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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 8년만에 3관왕, ‘쇼트트랙 황제’ 부활 (한겨레 2014.02.22 04:46)

안현수 8년만에 3관왕, ‘쇼트트랙 황제’ 부활

 

러시아 안현수(빅토르 안)가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팔라스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2014.2.22/뉴스1

 

8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얼음 위에서 자유자재로 노니는 천부적인 스케이팅 기술은 그대로였다. 인코스를 파고들며 순식간에 앞선 선수를 뒤로 따돌려버리는 감각도 그대로였다. ‘쇼트트랙 황제’가 완벽히 부활한 것이다.

 러시아 대표팀의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8년 만에 다시 올림픽 3관왕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안현수는 22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베르크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41초312의 기록으로 중국의 우다징(41초516)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동메달은 41초617 만에 결승선을 통과한 캐나다의 샤를 구르누아예에게 돌아갔다.

 안현수는 스타트 순간 다소 멈칫하며 4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단거리인 500m는 스타트가 절대적으로 중요했기 때문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결승에 두 명이 오른 중국은 안현수를 잘 마크했다. 우다징이 선두로 치고 올라간 사이 량웬하오는 안현수의 진로를 방해했다. 이번 만큼은 안현수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순식간에 상황은 뒤바뀌었다. 레이스 막판이 다가오자 은메달을 노리고 량웬하오가 앞으로 치고나가다 넘어지는 순간 안현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순식간에 구르누아예를 제친 안현수는 결국 마지막 바퀴에서 우다징마저 가볍게 제치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안현수는 이어 이번 대회 쇼트트랙의 끝을 장식한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러시아 대표팀의 최종 주자로 나서 우승을 이끌었다. 러시아는 안현수의 활약 속에 6분42초100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미국(8분42초371)과 중국(6분48초341)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내내 선두를 달리다 레이스 후반 미국에게 추월을 당한 러시아는 결국 안현수가 다시 미국을 추월하며 격차를 벌렸다.

 남자 1500m에서 동메달,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걸었던 안현수는 이번 대회 3관왕이자 전 종목 메달을 목에 거는 위업을 달성했다. 8년전인 2006 토리노 대회에서도 금 3, 동 1개를 목에 걸며 3관왕이자 전종목 시상대에 올랐던 안현수는 8년 전의 영광을 다시 한번 차지했다.

 또 안현수는 쇼트트랙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기록도 세웠다. 안현수는 통산 금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안톤 오노(미국)가 가진 역대 올림픽 쇼트트랙 최다 메달 기록(8개)과 타이를 이뤘다.

조국에서 버림받은 한을 원없이 풀어버린 안현수 선수에게 우선 축하를 한다.
개인의 한을 떠나 힘없고 빽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한을 원없이 풀어준 일이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남자 선수단 노메달 타의 반 자의 반으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는 3관왕 시사하는 바가 크다

 

 

[sochi] '올림픽 3관왕' 안현수 "소치 올림픽, 잊을 수 없는 최고 대회"

 (중앙일보  2014.02.22 10:02)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8년만에 올림픽 3관왕에 성공하며 소치 겨울올림픽을 마쳤다.

안현수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끝난 쇼트트랙 500m, 5000m 계주 결승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안현수는 15일 1000m에 이어 이번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그는 2006년 토리노 대회에 이어 8년 만에 올림픽 3관왕을 차지했다. 역대 최다 금메달(6개)뿐 아니라 최다 메달(금6·동2)의 주인공도 됐다.

이미 1000m 금메달, 1500m 동메달을 따냈던 안현수는 22일 경기가 열린 아이스버그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안현수는 5000m 계주 결승에서도 첫 주자로 나서 레이스 내내 러시아의 리드를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일곱바퀴를 남겨놓고 바톤 터치를 한 뒤 특유의 추월 능력을 선보이며 1위로 올라섰고, 막판 2바퀴를 남겨놓고 마지막 주자로 나서 안정적인 레이스로 선두를 지켜냈다. 안현수의 레이스에 러시아 관중들은 아이스버그가 떠나갈 정도로 큰 환호성을 울렸다.

경기 후 안현수는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걸로 예상하지 못했다. 8년동안 많은 준비를 해 기쁜 날이 됐다"면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역대 최다 올림픽 금메달, 메달을 획득하게 돼 기쁘다. 특히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내 마지막에 함께 웃을 수 있게 돼 행복하다"면서 "이번 올림픽은 내게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대회였다"고 자평했다.

다음은 안현수와 일문일답.

- 역대 올림픽 6번째 금메달을 따낸 소감은.

"선수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라온 것에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걸로는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많은 응원을 받고 8년동안 많은 준비를 해 기쁜 날이 됐다. 아직 시즌이 끝난 건 아니다. 더 운동 생활을 할 지 구체적으로 생각 안 해봤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세계선수권이 끝난 뒤에 얘기하겠지만 지금 당장 운동을 그만 둘 생각은 없다. 주변 사람들과 논의한 뒤 결정하겠다."

- 러시아 관중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줬고, 솔직히 러시아에서 쇼트트랙이라는 종목이 많이 안 알려졌다. 그래서 노력한 만큼 러시아 쇼트트랙을 알리는 게 내 작은 목표였다. 그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됐다. 우리 팀이 서로에 경쟁이 되고 많은 힘이 돼 계주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계주에서 메달을 따고 싶었는데 이를 이뤄내서 기쁘게 생각한다."

- 계주 금메달의 의미는 무엇인가.

"계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어느 대회든 계주는 마지막 대회다. 그리고 팀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는 종목이 계주다. 그래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계주에서의 좋은 성적은 자신감을 갖는 계기도 되고, 서로를 믿는다는 의미도 있다. 그래서 이 메달을 우리 선수들과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즐기고 싶다."

-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와 함께 역대 합계 8개의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업적에 대해 자평한다면.

"이 올림픽 자체에 출전하는데 의미가 있었지만 선수는 누구나 메달을 목표로 갖고 있다. 솔직히 욕심은 났다. 4종목에서 모두 결승에 오르는 걸 목표로 잡았고, 1500m가 조금 힘들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메달을 목표로 첫 날 경기에 임했다. 첫 날 경기에서 목표를 달성했던 게 내가 더 부담없이 경기를 치른 계기가 됐다. 그래서 더 마음 편하게 준비했던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8개 메달을 따서 최다 메달을 갖게 됐는데 3차례 올림픽에서 연속 출전해 메달을 따낸 오노도 굉장히 훌륭한 선수라는 걸 생각했다. 내가 앞으로 올림픽을 더 나갈 지에 대해 고민해야겠지만 이 올림픽은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대회였다."

- 계주에서 함께 금메달을 딴 게 한국 앞에서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닌가?

"선수는 누구나 결과로 보여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다. 내 목표였다. 내가 다시 올림픽에 다시 나온 것 자체에 기뻤기 때문에 여기에 의미를 두고 싶다.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고, 이렇게 같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다는 건 내게도 큰 행복이다. 러시아에서 쇼트트랙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자부심을 갖고 더 노력하면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다.

 

 

[sochi] 아이스버그를 뒤흔들었던 안현수의 '3관왕'

 (중앙일보 2014.02.22 10:03)

 

[사진 뉴스1]
그가 달릴 때마다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는 들썩였다. 귀화 후 홈 그라운드에서 열린 올림픽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며 화려하게 마쳤다.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8년만에 올림픽 3관왕에 성공하며 소치 겨울올림픽을 마쳤다. 안현수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끝난 쇼트트랙 500m, 5000m 계주 결승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안현수는 15일 1000m에 이어 이번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2011년 12월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는 러시아 쇼트트랙의 수준을 몇 단계로 끌어올려왔다. 2012년 2월부터 러시아 대표로 뛴 안현수는 2012~2013 시즌 6차례 월드컵 시리즈 개인전에서 메달 6개(금3·은1·동2)를 따냈다. 2013~2014 시즌 네 차례 월드컵 시리즈 개인전에선 금2·은4·동2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러시아 국적으로 바꿔 8년만에 올림픽 무대에 나선 안현수는 더 강해져 있었다.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와 화려한 몸놀림은 8년 전 전성기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첫 메달이 걸린 종목이었던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러시아 쇼트트랙 첫 올림픽 메달을 이끌어냈던 안현수는 15일 열린 1000m에서 첫 금메달까지 따냈다. 안현수의 금메달에 아이스버그를 찾은 러시아 관중들은 국기를 흔들고 큰 목소리로 '로씨야'를 외치며 열광적인 환호를 보냈다.

쇼트트랙 일정 마지막날이었던 22일에도 안현수는 아이스버그를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다. 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안현수는 5000m 계주 결승에서도 첫 주자로 나서 레이스 내내 러시아의 리드를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일곱바퀴를 남겨놓고 바톤 터치를 한 뒤 특유의 추월 능력을 선보이며 1위로 올라섰고, 막판 2바퀴를 남겨놓고 마지막 주자로 나서 안정적인 레이스로 선두를 지켜냈다. 안현수의 레이스에 러시아 관중들은 아이스버그가 떠나갈 정도로 큰 환호성을 울리고 발을 동동 굴렸다. 아이스버그를 ‘안현수의 경기장’으로 완전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소치2014]러시아빙상연맹 회장 "빅토르 안, 러시아 감독으로 활동해주길"

 (중앙일보  2014.02.22 16:25)

 

러시아빙상경기연맹의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회장이 재기에 성공한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에게 러시아 감독 자리를 맡기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는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을 마지막으로 모두 끝났다.

이날 남자 500m와 여자 1000m, 남자 5000m 계주 결승이 모두 치러진 후 메달리스트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500m와 5000m 계주에서 금메달 2개를 쓸어담아 3관왕에 등극한 빅토르 안은 러시아대표팀과 함께 기자회견을 가진 후 따로 자리를 마련, 그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러시아빙상연맹의 크라프초프 회장은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해 빅토르 안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빅토르 안이 러시아대표팀을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크라프초프 회장은 "이번 올림픽 덕분에 러시아 쇼트트랙이 발전했다. 빅토르 안이 이끌어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빅토르 안이 쇼트트랙 발전에 많은 이바지를 했다. 사람들이 쇼트트랙 경기를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하고, 국영방송에서 쇼트트랙 경기를 생중계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공을 치하했다.

그는 "앞으로 미래에 대해 빅토르 안과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선수로서 활동하다가 러시아대표팀 감독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발표했다.

크라프초프 회장은 "그러려면 지도자 자격증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러시아에서 감독으로 활동해주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빅토르 안은 소치올림픽에 진행되는 동안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귀화 이유와 연인 우나리씨와의 결혼 등에 대해 질문해도 원론적인 답변만 하거나 대답을 하지 않았다.

크라프초프 회장은 "빅토르 안에 대한 사적인 질문이 많았다. 그래서 올림픽이 진행되는 동안은 사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 말아달라고 내가 부탁했다"며 "그래서 쇼트트랙 경기가 끝나고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외신을 통해 '빅토르 안이 국적을 바꿀 때 미국과 러시아를 놓고 고민했으며 러시아가 후한 조건을 제시해 러시아를 최종 선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크라프초프 회장은 "그것은 미국 언론에서 추정한 보도다. 빅토르 안이 미국 귀화도 고민할 수 있었겠지만 미국과 돈을 더주기 위한 경쟁을 하지는 않았다. 누구를 매수하지도 않았다"며 "당시 언론보도는 추측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크라프초프 회장은 "러시아 시민권을 얻으면서 빅토르 안은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했다. 한국에서는 이중국적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한 후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것에 대해 한국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빅토르 안이 러시아대표팀으로 뛰지만 대회 때 보면 러시아 응원단 뿐 아니라 태극기를 든 사람들도 빅토르 안을 응원했다. 지난해 10월 초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도 많은 한국인들이 빅토르 안을 응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빅토르 안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귀화 이유에 대해 "파벌은 있었지만 내가 귀화를 결정한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여기에 온 것은 정말 좋아하는 운동을 하고 싶었고, 믿어주는 곳에서 마음편히 운동하고 싶어 온 것이다"고 털어놓으며 더 이상 오해가 없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