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콕찍은 '창조경제'기업...성공비결은?
공자는 나이 오십에 ‘하늘의 뜻’을 알았다고 한다. 현대의 오십대들은 '조직의 이치’를 알아 은퇴를 준비한다. 사실 말이 은퇴지 등떠밀려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은퇴한 오십대가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긴 쉽지 않다. 용기를 내어볼라치면 당장 주변에선 "괜히 퇴직금 날리고 후회하지 말라"는 진심어린 충고가 쏟아진다.
“세상에 없던 문화를 만들겠다. 골프시뮬레이터는 분명 필요한 것이다. 이건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할 것이다.”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김영찬 골프존 대표이사 회장(67세, 사진). 2000년 쉰다섯의 나이로 골프존을 설립할 당시 그가 마음속으로 되새긴 말이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 시스템사업부장을 역임했지만, 창업 당시 김 회장의 출발도 남들처럼 미미했다. 대전 용전동 용전전화국내 10평 사무실을 빌려, 5명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골프존은 지난 13년간 눈부신 성장사를 써왔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896억원을 기록하며, 당당히 중견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창업 10년만인 2011년 코스닥 상장 당시에는 시가총액 1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김 회장의 목표대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며 직장인들의 퇴근길 풍경을 바꿨다. 골프존이 지금껏 전국에 보급한 골프시뮬레이터는 2만3000대에 달한다. 매일 저녁 5~1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스크린골프를 치며 '나이스샷'을 외친다.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국정목표인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사례로 싸이, 페이스북, 구글 등과 함께 골프존을 꼽은 이유다.
◇레슨포인트1 :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해라
김 회장은 성공창업의 첫째 비결로 '내가 잘알고,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사실 스크린골프와 김 회장의 만남은 우연 보다는 필연에 가깝다. 물론 그 필연의 끈을 잡느냐 마느냐는 개인의 몫이다.
"평소 골프를 즐겨하고 레슨도 해주곤했다. 그런데 연습장과 골프장에서 하는 골프가 너무 달라 필드대응능력을 기를 수 있는 연습장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시 골프시뮬레이터가 있었지만, 주로 타구 분석용으로 너무 비쌌고, 엉성했다."
삼성전자에서 김 회장이 담당했던 일이 '정보통신'과 '네트워크'였다. 2000년 벤처붐 당시의 시대적 키워드는 '인터넷'이었다. 여기에 골프를 결합하자 단순한 골프연습용 기계를 넘어 골프, IT, 문화가 융합된 스크린골프가 탄생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물론 사업 초기 어려움은 있었다. 제품개발에 매달려 2002년 야심차게 골프시뮬레이터를 내놓았지만, 시장 확보가 안된 상황에서 판로를 찾기가 막막했다.
"우연히 골프용품 전시회를 참가했는데 40대 중반의 여성분이 전시 기간내내 와서 제품을 사용해 보더라구요. 알고봤더니 모 콘도의 회장 사모님이었다. 당시 일본 제품을 사기 직전에 전시회에 왔다가 우리 제품이 일본제품에 비해 제품력이나 가격대가 낫다고 판단, 계속 시험을 했던 것이었다. 그게 첫 계약으로 이어졌다."
이후 골프시뮬레이터를 여러대 사서, '스크린골프방'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골프존의 매출은 쑥쑥 늘었다. 2006년 100억을 넘었고, 불과 2년만인 2008년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레슨포인트2 : 결국 답은 사람이다
사진퍼가기 이용안내 |
![]() |
김 회장은 골프존의 최대 성공요인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꼽는다. 전국에 설치된 2만3000대의 골프시뮬레이터는 골프존 본사 서버와 연결돼 있다. 120만명 회원들이 자신의 플레이 기록을 저장해 놓을 뿐 아니라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기계만 파는 것을 넘어 문화를 파는, 차원이 다른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를 실현할 수 있었던 기반이 바로 사람이라고 김 회장은 강조한다.
"제품력은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들어진다. 결국 R&D를 좌우하는 것이 사람에 대한 예우와 투자다."
전임직원들이 각자 좋아하는 테마를 선택해 그룹을 지어 해외워크숍을 떠나는 '플레이샵', 노부모 부양까지 챙기는 폭넓은 가족복지 등 골프존만의 독특한 조직문화는 김 회장의 이같은 인재중심 경영에서 잉태된 결과물이다.
◇레슨포인트3 : 먼저 그릇을 키워라
김 회장의 나이는 벌써 일흔을 바라본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하루는 바쁘다. 매일 사무실에 출근해 회사 일을 챙길 뿐 아니라 필드에선 80타 초반의 실력을 유지할 정도로 '젊음'을 뽐낸다.
"스크린골프를 통해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스크린 골프를 전 세계에 확산, 보급함으로써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새로운 즐거움과 유익함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김 회장은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야망을 갖고 도전적인 것도 좋지만, 자신을 돌이켜보고 가장 잘하고,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앞가림을 하다보면 그릇(역량)이 커지고, 창의와 상상력도 뒤따른다. 진한 고통을 겪은 뒤에 만나는 것이 창의고, 창조다."
'경제분야 > 창조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랏돈으로‘미국 기업’돕겠다는 최문기 미래부 장관 (조선일보 2013.08.11 15:34) (0) | 2013.08.11 |
---|---|
[서평] 구글과 소통하는 방법을 논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애플도 아닌 왜 구글인가' (IT동아 2012-08-28( (0) | 2013.08.06 |
[미래인]조신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장 (전자신문 2013.08.04) (0) | 2013.08.05 |
[經-財 북리뷰] 창조력 주식회사 (조선일보 2013.08.04 14:49) (0) | 2013.08.04 |
[스마트클라우드쇼] "창업하려면 문제와 결혼하라" (조선일보 2013.08.01 14:03) (0) | 2013.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