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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부 동 산

"성공하면 강남입성" 이젠 옛말 (매일경제 2013.08.14 22:16:24)

"성공하면 강남입성" 이젠 옛말

아파트 값 떨어져도 외지인 매입비율 줄어
분당·용인 더 떨어져 강남귀환 꿈도 못꿔

 

서울 강남구 간판급 새 아파트 중 하나인 도곡렉슬 전용 85㎡형은 한창 경기가 좋았던 2006~2007년엔 실제 최고 14억원에 거래됐다. 요즘 시세는 10억5000만~11억원대가 다수다. 실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중소형인데도 6~7년 만에 시세가 3억원 넘게 떨어졌다. 다른 강남 아파트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집값이 떨어지면 이 기회에 강남에 입성하려는 소위 `강남 워너비(Wanna be)`족이 늘어날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오히려 강남 내부에서 아파트를 사고파는 비율이 높아졌고, 외지인 강남 진입은 더 뜸해졌다.

서울 강북이나 지방 집값도 함께 떨어져 경제적 여력이 없는 데다 강남 집값 거품을 염려하는 시각도 부쩍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14일 매일경제가 온나라부동산정보포털 아파트 거래통계를 분석한 결과 강남구 아파트 전체 거래건수 중 매수자가 외지인(비강남구 거주자)인 비중은 2006년 57.8%에서 올 6월 말 현재 48.6%로 급락했다.

강남 아파트 거래건수를 100건으로 가정할 때 외지인이 산 건수가 올해엔 절반도 채 안 된다는 얘기다. 나머지는 강남구민들끼리 사고팔았다는 얘기다. 외지인 비중은 오히려 강남 집값이 최고치였던 2007년 60.5%로 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세다. 서울 전체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건수 중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7.9%에서 올 상반기 15.8%로 뚝 떨어졌다.

전반적인 거래 부진으로 외지인이 서울 아파트를 매입한 절대건수는 더 줄었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2006년에는 외지인이 서울 아파트 2만5397가구를 매입했지만, 지난해엔 고작 7287건으로 7년 새 71%나 급감했다. 강남 등 서울 아파트 시세가 떨어진 틈을 타 외지인이 매입을 저울질하기보다는 살던 사람이 옆집으로 이사가는 `갈아타기 수요`만 늘고 있다는 얘기다.

지방에서 태어나 상경해 돈을 벌어 강남을 비롯한 고가 서울 아파트를 매입하는 한국판 `샐러리맨 성공스토리`가 종언을 고하고 있는 셈이다. 사는 곳이 1차적으로 신분이나 계층을 상징하는 한국 사회 특성을 감안할 때 떨어진 아파트 시세가 사회를 평준화하지 않고 오히려 `계층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무엇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사실상 사라진 탓이 크다.학군 등을 이유로 강남을 선호하는 경향은 여전히 뚜렷하지만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로 눌러앉기를 더 선호한다는 것. 서울 반포 일대에 전용 84㎡ 기준 9억원이 넘는 전셋집이 나오는 것도 시세 하락 염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분당 등 서울 인근 신도시 아파트 시세가 급락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에서 살다가 용인ㆍ분당 중대형 아파트를 사서 이사갔던 사람들은 다시 강남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살던 집값이 너무 떨어져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