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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뉴스/깜짝뉴스

<이천소방서의 2억원짜리 관상어 구하기> (연합뉴스 2009.06.10)

<이천소방서의 2억원짜리 관상어 구하기>

경기도 이천소방서가 아파트 정전사고로 산소공급을 받지 못해 죽기 직전의 2억2천만원 상당의 관상어 3마리를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이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50분께 이천시 모 아파트의 정전신고를 받고 출동, 엘리베이터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던 중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모씨의 다급한 구조요청이 이어졌다.

이씨는 "집에 6t이나 되는 물이 담긴 수족관 3개가 있는데 정전 때문에 물이 순환되지 않으면 압력 때문에 수족관이 터져 아파트 전체가 물바다가 된다. 빨리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엘리베이터 고립 주민 구조를 마친 구조대원들은 곧바로 차에 있던 60㎏짜리 이동식 발전기를 들고 이씨 집으로 올라가 40여분간 수족관에 전기를 공급, 물을 순환시켜 수족관 누수를 막고 관상어도 살려냈다.

당시 이씨 집 거실은 수족관에서 새어 나온 물로 흥건했고 가로 2m 세로 1m 크기의 벽걸이 수족관 3개에는 60㎝ 크기의 물고기 1마리와 이보다 조금 작은 같은 종류의 물고기 2마리가 수족관에 한 마리씩 들어 있었다.

이씨는 구조대원들에게 "고맙다"고 했지만 수족관에 있던 물고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무를 마치고 소방서로 돌아온 구조대원들은 희안하게 생긴 물고기가 궁금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고 자신들이 살려 낸 물고기가 6천만원짜리 2마리에 1억원짜리 1마리를 합쳐 2억2천만원이나 되는 홍용(紅龍)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홍용은 아마존의 '살아있는 화석'으로 알려진 아로와나(arowana)의 일종으로,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며 띠 모양을 갖추고 있으며 학문적 가치보다 관상가치가 매우 뛰어난 관상어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6t이나 되는 수족관 물이 넘치면 아파트 전체에 큰 피해가 있을 것을 우려해 수족관에 비상전기를 공급해 준 것이지 물고기를 살리려고 출동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