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 부품-소재 끊으면 삼성전자, 현대차는 공장 스톱!
일본의 보수성향 시사(時事)주간지인 주간문춘(週刊文春)은 지난달 “한국에는 대형 금융회사가 없어 일본의 금융기관들이 한국에 기업이나 경제에 대한 지원·협력을 끊으면 ‘삼성’도 하루 만에 괴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금융’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검증해본 결과, 올 10월말 기준 국내 상장 주식에 투자된 ‘일본 자금’은 6조 5000억원대로 전체 외국인 투자 자금의 1.5%에 불과하다. 채권 시장에는 4910억원이 들어와 있을 뿐이다.
주간문춘 기사가 겨냥한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만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이 10조원에 달했고 현금 보유액만 50조원이 넘는다.
일본의 ‘경제적 정한론(征韓論·한국 정벌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분야는 따로 있다.
소재·부품 산업이다. 이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이 한국과의 거래를 일제히 끊을 경우이다. 일본 재계 일각에선 실제로 “일본 기업들이 한국에서 일제히 철수하면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심각한 것은 한국이 세계 1등을 차지하는 분야일수록 일본제(日本製) 부품·소재 의존도가 더 높다는 사실이다.
세계1위 품목인 LCD TV의 경우, 화면(디스플레이)에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 1, 2위이나 LCD의 핵심부품(편광판) 소재로 쓰이는 필름(TAC) 시장은 후지필름·코니카미놀타 등 일본 기업이 100% 차지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산 소재가 없는 상태에선 한국의 TV산업이 위태로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계 1위 판매량을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4도 마찬가지다.
갤럭시S4에는 스미토모화학(터치패널), 무라타제작소(적층세라믹콘덴서,무선 LAN 모듈), 엘피다(모바일 D램) 등의 일본 기업 제품이 대거 쓰이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겉표면에 ‘삼성SDI’, ‘LG화학’ 등의 마크가 찍힌 부품조차 그 내부는 일본 소재로 가득찬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PC와 스마트폰 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4대 소재(素材) 가운데 일부는 일본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는다.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실리콘 웨이퍼의 경우, 일본산의 시장 점유율이 70%에 이른다. 이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기 위해 필요한 감광제는 99% 정도가 일본산이다.
지난해 말 현재 한국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6%, 소재의 국산화율은 48.5%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인은 “일본 기업들이 자사의 손해를 감수하고 ‘너죽고 나죽자는’ 식으로 거래 중단을 선언한다면,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도 공장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계 5위권인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일본 산업계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특히 자동차 관련 차량형 전자(電子) 부품 분야가 그렇다.
자동차의 전장화(電裝化)가 급속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 업계의 차량형 반도체 국산화율은 겨우 2~3% 수준이다.
- 현대자동차 내부의 전자기기들. /현대모비스 제공
부품·소재 산업이 제 역할을 못한다면 한국 자동차 업계가 비싼 외국산 부품·소재를 수입해 조립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의 한 퇴직 임원은 “이런 취약점은 향후 자동차 산업의 무게 중심이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미래형으로 옮겨갈수록 더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일반 자동차 부품도 자세히 보면 일본 기술 이전이나 기술제휴인 부품이 많다. 특히 일본 덴소의 독과점 제품이 많다”고 말했다.
그 결과 전반적인 한국 부품·소재 산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서 대일(對日) 적자액은 2007년 189억달러에서 지난해 222억달러로 오히려 더 늘었다.
특히 소재 분야에서 한국은 일본의 경쟁 상대가 되기에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조선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아베신조 일본 내각에서 ‘한국을 혼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 정·재계가 작정하고 한국 경제를 망가뜨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한국 경제가 소재·부품 분야에서 만성적인 대일(對日) 의존도를 낮추려면 5~1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이고 끈질긴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 > IT 첨단산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전자, 유럽서 106만원에 '갤럭시S5' 예약판매 시작 (조선일보 2014.03.02 16:06) (0) | 2014.03.03 |
---|---|
미래의 전기 헬리콥터 ‘눈길’ (조선일보 2014.02.25 08:58) (0) | 2014.03.01 |
국대 최대 연구 센터 삼성 r&d 건설 계획 105만평(스완지성빠레 2012.10.29. 07:55) (0) | 2013.12.17 |
황창규 "혁신과 융합의 KT 시대 열겠다"(머니투데l 2013.12.16 22:45) (0) | 2013.12.17 |
올해 마지막 스마트폰 대전..새 아이폰의 파괴력은? (조선비즈 2013.10.13 01:01) (0) | 2013.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