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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

`기러기엄마` 탈선 급증 (조선일보 2010.10.31 18:46)

대학교수 부인이 LA 안마시술소에.. '기러기엄마' 탈선 급증

자녀교육을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행을 택한 일부 기러기 엄마들이 외로움에 못 이겨 탈선의 늪에 빠져 결국에는 매춘업 등에까지 종사하고 있다고, LA 교민방송 ‘라디오코리아’가 보도했다. 이 방송은 마사지 팔러(massage parlor·안마시술소)에 취직했다가 성병에 걸린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이 방송이 보도한 기러기 엄마 P씨의 사례. 20대 초반에 대학교수와 결혼한 P씨는 8년 전 9살, 12살 된 남매를 데리고 LA로 이주했다. 자녀 교육을 위해서였다.

영어구사가 힘들었던 P씨는 학부모회 나가는 게 부담스러웠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남매와의 대화도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통해 기러기 엄마들의 모임에 가입하게 됐다.

P씨는 “정말 많이 외로웠는데, 사람들 만나면서 여행도 다니고 (성격도) 좀 밝아졌다”며 “그러다가 돈이 급해졌고 노래방 (도우미) 먼저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기간 남편과 떨어져 있으면서 알 수 없는 벽이 생긴 P씨는 업소 사장과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교육비에 생활비까지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던 P씨는 또 다른 일자리가 필요했고, 남자친구로부터 마사지 팔러를 소개받았다.

P씨는 한인타운보다는 차이나타운이나 롱비치 등 외곽지역에서 주로 외국인들을 상대했다고 고백했다. 아는 사람을 만날까 봐 두려워서였다. 그녀는 “한 번도 마음이 편한 적이 없었다”며 “나갈 때마다 ‘나는 누구누구 엄마가 아니다’라고 최면을 건다. 그러면 죄책감이 좀 덜해지니까”라고 말했다.

일주일 사이에 2000달러(약 225만원) 넘게 쉽게 벌 수 있다 보니 P씨는 마약에 빠진 듯 마사지 일을 멈출 수가 없었다. P씨는 결국 윤락녀로 전락했고 가정은 파탄 났다. 그녀는 “남편이 연락도 없이 사진 몇장 들고 LA에 와서 ‘애들 생각해서 조용히 그만두자’고 했다”며 “우리 애들한테 나는 죄인이다. 범죄인 것을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만큼 돈 쓰는 게 익숙해졌고”라고 말했다.

LA에서 활동하는 한 사설탐정가는 최근 한국의 남편들로부터 ‘부인을 미행해 달라’는 의뢰 건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 탐정가는 “한 기러기 엄마는 이혼당하게 됐는데 성병에 걸렸다”며 “손이 썩어들어가는데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도 없다. 그렇게 인생이 망가지는 것”이라고 이 매체에 전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러기 엄마들의 경우 뒤늦게 언어나 사고방식 등이 다른 환경에서 의지할 남편과 떨어져 자녀들을 양육하다 보니 외로움이 커질 수밖에 없어 탈선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성쉼터 마리아 유 원장은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큰돈을 쉽게 벌다 보니 도덕적인 면은 잊게 되는 것”이라며 “부부가 떨어져 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처음에는 외로움이 됐다가 나중에는 서로 존재감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