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너무 힘들어" 새끼 기러기의 귀환
◆逆이민이 늘고있다 (中)◆
해외 이민자 2세와 1990년대 후반부터 대거 조기유학을 떠났던 이른바 '새끼 기러기'('기러기 아빠'들의 유학생 자녀)들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노령이민자들의 '유턴' 현상은 귀소본능이나 여생을 고국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내고 싶어하는 정신적 안정 추구의 측면이 크다면, 젊은 세대는 일자리와 성공의 기회를 노리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많다.
타국에서 인종차별과 '유리천장'을 몸으로 느껴본 데다 2008년 이후 지속되는 취업난으로 구직 기회마저 크게 줄면서 한국 땅을 다시 밟는 것.
최근 몇 년 동안 삼성 현대 등 한국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글로벌화하면서 한국에서 오히려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 점도 젊은 세대의 한국행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금융위기로 미국에서 아시아 출신이 주류로 편입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해외파 젊은 세대가 언어 실력과 글로벌 마인드를 바탕으로 한국 취업시장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에모리대 4학년 K씨(22ㆍ여)는 "미국에서 세계적 인재들과 겨루며 갖춘 경쟁력과 미국 시장에 대한 적응력ㆍ통찰력을 무기로 한국 기업에서 활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로펌에서 일하고 있는 유학파 A씨(25ㆍ여)는 "미국 정서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인종차별을 실감하는 친구들도 많은데 그들 대부분이 한국 기업에 들어오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행을 택하는 젊은 유학생들이 늘면서 국내 취업과 조직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모임도 열리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조지아주 명문 에모리대학 한인 경영동아리 KLIG 학생을 주축으로 미국 각 대학 한인 유학생 65명이 국내 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역이민 자녀 2세로 초고속 승진해 모 컨설팅 업체 상무가 된 조 모씨(38)는 "해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도 한국의 글로벌 기업과 공동 업무를 진행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 업무 스타일에 적응하면서 경력직으로 한국 기업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이 국내 기업에 취업하고 난 뒤에는 문화적 차이 등으로 조직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많다.
모 은행 대리 이 모씨(29ㆍ여)는 "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들어온 한 사원은 회사에서 하는 회식도 거부하고 약속이 있다며 퇴근해 버리곤 한다"며 "보수적인 회사 상황을 잘 설명했지만 태도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며 난처함을 토로했다.
한 이민자 자녀 출신 회사원은 "젊은 유학파, 이민자 자녀들은 윗사람들이 퇴근하고 나서야 아랫사람들도 퇴근하는 한국의 기업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 특유의 집단문화에 대해서도 어려워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기성 이민정책연구원 박사는 "국내 기업에서도 해외파 인력들을 채용만 할 뿐 조직적응을 돕는 등의 관리를 잘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이 국내파 직원들과 잘 융화하고 조직에도 기여할 수 있게끔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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