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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취업전쟁

울산과학대의 `배짱`..대졸자도 가려 뽑았다 (연합뉴스 2010.02.04)

울산과학대의 '배짱'..대졸자도 가려 뽑았다

올해 에쓰오일㈜에서 뽑은 전체 생산직 신입사원 74명 가운데 39.2%인 29명이 울산의 한 전문대학 졸업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전체 생산직 신입사원 55명중 43.6%인 24명을 이 전문대학 출신자를 선발했다.

생산직 신입사원의 경쟁률은 지난해와 올해 10대 1이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 대학 졸업생이 전국 145개 전문대학 출신자와 비교하면 전공지식이 풍부하고, 곧바로 산업현장에 투입해도 적응할 수 있는 숙련기술을 지녔다”며 “모집 때 별도의 특혜를 주지 않았으나 해당 분야의 기술 습득력이 돋보여 이들을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바늘구멍보다 좁은 취업난에 이처럼 상한가를 올리는 곳은 울산시 동구 울산과학대학(총장 이수동)이다.

이 대학은 이런 소문이 퍼지자 최근 들어 4년제와 전문대 졸업자들이 신입생으로 입학하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올해 신입생으로 4년제 대학 졸업자 125명, 전문대 대학 졸업자 205명 등 대학 졸업자가 330명이나 지원했다.

이 대학은 4년제 대학 졸업자 125명 중에서 46%인 58명을 탈락시키고 67명을 합격시키고, 205명의 전문대 졸업자 가운데 55.6%인 114명을 떨어뜨리고 91명만 최종 합격자 명단에 올리는 등 ’배짱’을 튕겼다. 이들 합격자 158명은 전체 정원 2천140명의 7.4%가 되는 규모이며, 대졸 지원자의 합격률은 45.4%이다.

울산과학대학 관계자는 4일 동일 학과에 너무 많은 학생이 몰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이 대학에는 4년제 대학 졸업자 104명과 전문대 졸업자 190명 등 294명의 대졸자가 신입생으로 들어가려다 4년제 41명, 전문대 71 등 112명을 제외한 61.9%인 182명이 불합격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또 지난 2008년에는 4년제 대학 졸업자 67명과 전문대 졸업자 126명 등 193명이 신입생으로 응시했다가 4년제 30명, 전문대 74명 등 104명만 합격하고 46.1%인 89명은 불합격했다.

전문대학이 4년제와 전문대를 졸업한 학생 가운데 우수한 학생만 가려 뽑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대학이 이런 ’위세’를 떨치는 것은 산-학 연계 교육프로그램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기업체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전문교육을 강화하고 한 해 300여명의 우수 인재를 뽑아 선진국 연수를 보내 관련 전공과목의 기술과 영어를 습득하도록 하는 등 학생이 적성과 특성을 한껏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수동 총장은 “지난해 인하공전에서 우리 학교의 교육프로그램을 벤치마킹했고 조만간 대덕대학에서도 산-학 연계프로그램을 보러 오기로 했다”며 “전문대학도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기업체 입맛에 꼭 맞는 인재를 배출하면 취업난도 끄떡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