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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이재용 부회장 등 삼남매 ‘4조8077억 차익’…삼성, 비판여론 대책 고심 (한겨레 2014.11.14 22:07)

이재용 부회장 등 삼남매 ‘4조8077억 차익’…삼성, 비판여론 대책 고심

 

이재용, 이부진, 이서진 삼남매가 2012년 6월1일 오후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들어오고 있다.

 

삼성SDS 상장 첫날

총투자금액 204억원의 237배 불어
이학수 전 부회장·김인주 사장은
지분가치 각각 146배·160배로

“부당한 방법으로 시세차익”
정치권, 이익환수 특별법 준비
삼성은 전문가에 대응방안 문의
사회환원 목소리 커질까 걱정

삼성에스디에스(SDS)가 14일 상장하면서 삼성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등 3남매와 이학수 전 부회장,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 등이 얻은 상장차익이 5조원대에 이르기 때문이다. 과거 불법적 경영권 승계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데 이어 이번에는 막대한 상장차익에 따른 사회적 여론의 향배가 부담스럽다.

삼성에스디에스의 주가는 이날 공모가 19만원의 두배인 38만원으로 시작해 32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 등 삼남매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4조8281억원 규모로 평가됐다. 이 부회장은 2조8401억원, 이부진ㆍ서현 사장은 각각 9838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이다. 이들의 총 투자금액인 204억원이 237배나 불어난 셈이다.

또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의 투자 대비 차익도 만만치 않다. 이 전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은 각각 69억원과 27억원을 들여 보유한 지분의 가치가 1조68억원, 4330억원에 달했다. 두 사람의 지분 가치가 각각 146배, 160배가 늘어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상장 차익을 두고 연일 비판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불법 행위로 거둔 이익을 환수하는 이른바 ‘이학수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 또 우윤근 원내대표도 “이재용 부회장 등 삼남매가 부당한 방법으로 헐값에 주식을 인수해 (실현되지 않은) ‘시세 차익’을 무려 7조원이나 거뒀다”며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여론 추이를 살피는 동시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의 두배에 치솟은 것에 대해 기뻐하는 대신 ‘개미 투자자’를 언급하며 주식 거래 과열 양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2010년 삼성생명이 상장했을 때도 시간이 지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며 “총수 일가의 지분 보유 등으로 삼성에스디에스 주가가 오르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사회환원 목소리에 대해서도 걱정이 나온다. 미래전략실이 언론은 물론 관련 전문가들에게 여론 추이와 대응 방법에 대해 문의 중이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등이 주식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경영 승계를 위해 막대한 상속세를 마련해야하는 상황에서 이를 환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공익재단에 기부하는 식으로 지분을 포기하지만 경영권은 유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국내 기업공개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삼성에스디에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에스디에스 본사 로비 전광판에 이를 자축하는 광고물이 게시되어 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은 “삼성에스디에스 상장으로 이재용 부회장 등이 얻는 이득은 천문학적이지만, 이미 사법적 판단은 끝난 상황”이라며 “국회에서 이익 환수를 위한 법률에 대한 논의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소급적용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법이 만들어지더라도 불법 행위에 가담하지 않고 단순히 혜택을 본 사람을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도 어렵다”며 “(이 부회장 등) 당사자들이 스스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