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주자, 호남과 상관관계
'사위' '아들' 강조하며 철옹성 공략
안철수ㆍ김문수 "호남의 사위" 문재인ㆍ안희정 "호남의 아들"
박원순, 호남 출신 전진 배치… 김무성ㆍ정몽준 지역공헌 강조
차기 대선후보 지형이 출렁이면서 호남이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호남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야권의 텃밭이지지만 호락호락하지 않고, 여권으로선 정치권의 오랜 숙제인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하는 곳이다. 만만하지 않은 ‘호남 철옹성’을 공략하기 위한 여야 대선후보들의 구애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주간한국>은 주요 잠룡들과 호남의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
‘안철수 바람’호남서 난항?
최근 몇 년 사이 야권은 호남의 민심을 잡기 위해 촉수를 세웠다. 결국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던 호남이 돌아서면서 야권에선 세력재편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다. 호남이 오랜 시간 적자였던 구 민주당 대신 ‘안철수’를 선택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탄생한 것이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호남의 사위’다. 안 대표의 고향은 부산이지만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의 고향은 전남 순천이다. 처가는 전남 여수에 있다. 안 대표의 장인은 과거 여수에서 양조장 등의 사업을 했고, 최근에는 현직에서 물러나 텃밭을 가꾸며 지내고 있다.
‘안철수 바람’의 진원지도 사실상 호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에 원동력을 제공한 호남이 안 대표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안 대표는 ‘영남과 호남을 아울러 지역구도를 타파할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안 대표도 정치인생에 있어 중요한 고비마다 호남을 발판 삼아 돌파구를 마련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선 ‘윤장현 카드’를 밀어붙였고 이번 7ㆍ30 재보선에서는 ‘권은희 카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잇따른 전략 공천으로 야권 내부 파열음이 거세지면서 호남민심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정현 전 청와대홍보수석이 전남 순천ㆍ곡성 지역 재보선에 출마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호남과 각별한 인연 ‘눈길’
안 대표 외에 호남지역에 공을 들이는 잠룡들은 많이 있다. 특히 야권 인사들은 ‘약속의 땅’으로 불리는 호남의 민심을 얻기 위해서 분주해진다.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지역적 기반이 호남인 ‘적통성’을 가진 주자는 많이 없지만, 저마다 ‘호남의 아들’임을 강조하고 있다. 야권 인사들이 신변에 변화가 생기거나 중요한 사안이 있으면 광주 망월동의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대선 내내 ‘호남의 아들’임을 강조했다.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의 계보를 잇겠다는 ‘적자론’을 내세운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후보 경선 과정에서 호남지역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듯이, 문 의원도 호남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 공을 들였다.
인사를 통해 호남에 공을 들이기도 한다. 현재 야권에서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2기 시정 라인을 구축하면서 요직에 호남출신들은 배치했다. 정효성 행정1부시장, 이건기 행정2부시장, 임종석 정무부시장, 류경기 기획조정실장 등이 모두 호남 출신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2기 도정에서 호남출신인사를 전진 배치하면서 향후 대권을 위해 호남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허승욱 정무부지사, 권혁술 비서실장 등 안 지사의 핵심측근이 모두 호남 출신이다. 안 지사는 “정신적으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잇는 장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터여서 앞으로 호남에서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무성 “난 전남방직집 아들”
여권의 잠룡들도 호남과 남다른 인연을 강조하며 지역구도 타파에 나서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당장 재보선 지원유세에서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김 대표의 부친인 해촌 김용주 선생은 경남 함양출신으로, 1953년 광주에 전남방직을 설립한 창업주다.
김 대표는 지난 24일 전남 장성군 황룡시장 상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저는 광주의 전남방직집 아들이다”고 소개한 뒤 “저희 아버지가 광주에 전남방직을 만드셔서 해방 이후 광주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걸 기억하고 계시는 분이 많이 계셔서 제가 광주, 전남에 특별히 애정이 많다”고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호남의 사위’다. 김 전 지사의 고향은 경북 영천이지만 부인 설난영 여사의 고향은 전남 순천이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공식 블로그에서 설 여사와의 결혼을 ‘동지간의 결합’이라고 말했다. 유명한 노동운동가였던 두 사람의 결혼을 빗댄 설명인 셈이다. 블로그에는 “김 전 지사의 고향은 경북 영천이지만 30년 가까이 ‘순천댁’이 해준 음식을 먹다보니 입맛이 영락없는 ‘전라도 입맛’이 됐다”면서 “김 전 지사는 영남의 아들이자 호남의 사위”라고 소개했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도 호남과의 인연을 강조한다. 정 전 의원은 지난 3월, 6·4 지방선거 서울시장후보경선을 앞두고 용산에서 열린 광주전남 향우회·여성회 주관 ‘어르신 경로잔치’행사에서 호남 지역 발전 공적을 내세운 발언으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정 전 의원은 “제가 명예 목포시민이자 명예 전라북도 도민”이라면서 “군산에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하나 세웠고 아산재단 병원을 제일 먼저 지은 곳도 전남과 전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 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내 정치사 새로 쓴 이정현 승리 요인 5가지 (중앙일보 2014.07.31 18:02) (0) | 2014.08.01 |
---|---|
野 텃밭에서 대이변… 지역구도 벽 넘은 '선거혁명'(한국일보 2014.07.31 00:28) (0) | 2014.07.31 |
[사설] 장관이 대통령 얼굴 보기도 힘들다니 (조선일보 2014.07.19 03:01) (0) | 2014.07.20 |
野 이어 與 이준석도 "결단"..김명수·정성근·정종섭 '십자포화' (머니투데이 2014.07.13 12:27) (0) | 2014.07.13 |
대통령 지지도 추락엔 날개가 없다? (경향신문 2014-07-12 14:49:00) (0) | 2014.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