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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육/취업전쟁

유튜브 공동창업자 “신용카드로 연명하는데 구글이 16.5억불에 사겠다고…” (동아일보 2014-06-18 21:59:58)

유튜브 공동창업자 “신용카드로 연명하는데 구글이 16.5억불에 사겠다고…”

 

스티브 첸 유튜브 공동창업자

 

"미래에 10억달러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스타트업이 아시아에서, 이곳에 있는 여러분들 가운데서 나오길 바란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 공동창업자 스티브 첸 구글벤처스 사내기업가(EIR)가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만나 유튜브의 성장담을 소개했다.

스티브 첸은 18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혁신을 향한 열정'이란 주제의 오픈포럼에서 창업을 꿈꾸거나 스타트업을 운영중인 국내 개발자, 사업가들과 만나 유튜브 창업 과정을 설명하고 스타트업의 성장전략에 대해 조언했다.

1999년 페이팔에 입사해 다양한 프로젝트의 기술 매니저로 일한 스티브 첸은 유튜브 공동창업자인 채드 헐리를 만나 2005년 유튜브를 세상에 탄생시켰다. 첫 아이디어는 집에서 지인들과 가진 한 파티에서 비롯됐다.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던 그는 '텍스트, 오디오, 사진에 이어 온라인을 통해 공유할 방법은 동영상'이란 생각이 번쩍 들었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지 않고 곧바로 동영상을 시청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인 유튜브는 론칭 직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해나갔다. 이어 회사를 설립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구글에 16억5000만달러에 인수됐다.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성장한 유튜브지만 성장통도 컸다. "매일이 고통이었다"는 스티브 첸은 "실시간 트랜스코딩에 비용이 소요됐고, 코덱 업데이트를 위해 필요한 원본 영상을 저장하기 위해 하드웨어 용량이 충분해야 했고, 데이터센터 운영에 엄청난 전력이 소요됐고, 구글 비디오 등 다른 회사와 경쟁도 치열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펀딩을 받기까지 필요한 자금은 스티브 첸의 개인 신용카드로 충당했다.

"비디오 트랜스코딩에 최고의 전문성을 보유했고 데이터센터 자원도 잘 확보돼 있는 상태였"던 구글에 인수된 이후 20여개 이상의 국가에 유튜브를 론칭하며 글로벌화 과정을 지켜본 스티브 첸은 '다음엔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다 2009년 유튜브를 나왔다.

2011년 아보스시스템즈를 거쳐 최근 구글벤처스에 사내기업가(EIR)로 합류한 그는 "페이팔, 유튜브에서 일할 때는 하나의 프로젝트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수백개의 프로젝트를 살펴볼 수 있고 업계 전반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며 "젊은 창업자들과 일하면서 내가 페이팔, 유튜브에 겪은 경험들을 공유하는 과정이 즐겁다"고 밝혔다.

스티브 첸은 현재의 인터넷기업 환경에 대해 "오픈소스 기술이 발전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이 생겨나면서 동시에 스타트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경쟁은 치열해지는 지금의 환경에서 필수적인 성공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실리콘밸리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답을 대신했다.

그는 "오라클, 이베이, 페이팔 등 세계적인 기업이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났다는 점은 좋은 아이디어, 고품질의 제품도 중요하지만 또다른 특별한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리콘밸리에 있으면 펀딩이나 투자회수 과정에 있어 유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구글과 야후로부터 유튜브 매각 의사를 타진받았을 당시 이틀새 구글과 야후의 CEO를 잇따라 만날 수 있었다"는 그는 "똑같은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었다면 이틀 간격으로 기업의 CEO를 만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더욱더 경쟁적으로 인수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티브 첸은 세계적인 기업인 구글을 뛰어넘어 더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을 향해 각자가 보유한 기술, 서비스에 대한 '확신'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그는 "유튜브가 발표되기 전에 이미 구글비디오가 출시된 상태였다"며 "유튜브를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소규모 회사인데다 신용카드 결제로 회사 자금을 마련하던 시절이었기에 구글과의 경쟁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유튜브에는 구글과는 다른 '핵심 기술'이 있었다. 스티브 첸은 "동영상을 내려받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기에 세계 시장을 정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여러 차례 아시아를 방문할 계획"이라면서 "세상을 휩쓸 '넥스트 빅 띵'(next big thing), 10억달러 규모의 큰 기업이 될 수 있을 만큼의 거대한 무언가가 아시아에서, 지금 이 곳에 있는 여러분들 가운데서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90여명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스티브 첸의 메시지에 박수로 화답했다.

 

 

7년만에 돌연 “바닥부터 재창업”

 (동아일보  2014-06-03 03:00:00)

잘나가는 의사’ 타이틀 버리고… 침구청소기 대박 친 이성진 레이캅 대표
2007년 세상에 없던 제품 만들어… 지난해 1000억 넘는 매출 올려
짝퉁 등장하고 대기업 뛰어들자… “제대로 된 브랜드로 다시 승부

의사 경력을 살려 세계 최초로 침구청소기를 개발한 이성진 레이캅코리아 대표. 레이캅코리아 제공

 

이성진 레이캅코리아 대표(44)는 2007년 ‘침구청소기’라는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지난해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등 대박을 쳤다.

그는 성공한 사업가이지만 1996년까지는 서울 강동성심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은 의사였다. 이 대표는 자신의 사업이 ‘병을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사업’이라고 확신한다. 암 투병을 한 할머니를 보면서 “커서 아픈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어린 시절의 결심을 이 사업을 통해 실현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어느 나라나 인구의 3분의 1이 알레르기에 시달리는데 발병 원인의 70% 이상은 집 안 먼지와 진드기 때문”이라며 “먼지와 진드기를 잡는 전용 침구청소기 개발을 처음 기획한 계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중보건의로 제대 후에 미국 듀크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2005년까지 미국 존슨앤드존슨에서 3년 반 영업 말단으로 뛰며 바닥을 처음 경험했다. 이 대표는 “100개 이상 회사를 찾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난 것이 훗날 영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귀국 후 그는 아버지가 창업한 자동차·전자 부품 회사 부강샘스에 입사해 각고의 노력 끝에 침구청소기 ‘레이캅(ray cop·광선으로 진드기를 잡는 경찰이란 의미)’을 개발한다.

2007년 3월 1000대를 처음 생산했지만 유통망을 뚫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공장과 가까운 인천 일대 아파트를 직접 다니며 부녀회장들과 친분을 터서 제품을 팔았다”고 했다. 다행히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홈쇼핑 시장에 진출한 뒤로는 승승장구했다. 2011년 180억 원을 기록한 매출액은 2012년 250억 원, 지난해에는 1100억 원으로 뛰었다. 경영 위기에 처했던 아버지 회사는 이 제품 덕분에 다시 부활했다. 현재 이 제품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현재 일본에서는 업계 1위다.

하지만 시장은 만만치 않았다. ‘카피캣’ 제품들이 등장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과의 경쟁도 시작됐다. 그가 최근 다시 ‘출발점으로의 복귀’를 선언한다. 이 대표는 “진작 브랜드 가치를 관리하고 다양한 고객 지원을 시도했더라면 짝퉁이 등장하고 대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었어도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제대로 된 브랜드를 완성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일단 종전 제품은 모두 단종시키고 부강샘스에서 독립해 레이캅코리아라는 별도 법인을 세웠다. 브랜드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다짐이다.

이 대표는 “새로 꾸린 영업팀에는 매출이나 판매 목표를 주지 않았다. 오로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고객만족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방안만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카페]대표이사만 되고 이사는 안된다?… 일부 대학 창업휴학제 ‘그림의 떡’

 (동아일보 2014-05-08 03:00:00)

 

“창업휴학은 대표이사만 됩니다.”

최근 국내 명문대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쓴 이는 해당 대학을 다니는 대학생 창업자 원모 씨(26). 그는 2011년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을 지인들과 함께 설립하고 현재 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창업휴학 여부를 학교 측에 문의했다가 이런 대답을 들었다”며 “학교 측이 창업 현실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창업휴학제는 대학생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창업한 대학생에게 최대 2년까지 휴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 지난해 정부가 대학에 창업휴학제 도입을 적극 권장하면서 그동안 KAIST, 포스텍 등 일부 대학에서만 시행하던 창업휴학제가 크게 확산됐다. 현재 전국 20여 개 대학에서 창업휴학제를 도입했다. 학업과 창업을 병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창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대학생이 적지 않았던 만큼 벤처업계에서도 창업휴학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일부 대학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규정을 만들어 창업휴학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원 씨가 다니는 대학도 창업휴학 대상자를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의 대표’로 규정한다.

문제는 벤처기업 인증을 받으려면 평균 4년이 필요하다는 점. 창업 뒤 4년 동안 학업과 기업 운영을 병행하다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서야 창업휴학을 할 수 있다는 소리다. 게다가 같은 대학의 학생들이 공동 창업을 한다면 대표이사 1명만 창업휴학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창업에만 전념해도 그 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창업휴학제는 대학생 창업자의 학업 부담을 덜어줘 기업의 성공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내년 2월이면 창업휴학제를 도입한 대학은 90여 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모처럼 도입한 제도 가 창업 대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운용되기를 바란다

 

 

 고교생에게도 정부 창업자금 3억까지 지원

 (동아일보 2014-04-15 10:33:38)

금융위, 특례보증 연령 17세로 낮춰

고등학생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정부의 창업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만 20세 이상으로 제한돼 있는 청년창업특례보증 지원 연령을 만 17세 이상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신제윤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청년창업 규제개선 간담회에서 나온 이런 의견들을 받아들여 정책자금 지원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창업특례보증이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이 유망 청년창업가를 대상으로 보증을 서 주는 프로그램이다. 창업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기업 중 대표이사가 20∼39세인 기업에 최대 3억 원 규모의 보증서를 발급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창업에 나선 청년들이 자금을 구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지원 대상이 20세 이상이라 특성화고 등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겐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융위는 청년창업특례보증 외에도 지원 대상이 20세로 제한된 창업지원 관련 규제들을 찾아 해소할 계획이다. 은행권 청년창업지원재단의 보증사업, 정책금융공사의 청년창업투자펀드 등이 대상이다. 창업 관련 정책자금의 지원가능 연령이 17세로 낮아질 경우 고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도 아이디어와 기술만 있으면 정책자금을 받을 수 있어 청년창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금융당국은 ‘창업 후 3년 내 기업’으로 제한된 창업자금 지원기준을 완화할 계획이다. 벤처기업들의 초기 연구개발(R&D)에 3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감안해 지원 대상을 늘리기 위해서다.

 

 

 하버드大출신 25세 미국 청년 아벨 아쿠냐 “제가 한국에서 스타트업 창업한 이유요?”

 (동아일보 2014-01-15 10:56:44)

“세계에서 IT문화 가장 앞선 나라니까요”

 

“지난해 옥스퍼드 사전이 꼽은 올해의 단어는 ‘셀피(Selfie)’입니다. 이미 한국에서 10여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셀카’와 정확히 같은 뜻입니다. 어째서 제가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했는지 아시겠지요?”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벤처기업 울트라캡숑에서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이자 미국 지사장인 아벨 아쿠냐 씨(25·사진)를 만났다. 아쿠냐 지사장은 한국에서 창업에 나선 이유를 ‘정보기술(IT) 문화’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등 한국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이유 역시 한국의 문화 경쟁력에 비결이 있다는 것이다.

3년 전 한국을 처음 찾은 그가 한국인 동료들과 공동 창업해 내놓은 첫 작품이 셀피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너말니친’(너 말고 네 친구라는 뜻)이다.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상대방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자신의 이상형을 알 수 있게 돕는 앱(응용프로그램)이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100만 회 다운로드와 3억 회 이상의 클릭수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아쿠냐 지사장은 “사생활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셀피 문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사람은 끊임없이 타인의 관심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며 “한국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셀카 문화가 세계로 확산된 것이 결국 페이스북 등의 셀피 문화인 셈”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공공정책(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뉴욕과 보스턴 등지에서 바이럴 마케팅 전문가로 일하던 그가 한국행을 택한 이유는 국내의 도전적인 스타트업 창업자들과의 인연 덕분이다. 2011년 서울대 학생들이 주축이 돼 창업한 SNS ‘클래스메이트’ 관계자들이 하버드대와의 교류를 위해 그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 시작이다. 그는 이듬해 한국으로 건너와 공동 창업에 뛰어들게 됐다.

스타트업 창업 과정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대목은 한국 젊은이들의 편협한 기업관이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우수한 능력을 지닌 사람은 무조건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한다. 진짜 인재는 스타트업을 한다는 미국의 정서와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은 뉴욕에 비해 깨끗하고 편리할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지로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좋다”며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SNS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고/제이슨 리]외국인 창업, 한국의 3가지 매력

 (동아일보  2014-05-20 03:00:00)

 

‘창업가’의 의미는 무엇일까? 거친 파도 속에서 허름한 뗏목 하나에 몸을 의지하며 신대륙을 찾기 위해 열심히 돛대 질을 하는 외로운 선장의 모습이 아닐까. 미국 국적을 가진 동포로서 한국에 머물기 위한 비자를 받는 것도 그 수많은 거친 파도 중 하나였다. 좋은 사업 아이템과 특허, 훌륭한 자질을 갖춘 팀이 있었지만 정작 이 땅에 마음 편하게 정착할 수 없다는 점은 그 무엇보다도 큰 스트레스였다.

아이디어가 떠올라 신이 나다가도 3개월마다 단기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일부러 국경을 넘어갔다 와야 했다. 실명 인증을 해야 하는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하지 못해 로그인 되지 않은 메인 페이지만 멍하게 보고 컴퓨터를 닫아야 하는 일도 허망한 일이었다.

최근 창업 능력을 갖춘 외국인을 위한 ‘창업비자’ 제도가 생겼고 내가 그 첫 번째 수혜자가 되는 행운이 찾아왔다. 대학생 때 등록한 2개의 특허가 법무부로부터 창업비자를 받을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미국인인 내가 한국에서 창업한 것을 두고 의아해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이유가 있다. 외국인 눈으로 볼 때 국내 창업 환경은 매우 우수하다. 나는 이것을 ‘정보기술(IT) 인프라’, ‘훌륭한 인적자원’, ‘친절한 국민성’이라는 세 가지로 요약한다.

우선,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IT 인프라를 비롯해 한국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다. 세상에 이렇게 빠른 고급 서비스들을 꽤 괜찮은 가격에 사용할 수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라고 스스로 묻곤 한다. 지하철 등 잘 갖춰진 대중교통으로 서울 구석구석을 짧은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고, 노트북만 있으면 빠른 무료 와이파이로 언제 어디서든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것이다.

두 번째로, 대한민국 사람들의 뛰어난 자질이다. 창업을 함께할 팀원을 구하기에 유리하다. 국민의 IT에 대한 이해도가 기본적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스마트한 사용자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친절함이다. 내 주변의 외국인 친구들은 이렇게 진심으로 자신들에게 잘 대해주는 국민과 정부는 흔치 않다고 말한다. 외국인 인재를 위해 각종 창업 지원을 해주는 배려는 미래 경쟁력을 대비하는 바람직한 자세라고 평가하고 싶다.

한국에서 창업하려는 외국인들이 내 주변에 많이 있다. 이참에 외국인과 내국인이 서로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한국에서 창업한 외국인들과 국내 창업가들이 모여서 융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다. 외국인들은 해외 서비스를 준비하는 국내 창업가들에게 도움을 주고, 내국인들은 외국인 창업가들에게 국내 창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언과 도움을 준다면 한국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것은 기술 창업을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다. 꼭 해외에, 실리콘밸리에 나가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IT 창업을 준비하거나 관심 있는 외국인 친구들과 삼삼오오 사무실을 함께 쓰면서 창업을 한다면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글로벌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

오늘 일곱 번째 ‘세계인의 날’을 맞아 한 가지 소망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지만 외국인들을 부담스러워하고 멀리하려는 태도가 기본적으로 있다. 자신감이 강하고 높은 영어 수준을 갖고 있는데도 외국인과 친하게 지내려 하지 않는 보수성은 국제화 수준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한국인들이 마음속의 벽을 허물고 좀 더 적극적으로 외국인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