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 회장 불구속.. 검찰 "私益추구 범죄 아니다"
검찰 - "사재 털어 정상화 노력 인정" 웅진그룹 - "사익성 없다는 검찰 판단 다행, 법정관리 졸업 위해 최선" 추락한 샐러리맨 신화 - 외판원으로 재계 32위 올랐지만 폴리실리콘 수익악화로 위기
윤석금(68) 웅진그룹 회장이 2700억원대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7일 불구속 기소됐다. 수천억 원대의 경제 범죄 혐의자는 통상 구속 기소되는 것을 생각하면 의외다. 검찰은 윤 회장을 구속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익(私益)을 추구한 범죄가 아니었고 사재를 털어 기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에 따르면, 윤 회장 등 기소된 경영진 7명은 그룹의 부실한 재무 상태를 숨기고 작년 7~9월 1198억원어치의 CP를 발행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또 윤 회장 등은 2009년 3월부터 2011년 6월까지 골프장 렉스필드컨트리클럽(CC)의 법인자금으로 웅진플레이도시를 불법 지원해 592억5000만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 2011년 9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웅진홀딩스·웅진식품·웅진패스원의 회사 자금을 임의로 끌어다 웅진캐피탈에 불법 지원해 968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배임)도 받고 있다. 윤 회장은 회사 신용등급이 정상적인 어음 발행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기존 어음 만기가 닥쳐오자 이를 갚기 위해 또 다른 어음 발행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검찰은 윤 회장이 개인적인 이득이나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 어음 발행을 강행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웅진홀딩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의혹과 웅진홀딩스의 기업회생 신청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특히 검찰 관계자는 윤 회장을 불구속하는 이유에 대해 "사익을 추구한 범죄가 아니었고, 윤 회장이 2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기업 정상화를 최대한 도모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웅진홀딩스, 웅진식품, 웅진케미칼 등에 대해 기업회생이나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점 등에 비춰 불구속 수사하는 것이 채권자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에 좀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1971년 백과사전 외판원으로 시작해 한때 재계 32위의 웅진그룹을 일궜던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브리태니커 한국 지사에 영업사원으로 들어갔고, 입사 1년 만에 54개국의 영업사원 가운데 1등을 했다. 그는 10년 뒤인 1980년 자본금 7000만원을 들고 회사를 차렸고, 1980년대 말까지 건강식품·화장품 등으로 사업을 넓히며 승승장구했다. 모두 윤 회장의 영업 능력이 바탕이 된 사업들이었다.
윤 회장은 IMF 외환위기도 비교적 잘 넘겼다. 당시 알짜 회사였던 코리아나화장품을 팔아 어려웠던 자금 사정을 호전시켰다. 이때 받은 돈은 정수기와 식품사업에 투자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진 뒤인 2007년에는 극동건설을, 2008년에는 새한(현 웅진케미칼)도 인수했다. 2011년에 웅진그룹은 자산 8조8000억원에 매출 6조1500억원, 직원 4만5000명의 재계 32위 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닥치고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극동건설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또 이후 웅진폴리실리콘을 세우며 진출한 태양광 사업이나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진출한 금융업도 부실해지자 그룹 전체가 위험해졌고, 윤 회장은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웅진그룹은 "윤 회장이 사익을 추구한 것이 없다는 검찰의 판단은 다행"이라며 "재판에 성실히 임하면서 법정관리를 벗어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지난 1월 주력 회사인 웅진코웨이를 팔아 약 1조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또 웅진식품과 웅진케미칼을 이르면 연말까지 팔아 4500억~5000억원을 확보한 뒤, 부채를 대부분 갚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채를 모두 갚아 법정관리를 졸업하면 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에는 그룹의 모체(母體)인 웅진씽크빅만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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