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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

국민 58% “평생 노력해도 제자리”…(한겨레 20111215 22:43)

국민 58% “평생 노력해도 제자리”…절망하는 대한민국

2011 통계청 사회조사
2년전보다 비관론 늘어
30대 65% “계층상승 못할것”
부모계층 대물림 고착화

지난해 서울대 합격생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 출신이고, 5명 중 1명은 특수목적고 출신이었다. 서울 강남3구 출신 학생 비중도 점점 늘고 있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 구실을 했던 교육이 지금은 계층을 고착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고교 교사 박석환씨는 “요즘은 가계 살림에 따라 수능 성적이 나온다. 계층 이동의 통로가 점점 좁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박씨만의 생각이 아니다. 아무리 일을 해도 사회적 계층 상승이 어려울 것이고, 내 자식 역시 계층 상승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15일 나온 통계청 조사 결과는 이를 확인시켜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일생 동안 노력한다면 본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28.8%에 불과했다. 2년 전 조사 때의 35.7%보다 훨씬 줄었다. 반대로 “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은 48.1%에서 58.8%로 훨씬 많아졌다.

자식들에 대한 희망도 크게 줄었다. 계층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48.4%에서 41.7%로 하락했고,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30.8%에서 43.0%로 크게 늘었다. 사회 양극화가 심해지고 주거비·교육비 등이 급증하면서 정상적 방법을 통한 계층 상승이 어려워진 사회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본인과 자식의 신분 상승 가능성에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는 세대가 가장 활동적인 30대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30대는 65.1%가 본인의 계층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했다. 계층 상승이 가능하다는 30대는 25.7%에 불과했다. 30대보다는 못하지만 10~20대(57.2%), 40대(64.1%), 50대(59.3%)에서도 50% 이상이 계층 상승이 어렵다고 대답했다.

성기선 가톨릭교수는 “30~40대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가장 예민한 시절에 경험하고 그 여파를 아직도 겪고 있는 세대”라며 “이렇게 ‘닫힌 사회’로의 이동이 계속될 경우 사회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79년 시작된 통계청 사회조사는 10개 부문 가운데 5개 부문씩 격년으로 이뤄진다. 올해 조사는 복지·사회참여·문화여가·소득소비·노동 부문에 대해 3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