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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청정골 화순

전남 시·군의회 예산삭감 후폭풍 (광주일보 2010년 12월 27일(월) 00:00)

전남 시·군의회 예산삭감 후폭풍
순천 77억·화순 144억 삭감 … 내년 사업 불투명
예산 감시? 집행부 견제? 시민단체·주민 비난

2010년 12월 27일(월) 00:00
올해 출범한 민선 5기 광주·전남지역 일부 기초의회가 내년도 본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과거 의회와 달리 많은 예산을 삭감하면서 집행부와 갈등 양상을 보이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이 갈등을 빚고 있는 순천시와 단체장이 무소속인 화순군은 내년도 본 예산중 ‘2013 순천만 정원박람회’와 ‘노인 일자리 사업’ 등 복지 관련 예산이 의회에서 대폭 삭감돼 내년도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지는 등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허투루 사용되는 예산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이냐, 갈등에서 비롯된 집행부 사업에 대한 지나친 제동이냐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순천시의회는 최근 애초 예산안에서 77억 원을 삭감한 6400억원 규모의 2011년 순천시 예산안을 확정했다.

삭감 예산 중에는 순천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2013 순천만 정원박람회’ 관련 예산이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집행부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고, 자원봉사 관련 예산도 삭감되면서 자원봉사단체들이 공동 항의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순천지역 41개 자원봉사단체는 지난 24일 순천시청 앞 광장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시대가 원하는 시민운동이자, 더불어 사는 활동인 자원봉사를 격려는 해주지 못할망정 예산을 삭감하는 시의회의 행태에 분노한다”라며 올해 외유성 해외연수비로 3900만원을 사용한 시의원들을 질타했다.

앞서 순천시는 삭감예산의 30% 이상이 정원박람회 예산인데다, 설립이 시급한 박람회조직위 법인설립을 위한 출연금 예산 5000만원까지 삭감되면서 시의회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또 모 시의원이 박람회조직위 출연금 삭감 이유로 “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 조직위가 공무원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밝힌데 대해 순천시 공무원 노조가 공무원을 비리집단으로 매도했다며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등 예산 삭감 파동이 확산하고 있다.

화순군의회는 최근 내년도 본 예산 심의를 통해 144억원을 삭감한 3820억여원의 새해 예산안을 확정했다. 군 단위 자치단체에서 144억원의 예산은 상당히 큰 액수인데다 대부분이 복지 예산이어서 집행부와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화순 군의회는 선심성 예산이라는 이유로 ▲노인 일자리 사업 9억원 ▲노인 부식비 지원 7억6000만원 ▲출산 도우미 1억4000만원 ▲간병서비스 1억4000만원 등 복지예산 24억3000만원을 삭감했고, ▲소규모 원예작물 지원사업비 6억원을 비롯한 농업경쟁력 강화 및 주민숙원사업 18건도 무더기로 삭감했다.

하지만, 화순군의원들은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했지만 자신들의 의회 운영예산은 30%가량 증액하고 관광 성격이 짙은 해외연수를 떠나기로 해 비난을 샀다.

주민들은 “의회의 예산감시와 집행부 견제도 좋지만, 예산 심의라는 권한을 이용해 지역발전을 위한 주요 사업에 제동을 거는 것은 보기가 좋지 않다”라며“지역발전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집행부와의 의회 간 원활한 소통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