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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예술향기 가득한 섬으로의 기행, 진도| 내 마음 속 풍경

[여행지] 예술향기 가득한 섬으로의 기행, 진도| 내 마음 속 풍경
정중규 조회 254 | 09.08.23 00:32 http://cafe.daum.net/bulkot/39Gc/2882

진도군 조도, 전설 품은 154개섬 올망졸망

입력: 2008년 04월 22일 20:01:45

전남 진도군 조도는 섬 속의 섬이다. 섬과 섬 사이를 이리저리 헤집고 가야만 볼 수 있다. 섬 하나를 지나면 또 다른 섬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조도(鳥島)’라는 이름도 새떼처럼 많은 섬이 모였다고 해서 붙여졌다. 유인도 35개, 무인도 119개를 합쳐 총 154개. 우리나라 면단위 중 가장 많은 섬을 거느렸다. 조도군도의 어미섬인 조도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했지만 찾는 이가 많지 않다. 바로 밑 관매도의 유명세 때문이다. 그만큼 개발의 혜택에서 벗어나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다. 천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해 ‘섬다운 섬모습’을 고스란히 내보인다.

도리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도군도

진도여행의 시작은 전남 해남군 문내면 학동리와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를 잇는 진도대교를 건너면서부터다. 다리 아래 폭은 300여m로 넓지 않지만 바닷물은 아찔할 정도로 거세다. ‘바다가 울면 물이 돈다’는 울돌목이다. 한자로 ‘명량(鳴梁)’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물리쳤던 명량해전의 본거지다. 이즈음 만발한 유채꽃과 어우러진 다리 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여기서 18번 국도를 따라가면 팽목항. 하조도 어류포항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차를 싣고 가는 철부선이 하루 5~6회 운항할 뿐 항구는 차분하고 한적하다.

조도군도의 어미섬 겪인 상·하조도는 일찍이 외국인의 눈을 통해 아름다움을 인정받았다. 19세기 우리나라 서해안을 항해하던 영국함대는 상조도에 올라 바라본 풍광에 반해 섬마다 영국식 이름을 붙였다. 영국 해군장교이자 여행가인 바실 홀은 그의 저서 ‘조선 서해안 및 류큐제도 발견 항해기(조선항해기)’를 통해 조도를 ‘지구의 극치’라고 표현했다.

팽목항을 떠난 여객선은 30여분 만에 하조도 어류포항에 닿는다. 1909년 첫 불을 밝힌 100년 역사의 하조도등대가 명물. 어류포선착장에서 면소재지로 들어가다 왼쪽으로 꺾어 4㎞ 정도 해안절벽을 따라간다. 수평선 너머 진도 본섬과 마주한 등대는 하얀색 몸체가 쪽빛 바다와 어우러져 운치가 있다.
불도

등대 뒤편에는 ‘만물상’이라 불리는 기암절벽지대다. 이곳 주민들은 바위 하나하나의 표정이 부처님 같다고 해서 ‘만불상’으로 부른다. 하조도 동남쪽 끝에 자리잡은 신전해수욕장이 유명하다. 모래질이 단단해 자동차가 지나가도 바퀴가 빠지지 않을 정도다. 해안에 조성된 송림은 야영장으로 그만이다.

하조도의 전망 포인트는 돈대봉(230.8m). 30여분 산길을 따라 발품을 팔아야 한다. 소나무와 정금나무가 우거진 산길은 제법 땀이 송골송골 맺힐 정도로 가파르지만 섬산행의 묘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사방이 확 트여 거칠 것이 없는 정상은 전망대가 따로 없다. 가쁜 숨을 고르고 사방을 둘러보니 다도해에 점점이 박힌 섬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발아래 나래마을 포구도 정겹다. 조도 주변 바다는 수많은 섬이 파도를 가로막아 호수처럼 잔잔하다.

상조도와 하조도는 조도대교로 이어져 왕래가 편하다. 1997년에 완공된 조도대교는 진도대교(480m)보다 긴 510m에 왕복 2차로 도로를 깔았다.

하조도 돈대봉에 버금가는 상조도 전망대는 도리산(210m) 전망대. 상조도분교를 지나 여미항으로 가다보면 전망대로 오르는 길을 만난다. 정상까지는 포장이 돼 있어 차로 오를 수 있다.
운림산방

좌측에 지붕을 얹은 정자를 조금 지나 KT중계소 정문 앞에 목재 데크로 전망대를 만들었다. 코앞 나배도를 비롯해 조도대교, 하조도, 죽항도, 관매도, 대마도, 동·서거차도, 병풍도, 관사도, 배도, 내·외병도, 백야도, 눌옥도, 백야도 등 다도해의 올망졸망한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태산에 올라 천하를 굽어보는 느낌이다.

저마다 해무를 깔고 앉은 섬은 무척 몽환적이다. ‘첩첩섬중’에 있는 듯 이 많은 섬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신비롭다.

진도군청 허상무 해설사는 “맑은 날이면 멀리 제주도 한라산과 추자도까지 볼 수 있고 섬 사이로 뜨고 지는 일출과 일몰이 장관”이라며 “옛 선조들이 이곳의 바다색을 보고 청자를 빚었다”고 자랑이다.

발아래 은빛 바다를 수놓은 양식장도 그림 같다. 양식장에는 조도 특산물인 톳과 미역이 달려 있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어설프게 손을 댄 여느 관광지와 달리 다도해 본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인곤 진도 부군수는 “이곳이 바로 한국의 하롱베이”라며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이만한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방낙조

조도에도 관매도처럼 8경이 있다. 하조도 등대, 도리산 전망대, 손가락바위, 조도대교, 신전해수욕장. 만물상바위, 맹성리 작은달숲, 목넘애해변 등이 조도 8경에 꼽힌다.

사람의 신체모양이나 동물을 닮은 기이한 섬을 코앞에서 볼 요량이라면 유람선관광에 나서 볼 만하다. 쉬미항에서 출발하는 유람선과 팽목항에서 배를 빌려 둘러보는 방법이 있다. 가사군도, 성남군도, 상조군도, 하조군도, 거차군도, 관매군도 등 조도 6군도 탄성이 절로 나온다.

생긴 모습도 기묘하다. 달빛에 하얗게 변하는 백야도, 갈라지고 금세 무너질 듯한 외병도와 내병도, 바다 위로 치솟은 옥도와 유금도, 떨어졌다 붙었다 하는 북도, 사자모양의 광대도, 남자의 성기를 닮은 바위가 우뚝 솟은 방아도, 한 폭의 병풍을 펼쳐놓은 듯해 병풍도, 주지도(손가락섬), 양덕도(발가락섬), 가사도 등 섬마다 품고 있는 사연과 모양새가 제각각이다.

이렇듯 아름다운 곳에서 문화와 예술이 싹을 틔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예부터 시·서·화·창에 걸쳐 찬란한 문화예술을 꽃피운 진도가 ‘예향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운림산방·세방낙조 볼만…성게알젓 등 입맛여행도 -

▲찾아가는 길:서울→서해안고속도로→목포IC→영산호하구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77번 국도→우수영→진도→18번 국도→진도읍→임회면 팽목항→하조도 어류포항

▲주변 볼거리:조도면에서는 관매도와 관매해수욕장, 조도군도, 병풍도, 가사군도 등의 볼거리가 있고 본섬에서는 운림산방, 진도읍성, 신비의 바닷길, 세방낙조, 진도해양생태관, 녹진전망대, 용장산성, 남도석성, 쌍계사, 첨찰산, 소치기념관, 토요민속공연 등을 둘러볼 만하다.

▲유람선관광:진도읍 쉬미항을 출발해 저도, 작도도, 광대도(사자섬), 송도, 가사혈도(구멍섬), 주지도(손가락섬), 양덕도(발가락섬), 방고도를 거쳐 쉬미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연중무휴로 운항하며 1시간20분 정도 소요된다. 대인 1만원, 소인 5000원. (061)544-0075

▲특산품&맛집:진돗개, 구기자, 홍주, 돌미역, 참전복 등/옥천횟집(061-543-5664)은 모둠회가 포함된 한정식이 유명하다. 싱싱한 활어회와 함께 성게알젓, 전복젓, 해삼창젓 등 다양한 젓갈이 입맛을 돋워준다. 이외에 다도해 관광회센터(061-543-7727), 사랑방식당(바지락회, 061-544-4117), 궁전식당(듬북국, 061-544-1500) 등이 있다.

▲숙박:조도면에는 산수장(061-542-2445), 신비장(061-542-5268), 선우장(061-542-8889),김정자민박(061-542-8980), 김주명민박(061-542-5197), 문석문민박(061-542-5003) 등이 있고 본섬에는 청소년수련관(061-542-9584), 진도마린빌리지(061-544-7999), 국립남도국악원 사랑채(061-540-4033), 남강모텔(061-544-6300), 진도스케치(061-542-2114) 등이 있다. 남도민박(www.namdominbak.go.kr) 참조

▲문의:진도군청 문화관광과 (061)540-3219, 조도면사무소 (061)540-3457


- “진도판 모세의 기적 참여하세요” -
신비의 바닷길축제

“신비의 바닷길 체험해 보세요!”

‘제31회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5월5~7일까지 3일 동안 고군면 회동리 일원에서 열린다.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 2.8㎞ 길이의 바다가 폭 40~60m로 갈라지는 것을 기념해 열리는 축제는 2007·2008년에 문화관광 유망축제에 선정됐다. 신비의 바닷길은 1975년 주한 프랑스 피에르랑디 대사가 바닷길이 갈라지는 현상을 목격, 프랑스 신문에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 소개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고 1996년 일본 가수 ‘덴도요시미’의 노래 ‘진도 이야기’가 히트하면서 일본 관광객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았다.

5월4일 전야제를 필두로 시작되는 축제는 진도씻김굿, 남도들노래, 강강술래, 진도만가 등 민속민요 시연을 비롯해 초청가수 공연 등 주·야간 공연이 펼쳐질 예정. 또 진돗개 묘기자랑, 외국인 문화체험, 개매기 체험, 장군포토존 운영, 서화 및 진도아리랑을 배울 수 있는 예향 진도 체험 등이 부대행사로 열리고 바닷길을 건너며 조개나 미역 등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세계 최장의 바닷길(2.8㎞)’과 ‘바닷길에 들어가 있는 체험관광객 숫자(약 1만명)’ 부문이 세계 기네스북에 도전,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기록원 호남지역본부는 5월5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전문장비에 의한 측정과 사진, 동영상, 확인서 등 기록물을 제작해 영국 기네스월드레코드 본사에 공식 등재를 요청할 예정이다.

기네스기록 도전에는 제한이 없으며, 5월5일 오후 4시50분까지 신비의 바닷길 현장에 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진도 | 글·사진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

예술향기 가득한 섬으로의 기행, 진도

원형을 찾아 떠나는 보배의 섬

05.09.29 13:19 ㅣ최종 업데이트 05.10.07 17:40 박병순 (daisycat)

지난 여름 고향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을 때 서울에서 손님이 왔다. 부부였는데 기차로 목포까지 왔고 내가 그곳까지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갔다. 그런데 차에 오를 생각은 않고 다짜고짜 시장을 찾았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묻자, 장을 봐가야 되지 않느냐고 되려 묻는다. 얘기를 더 듣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진도를 볼품없이 작고 먹을 거리도 맘대로 살 수 없는 초라한 섬으로 생각하셨단다.

80년도 중반 진도대교가 놓이기 이전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될 법도 하다. 그때는 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육지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축구하다 좀 세게 차면 공이 바다로 빠진다더라”라는 유행어가 나돌았으니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는 모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진도는 살아 숨쉬는 박물관이다. 지금의 진도는 많이 변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농경사회의 모든 원형을 그대로 잘 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물론 외지인이 생각하는 가장 인상적인 진도의 풍경은 씻김굿이다. 유배지의 땅 진도, 그곳의 삶과 문화를 따로 떼어놓고는 말할 수 없는 곳이다. 진도 아리랑이 그랬고 질펀한 육자배기가 들노래와 함께 진도의 정서를 말해준다.

무형 문화재에 관한 애틋한 사연들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지금부터 볼거리 가득한 여행지로 떠나 보도록 하자. 사실 한두 군데만을 쓰려던 계획을 바꾸기로 했다. 그 먼 곳까지 여행을 가면서 단 몇 곳만을 보고 온다면 애써 먼 길 여행한 본전 생각 간절할 것 같아서 다소 길어지더라도 섬 전체는 아니지만 가볼만한 곳 몇 군데 추가하기로 했다. 아직도 진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기에 그런 분들을 위해 기회를 엿보고자 함이다.

▲ 진도대교(쌍교), 왼쪽으로 보이는 다리는 2006년 완공예정이다.사진을 찍은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주위 작은 섬들이 소곤 거리 듯 올망졸망하게 떠있다.
ⓒ 이기복
진도의 관문, 진도대교와 울돌목

이곳은 진도개와 함께 진도의 상징이다.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신을 무찌른 명량대첩지 울돌목 위에 놓여 있다. 울돌목이란 "소리를 내어 우는 바다 길목" 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이고 한자어로 명량(鳴梁)해협이라 불린다. 울돌목의 폭은 294m 정도이나 물살이 세고 소용돌이가 쳐서 그 소리가 해협을 뒤흔들 정도라고 하며, 2006년 완공을 목표로 제2의 진도대교가 가설 중이다.

올망졸망 세방낙조 전망대

▲ 세방낙조/무슨 말이 필요할까, 절로 감탄사가 토악질 하듯 한다
ⓒ 박병순
올해 문화관광부에서 지정한 전국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으로 추천한 곳이다. 진도의 서부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아름다운 다도해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 그 사이로 올망졸망 떠있는 섬들의 어우러진 경관은 자연이 빚어 놓은 예술품이다. 여기에 더해 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지독한 홍주 한잔 곁들인다면 나도 어느새 풍류를 읊는 시조시인이 되고 만다.

운림산방과 쌍계사 그리고 소치 기념관과 진도 역사관

▲ 운림산방/왼쪽 뒤로 쌍계사가 있고 오른쪽엔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연못뒤에 소치 생가가 있으며, 뒤로 보이는 산이 첨찰산이다.연못에서 영화"스캔들"을 촬영했다.
ⓒ 이기복
운림산방(전남 기념물 제51호)은 추사 김정희의 제자로 조선시대 남화의 대가인 소치 허유(련) 선생(1809-1892)이 말년에 거처하며 여생을 보냈던 남종화의 요람이다. 이곳을 거점으로 전개된 허씨 가문 4대에 걸친 예술은 진도가 이룩한 인문주의 예술의 절정이며 19세기 한국 미술의 꽃이다. 운림산방은 연못과 어우러져 정원과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생가와 함께 소치 기념관과 진도 역사관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기념관 내에는 소치선생부터 4대에 걸쳐 탄생된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운림산방과 소치선생의 대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역사관은 선사 고대실을 비롯 삼별초실, 유배 문화실, 아리랑실 등으로 진도의 역사와 문화를 보는 이로 하여금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다. 진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쌍계사는 신라시대 도선국사에 의해 세워진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대웅전(전남 유형문화재 제121호)과 주변이 상록수림(천연기념물 107호)으로 둘러싸여 있어 아늑하면서도 고풍스런 분위기가 묻어난다. 약 1만2231 제곱미터 넓이에 동백나무, 후박나무, 감탕나무 등의 상록 활엽수와 마삭줄, 멀꿀 같은 상록성 덩굴식물 등 50여종의 다양한 수목이 자라고 있다. 이 모두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 첨찰산이다. 가족과 함께 산책을 즐긴다면 아주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 남도석성과 마을의 골목길/신축과 증축이 되지 않는 원형 그대로다. 국가적인 지원이 없어 보존에 어려움이 많다
ⓒ 이기복/박병순
사적 제127호, 남도석성

남도석성은 조선시대 왜구의 노략질을 막기 위해 수군과 종4품 만호(萬戶)를 배치하여 조도해협과 신안 하의도 해협 등을 관할하였다. 성의 길이는 610m, 높이 5.1m로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며 성안에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성의 외곽을 건너다니기 위해 축조한 쌍교와 홍교는 편마암의 석재를 사용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형태라고 한다. 마을 안을 걷자면 아득한 옛날을 여행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크고 작은 섬들이 새떼처럼 모여 있어 불리어진 이름 '조도' - 조도군도

▲ 하늘다리와 관매도 독립문/거센 파도에 밀려 갈라 졌다고 한다
ⓒ 이기복
진도 팽목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 속의 또 다른 진도의 조도, 이곳은 조금만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사방을 뺑 둘러 싼 바다 위에 흩어져 있는 섬들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관매 8경으로 불리우는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관매도를 빼놓고 조도를 다본 것처럼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관매도는 전설이 깃든 신비한 절경의 집합소이다. 섬 가장자리에 덩그러니 바위가 우뚝 쏫아 있는 방아섬, 굴이 패여 있는 할미중드랭이굴, 섬과 섬 사이가 3m 절벽으로 갈라진 하늘다리, 벼락으로 한쪽 섬이 떨어져 나갔다는 벼락바위 등 기묘한 절경들이 즐비하다. 또 잔잔한 바다와 남북으로 3Km 정도 되는 관매도 해수욕장이 있다.

얕은 수심과 3만여 평의 울창한 송림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솔밭 뒤에는 천연기념물 제212호로 지정된 800년은 족히 넘은 후박나무가 영험한 기운을 뽐내고 있다. 조도에서 한참 떨어진 거차군도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섬인 병풍도가 있다. 마치 병풍을 펼쳐놓은 듯 아름답다는 병풍도는 갖가지 형상의 기암 절경을 이루며 강태공들에게 명성이 자자한 낚시터이기도 하다. 드라마 <패션 70'S>에서 평화롭고 이국적인 풍경처럼 보이는 뾰족한 바위가 많은 맹골도 역시 병풍도에 속한다. 모든 섬들은 배를 빌려 돌아보아야 한다.

▲ 위에서 아래로 관매도 해수욕장, 광대도(사자섬), 병풍도
ⓒ 이기복
이 밖에 들러볼 수 있는 곳으로는 용장산성(사적 제126호), 금골산과 금골석탑(보물 제529호), 12월과 2월 사이에 볼 수 있는 백조도래지, 바위로 이루어진 동석산, 신비의 바닷 길, 조개잡이 체험장, 왕온과 삼별초군이 용장산성에서 고려의 자주를 위해 몽고군에 저항했으나 적장에게 붙잡혀 왕온과 그의 아들 항은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붙여진 왕무덤재(고개)에 전 왕온의 묘(전남 기념물 제126호)가 왕이 탔던 말의 무덤과 함께 있다. 2004년 7월 개원한 국내 최대의 국립남도국악원이 있다. 공연관련사업과 국악연수 및 국악연구사업 공간이다. 국악전용극장(600석), 야외공연장(1200석), 야외소공연장(120석), 숙박시설과 연습동, 식당, 카페테리아 등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 남도국립국악원에서 바라본 귀성리 포구와 신비의 바닷길/귀성마을과 포구는 영화"그 섬에 가고 싶다"촬영지로 유명하다
ⓒ 박병순/이기복

<칼의 노래>의 작가인 김훈은 그가 쓴 <원형의 섬 진도>에서 "진도는 원형의 섬이다. 진도는 맑은 땅이다. 삶의 모든 국면들을 포괄하는 힘세고 순결한 원형들이 그 섬에서 비롯되었고 거기서 축적되었다. 그러므로 진도는 섬이 아니다. 진도는 세계적이고 진도는 보편적이다" 라고 했다.

또한 곽재구 시인이 여행차 모스크바에 들렀을 때다.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에서 만난 어느 한 노 교수와 우연한 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자신이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진도에 다녀온 적이 있느냐"고 묻더란다. 정확한 우리말로 "진도"라고 발음 했을때 그는 눈물이 핑 돌았다고 고백했다. 노 교수는 헤어지면서 그에게 이렇게 얘기 했다고 한다. 언젠가 진도에서 한 3년쯤 살고 싶다고.

1년에 네 다섯 번은 꼬박 고향으로 향한다. 갈 때마다 잊지 않고 들러 보는 곳이다. 물론 다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돌아가면서 산책하듯 마음에 새긴다. 고향에 대한 애틋함과 허허로움을 채우지 않고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굳이 명승지나 입에 발린 관광지가 아니라도 좋다. 들판에서 그들의 삶에서 끝없이 신명나는 곳. 주민들 중에서 소리 잘하는 사람이 인간문화재가 될 뿐 배우와 관객의 차이는 무의미하다. 들판의 소리꾼들이 사라지지 않는 원형의 섬 진도. 이 땅에서 마지막 남은 슬프고도 신명나는 땅이며 소리꾼의 소리 한 자락에도 살가운 정이 넘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