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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

<작은섬의 기적..서울대 합격 김빛나양> (연합뉴스 2011/12/11 12:35)

<작은섬의 기적..서울대 합격 김빛나양>
전남 섬 학교에서 서울대 합격한 김빛나양
전남 서남해안의 작은 섬, 진도 조도에서 서울대에 합격한 김빛나(18.조도교 3년)양. 조도고는 전교생이 28명에 불과한 낙도 섬 학교로 1981년 개교이후 만 30년만에 최고의 경사를 일궈냈다. 2011.12.11 <<지방기사 참고>>

진도 조도고..섬 생긴 이래 첫 경사

전남 서남해의 작은 섬 조도에서 이름처럼 빛나는 기적이 났다.

주인공은 올해 서울대 외국어계열(영어교육학과) 지역균형선발전형에 당당히 합격한 조도고등학교 3학년 김빛나(18)양.

3학년 학생이 고작 16명(전교 28명)에 불과한 낙도의 학교가 1981년 개교 30년 만에 최고의 경사를 일궈냈다.

학원은커녕 서점이나 문방구도 없는 섬에서 일궈낸 작은 기적은 공교육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진도대교를 건너고 다시 뱃길로 1시간 남짓 달려야 닿는 조도.

초중고를 모두 섬에서 보낸 토박이 김양의 성취 비결에는 '노력' 그 자체만이 배어 있다.

아침 7시 등교해 자정까지 엉덩이를 의자에서 떼지 않았다 해서 붙여진 '의자왕'이 별명이다. 그는 점심 시간에도 헤드셋을 끼고 영어를 듣는 억척 소녀였다.

비바람 치는 날씨에도, 체육대회가 끝난 오후 시간에도, 심지어 명절에도 '빛나'는 학교에 있었다.

사교육과는 한참 거리가 먼 섬에서 절제하고 노력한 성실파 만이 얻을 수 있는 결실이었다.

특히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외국어영역에서 아깝게 한 문제 틀려 만점에 실패했지만 당당한 영어실력은 의미가 더하다.

초등학교 때 섬을 온 서울 친구의 유창한 영어에 매료돼 교육방송, 아리랑TV, 인터넷 강의 등을 통한 독학에 매진한 결과라고 한다.

김 양의 합격 뒤에는 수험생 엄마, 급식실 아줌마 역할까지 묵묵히 해준 담임 조연주(46.여) 교사의 노력도 숨어 있다.

2010년 3월, 고향인 조도에 부임한 조 교사는 저녁을 거르거나 빵 조각으로 때워가며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제자들을 보고 주방 아줌마를 자처했다.

교장, 교감의 지원 아래 창고가 급식실로 개조되고 섬 출신 독지가와 교사들의 십시일반이 수험생들의 저녁밥이 됐다.

그는 섬 생활이 힘들어질 때면 제자들의 열의와 의지를 보며 마음을 다잡곤 했다.

조 교사는 "34년 만에 온 고향에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이런 성과를 내줘 자랑스럽다"며 끝내 말을 맺지 못했다.

조도에서 첫 서울대 합격생 배출을 위해 '국사동아리'를 직접 만들고 지도한 박종봉 교감의 숨은 공로도 적지 않다.

김빛나 양은 11일 "부모님은 물론 친구, 선생님, 섬 주민 모두가 베풀어준 사랑을 하나하나 갚아나가겠다"며 "열악한 환경의 학생을 지도하고 도와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