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 육/취업전쟁

금감원 첫 고졸 사원 5명…논산의 (조선일보 2011.11.28 18:05)

금감원 첫 고졸 사원 5명…논산의 소녀가장도 꿈 이뤄

금감원에 합격한 충남 논산시 강상고 3학년 노희림양(왼쪽)과 안산디자인문화고 3학년 전효희양(오른쪽)

충남 논산시 강상고등학교(옛 강경상고) 3학년 노희림(18)양은 소녀 가장이다.

어려서 부모와 연락이 끊기고 할머니(86), 두 동생과 함께 살아왔다. 월 80만원인 정부 보조금과 할머니가 약초와 나물을 판 돈으로 네 식구가 근근이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노양은 전교 1~2등을 놓치지 않았다. 2학년 때는 반장을, 3학년 때는 사회봉사 동아리 회장을 맡아 보육원 아이들을 돌봤다.

금융감독원이 1999년 출범 이래 처음으로 고졸 신입 사원을 선발했다. 노양을 포함해 여학생 4명, 남학생 1명 등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최상위권 학생 5명이 최종 합격했다.

전국 각 학교의 내신성적 4% 이내 79명이 지원해 16대1의 경쟁률이었다. 지원자 79명 가운데 전교 1등만 30명에 달했다.

합격자 전효희(18·안산디자인문화고)양은 주말에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에 다녔다. 전양이 어렸을 때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가 생계를 이어왔기 때문에 용돈을 스스로 벌어야 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전양은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마부작침(磨斧作針·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꾸준히 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고사성어)’이 전양의 좌우명이다. 전양은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감독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학력 인플레이션에 따른 우리 사회의 인력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우수한 고졸자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올해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고졸 채용 바람’이 불자 금감원도 동참한 것이다.

이기연 금감원 총무국장은 “4년을 근무하면 대졸 공채 직원과 동등하게 대우할 예정이며 야간대학 진학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대졸 신입 사원 45명도 뽑았다. 경쟁률이 64대 1이었고, 합격자 중 9명이 공인회계사였다.

올해 처음으로 지방 인재 채용 목표제를 시행한 결과, 지방대 출신 5명이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