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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치

이석현 `대통령 진퇴발언` 논란 (연합뉴스 2009.06.16)

이석현 `대통령 진퇴발언` 논란

靑관계자 "대꾸할 가치도 없는 얘기"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16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오해의 소지가 있자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서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4선의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중진 연석회의에서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 내용을 거론, "이 대통령은 국정 기조를 바꾸는 게 아니라 국민의식을 바꾸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국민코드에 맞춰야지 국민이 대통령 코드에 맞추면서 따라갈 순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스스로의 진퇴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 발언의 역풍을 우려한 듯 "이 의원의 발언은 어제 천주교 사제단의 시국선언을 인용한 것이죠"라며 곧바로 진화를 시도했고 이 의원도 "그렇다. 그런 취지로 말한 것이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 의원은 발언 진의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사제단이 `대통령이 국민 뜻을 받들지 못할 바에야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말한 것에 부연해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언급한 것"이라며 "내가 너무 심했나.."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이 다시 "대통령이 국민 코드에 맞춰야지 국민이 대통령 코드에 맞추냐"고 언성을 높이자 회의장에 있던 일부 의원은 "거기까지만 말씀하시라"며 제지에 나섰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4일 의원 워크숍에서도 "이 대통령이 사과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고,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이 물러나야 할 일"이라며 "이 대통령이 국정 일선에서 물러나고 덕망있는 국무총리를 물색해 책임총리제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강경발언을 쏟아냈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시대착오적 궤변에 이은 또 한 번의 망언"이라며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진퇴를 거론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모독이며 민주주의와 헌법정신의 파괴행위"라고 비난했다.

조 대변인은 "국회 문을 닫아놓고 할 일도 안 하면서 반정부 투쟁 선동도 모자라 대통령 퇴진을 들고 나오는 것은 국회의원 자격을 의심하게 한다"며 "이 의원은 즉각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해야 하며, 민주당 지도부도 이 의원에 대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와대는 이 의원의 이 대통령 진퇴 발언에 대해 공식 반응을 자제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어이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청와대 한 고위관계자는 이 의원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대꾸할 가치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