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기 위주로 공부한 경우 많아… 스스로 사고력 키워야
입력 : 2010.03.15 03:58
중학교 상위권이 고교에서 성적 떨어진다면…
상위권 성적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졸업할 때도 상위권일까? 안타깝게도 입학 성적과 졸업 성적은 다를 때가 잦다. 중학교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고, 고교 입학 전 배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해서 안심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뚜렷한 이유 없이 성적이 떨어져 당황하는 고교생이 적지 않다. 대체 왜 그런 것일까?
◆중학교까지 '암기·내신 위주'로 공부한 학생 주의해야
이유 없이 성적이 떨어지는 현상은 대개 중학교 때 성실하게 내신 위주로 암기식 공부를 해온 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고교 교사들은 "특히 성실히 공부해온 여학생들이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성적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공부의 다른 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예전 공부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데 있다. 특히 중학교 때까지 자기주도학습을 하지 않고, 부모가 세워준 공부계획을 따랐던 학생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서울 선덕고 신재봉 교사는 "중학교까지는 부모나 교사가 시키는 대로 배운 내용을 잘 외우기만 해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지만, 고교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 한영고 김운 교사도 "중학교 때까지 수업시간에 열심히 필기하고 내신대비용 예상문제를 많이 풀어 학교시험을 잘 봤던 학생 중에는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공부는 암기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과목·단원을 아우르는 통합 사고력이 부족하면, 내신성적을 곧잘 받더라도 모의고사 성적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 교사는 "배운 내용을 자기 스스로 소화하지 못하면 고교에서는 성적을 올리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또 이런 학생들은 '고집이 세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주변에서 아무리 잘못됐다고 조언해도 자신의 공부방법이 옳다고 믿으며 고치지 않는다. 올해 대학교 3학년인 한정아(21·가명)양이 이런 경우였다. 전교 1등으로 고교에 입학한 한양은 서울대 합격을 목표로 공부했다. 하지만 2, 3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성적은 계속 떨어졌다. 새벽 3시까지 공부해도 결과는 마찬가지. 결국 고3 수능에서 언수외 2~3등급의 성적을 받아, 목표 대학에 가지 못했다. 주변의 조언을 듣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만 공부한 탓이다.
김 교사는 "고집 센 학생들은 잘못된 공부법을 고치지 못할 뿐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까지 자기 생각대로 왜곡해서 해석할 때가 잦다"고 덧붙였다.
"이런 학생들은 대개 언어영역 성적이 나빠요. 3월에 푼 언어영역 문제집을 6월에 다시 풀면 똑같이 틀릴 정도로 잘못된 점을 고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 고3이 된 이경택(18·가명)군은 고1 때까지만 해도 최상위권에 속했다. 하지만 2학년에 올라가면서 성적이 급격히 떨어졌다. 아예 손에서 공부를 놓아버린 것이다. 이군의 부모는 "아이가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사실 원인은 부모에게 있었다. 의사인 부모는 이군에게 "너도 의대에 가야 한다"거나 "의대에 진학한 형을 본받으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지나친 기대와 비교가 공부의지를 꺾은 것이다.
이 외에 학원수업을 듣고 밤늦게 귀가해 학교·학원 과제만 간신히 한 뒤 잠자리에 들기 바쁘거나, 늘 피곤해 하며 책상에 엎드려 있는 학생, 휴식 시간 없이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있는 학생, 단편적인 지식 위주의 문제는 잘 풀지만, 깊은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는 잘 풀지 못하는 학생,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이 거의 없는 학생 등이 고교 진학 후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객관적인 자기 진단으로 잘못된 공부방법 빨리 고쳐야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우선 자신의 생활·공부 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매일 규칙적으로 공부하면서 균형 잡힌 생활을 하고 있는지, 특정 과목에 편중해 공부하지 않는지 등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잘 아는 담임선생님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떨어진다면, 반드시 자신의 공부법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봐야 한다. 신 교사는 "성적이 떨어진다고 해서 무턱대고 학원에 보내면 아이가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사교육은 아이 스스로 원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중학교 때까지 두각을 보이지 않다가 고교에 올라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학생들은 대개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경우가 많다. 김 교사는 "고교에 올라와 세계관이 넓어지면서 목표를 정해 공부한 학생들은 공부에 가속도가 붙어 3~6개월 만에 눈부신 성과를 보이곤 한다"고 전했다. 진지하게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목표를 설정해야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목표를 정했다면 그에 맞는 공부계획을 세워야 한다. 공부계획은 꼼꼼하게 세울수록 효과가 높다. 한 달-일주일-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우되, 하루 계획은 시간별로 어떤 단원을 얼마만큼 공부할지 공부와 분량을 명확히 정한다. 예를 들어 수학 정석을 10쪽 공부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릴지 예상하고 그것에 맞게 계획을 세운다. 시간이 지나도 미리 정한 분량은 모두 끝내고, 그날 하지 못한 계획은 따로 표시해두고 다음 날이나 주말 등을 활용해 마치도록 한다. 신 교사는 "계획을 잘 세워야 시간 낭비하지 않고 짜임새 있게 공부할 수 있다. 계획에 따라 학교 쉬는 시간만 잘 활용해도 하루 50분 정도 더 공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체적으로 성적이 떨어져 어떤 과목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중 가장 심각하거나 자신이 가장 힘들어하는 과목 하나를 정해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전략을 써본다. 신 교사는 "한 과목을 정복하면 다른 과목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유 없이 성적이 떨어지는 현상은 대개 중학교 때 성실하게 내신 위주로 암기식 공부를 해온 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고교 교사들은 "특히 성실히 공부해온 여학생들이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 성적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공부의 다른 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예전 공부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데 있다. 특히 중학교 때까지 자기주도학습을 하지 않고, 부모가 세워준 공부계획을 따랐던 학생들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서울 선덕고 신재봉 교사는 "중학교까지는 부모나 교사가 시키는 대로 배운 내용을 잘 외우기만 해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지만, 고교에서는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 한영고 김운 교사도 "중학교 때까지 수업시간에 열심히 필기하고 내신대비용 예상문제를 많이 풀어 학교시험을 잘 봤던 학생 중에는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갖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고등학교 공부는 암기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과목·단원을 아우르는 통합 사고력이 부족하면, 내신성적을 곧잘 받더라도 모의고사 성적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 교사는 "배운 내용을 자기 스스로 소화하지 못하면 고교에서는 성적을 올리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또 이런 학생들은 '고집이 세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주변에서 아무리 잘못됐다고 조언해도 자신의 공부방법이 옳다고 믿으며 고치지 않는다. 올해 대학교 3학년인 한정아(21·가명)양이 이런 경우였다. 전교 1등으로 고교에 입학한 한양은 서울대 합격을 목표로 공부했다. 하지만 2, 3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성적은 계속 떨어졌다. 새벽 3시까지 공부해도 결과는 마찬가지. 결국 고3 수능에서 언수외 2~3등급의 성적을 받아, 목표 대학에 가지 못했다. 주변의 조언을 듣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만 공부한 탓이다.
김 교사는 "고집 센 학생들은 잘못된 공부법을 고치지 못할 뿐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까지 자기 생각대로 왜곡해서 해석할 때가 잦다"고 덧붙였다.
"이런 학생들은 대개 언어영역 성적이 나빠요. 3월에 푼 언어영역 문제집을 6월에 다시 풀면 똑같이 틀릴 정도로 잘못된 점을 고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 고3이 된 이경택(18·가명)군은 고1 때까지만 해도 최상위권에 속했다. 하지만 2학년에 올라가면서 성적이 급격히 떨어졌다. 아예 손에서 공부를 놓아버린 것이다. 이군의 부모는 "아이가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사실 원인은 부모에게 있었다. 의사인 부모는 이군에게 "너도 의대에 가야 한다"거나 "의대에 진학한 형을 본받으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지나친 기대와 비교가 공부의지를 꺾은 것이다.
이 외에 학원수업을 듣고 밤늦게 귀가해 학교·학원 과제만 간신히 한 뒤 잠자리에 들기 바쁘거나, 늘 피곤해 하며 책상에 엎드려 있는 학생, 휴식 시간 없이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있는 학생, 단편적인 지식 위주의 문제는 잘 풀지만, 깊은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는 잘 풀지 못하는 학생,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이 거의 없는 학생 등이 고교 진학 후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객관적인 자기 진단으로 잘못된 공부방법 빨리 고쳐야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우선 자신의 생활·공부 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매일 규칙적으로 공부하면서 균형 잡힌 생활을 하고 있는지, 특정 과목에 편중해 공부하지 않는지 등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잘 아는 담임선생님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떨어진다면, 반드시 자신의 공부법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봐야 한다. 신 교사는 "성적이 떨어진다고 해서 무턱대고 학원에 보내면 아이가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사교육은 아이 스스로 원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중학교 때까지 두각을 보이지 않다가 고교에 올라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학생들은 대개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경우가 많다. 김 교사는 "고교에 올라와 세계관이 넓어지면서 목표를 정해 공부한 학생들은 공부에 가속도가 붙어 3~6개월 만에 눈부신 성과를 보이곤 한다"고 전했다. 진지하게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목표를 설정해야 학습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목표를 정했다면 그에 맞는 공부계획을 세워야 한다. 공부계획은 꼼꼼하게 세울수록 효과가 높다. 한 달-일주일-하루 단위로 계획을 세우되, 하루 계획은 시간별로 어떤 단원을 얼마만큼 공부할지 공부와 분량을 명확히 정한다. 예를 들어 수학 정석을 10쪽 공부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릴지 예상하고 그것에 맞게 계획을 세운다. 시간이 지나도 미리 정한 분량은 모두 끝내고, 그날 하지 못한 계획은 따로 표시해두고 다음 날이나 주말 등을 활용해 마치도록 한다. 신 교사는 "계획을 잘 세워야 시간 낭비하지 않고 짜임새 있게 공부할 수 있다. 계획에 따라 학교 쉬는 시간만 잘 활용해도 하루 50분 정도 더 공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체적으로 성적이 떨어져 어떤 과목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중 가장 심각하거나 자신이 가장 힘들어하는 과목 하나를 정해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전략을 써본다. 신 교사는 "한 과목을 정복하면 다른 과목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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