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색뉴스/깜짝뉴스

`투명 망토` 효과로 파도 막을 수 있을까 (조선비즈 2012.03.06 10:03)

'투명 망토' 효과로 파도 막을 수 있을까

바다 위에 떠 있는 부표나 석유시추선은 늘 파도에 시달린다. 물리학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았다. 공상과학(SF) 영화처럼 파도가 닥치면 시추선을 잠시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미국 버클리대의 모하메드-레자 알램(Alam) 박사는 이른바 '투명 망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투명 망토는 시냇물이 바위를 돌아 흘러가듯, 빛이나 전파를 물체 주위로 돌아나가게 하는 물질이다. 그러면 물체에 빛이 부딪쳤다가 반사되지 못해 보이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자연에 없는 음(-)의 굴절률을 가진 물질로 물체를 겹겹이 둘러싸 빛을 돌아가게 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지진파도 같은 방법으로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왔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파도를 막는 투명 망토는 원리가 약간 다르다. 바닷물은 표면에 가까운 곳은 온도가 높고 밀도가 낮고, 아래로 갈수록 온도가 낮고 밀도가 높아진다. 이렇게 성질이 다른 두 바닷물의 경계면에서도 바닷물의 파동(波動)이 일어난다. 알램 박사는 수면으로 진행하는 파도를 시추선 근처에서 바닷속 경계면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면 일종의 투명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봤다.

바닷속 경계면에서 발생하는 파동은 해수면의 파도에 비해 파장이 짧고 속도가 느리다. 알램 박사는 물리학 국제학술지인 '
피지컬 리뷰 레터스'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해수면 파도와 경계면 파도의 중간쯤 되는 파장을 가지는 파도 모양의 구조물을 바다 밑에 만들면, 해수면으로 진행하던 파도가 구조물을 만나 바닷속 경계면으로 이동하는 것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입증했다"고 밝혔다.

파도 투명 망토의 현실성은 얼마나 될까. 실제 파도는 파장이 다양하게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바닷속 경계면도 두 층이 아니라 여러 층으로 나뉘기도 한다. 하지만 미시간대의 마르크 펄링(Perlin) 교수는 '사이언스'지와의 인터뷰에서 "파도가 다양하고 경계면이 많다는 것은 투명 망토의 효용성을 줄이긴 해도 아예 없애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