지원자가 많이 안 보인다는 뜻이다.
입사에 성공한 어느 지원자의 경우,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유흥업소 알바로 일한 경험과 자신이 직접 피시(PC) 수리점을 차렸다가 실패한 경험 등을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있다. 결국 현장 영업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지방대 출신에다 학점이나 어학 점수도 겨우 커트라인을 넘긴 수준이었지만 외려 높은 점수를 받았다.”
|
'교 육 > 취업전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용시장은 아직도 한겨울 (한국일보 2009.06.11) (0) | 2009.06.11 |
---|---|
청소년 우울증 해법은 … (중앙일보 2009.06.03) (0) | 2009.06.04 |
공무원 공채 50대 대거 응시…7급직 80대 1 (매일경제 2009.06.02) (0) | 2009.06.02 |
2주일 일자리 캘린더 (조선일보 2009.05.24) (0) | 2009.05.28 |
고시플러스 (서울신문 2009.05.14) (0) | 2009.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