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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창조경제

[經-財 북리뷰] 창조력 주식회사 (조선일보 2013.08.04 14:49)

[經-財 북리뷰] 창조력 주식회사

 

창조력 주식회사

창조력 주식회사

송인혁 지음 |아이앤유|312쪽|1만4000원

'열정은 왜 회사밖에 있을까.'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회사를 힘들고 재미없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회사일에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사람도 일부 있지만, '일하기 좋은 회사로서의 만족도'는 낮고 열정도 사라진 곳이 많다. 열정이 없으면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기 어렵고, 결국 성장도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직 열정이 살아있는 회사를 찾아 배워야 한다. 한국에는 그런 회사가 없을까.

다소 의외의 곳에서 그러한 회사를 찾을 수 있다. 출근과 퇴근시간이 없는 회사. 임직원의 교육을 임직원 스스로 만드는 회사.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더니 900개 팀이 지원해 불꽃튀는 경쟁을 하는 회사. 도전자들 사이에서 인정받은사람은 회사가 무제한적으로 지원하며, 1년동안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는 회사. 주말에도 가족과 함께 브런치 파티를 하며 친목을 나누는 회사. 바로 구글도, 페이스북도, 애플도 아닌 삼성전자다.

3년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위의 묘사와는 정반대의 곳이었다. 주말따위는 없고, 휴가는 사치이며, 점심시간 외에는 매점에 가는 것도 이름을 적어 시말서를 쓰게했던 적이 있었을 정도로 강도 높은 업무와 일사분란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던 회사였다.

물론 삼성의 모든 부분이 이렇게 바뀐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거의 삼성 문화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다수가 그렇게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그리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3년 동안 회사가 이렇게 바뀌었을까'라고 궁금해할 것이다. 한국에 세계 지성의 향연 'TED' 열풍을 일으키고, 국내 최대 규모의 TEDx이벤트를 기획하는 디렉터인 송인혁씨는 이러한 궁금점을 해소해주기 위해 책 '창조력주식회사'를 집필했다.

열정과 창의성을 끄집어 내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열정과 창의성은 어디에 있을까. 힌트는 회사 최고경영자(CEO)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당신이 CEO라면 어떻게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할까. 독립성, 독창성, 협력성,관계성, 근성, 등 모든 것들이 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전반적으로 뛰어난 사람을 선발할 수 있겠지만, 사실 정답은 '선발하지 않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어떠한 기준으로 평가를 해도 누가 창의적인 사람인지 알아낼 수 없고, 아무리 다양한 기준을 반영해 선발했다 할지라도 조직내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창의성을 발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대로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할 수 없다'라는 진실을 이해한 다음에 거꾸로 '모든 사람들은 창의적이다'라는 가정을 하는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모두가 뛰어나다면 그런 사람끼리 엮이고 들끓고 넘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CEO의 역할이다. 회사가 만들어내는 모든 것들은 한 사람에 의해 가능한 것이 아니다. 황량한 숲에서 아무리 좋은 나무를 채취해도 그 가치를 온전히 끌어내기 어렵고 울창한 숲에서 생태계가 발현하듯이, 특정 사람이 아니라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열정'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회사 바깥에 있다. 사람들은 회사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퇴근 후에야 자기의 제 2 인생을 시작한다. 사람들의 열정이 회사 밖으로 새어나가는 이유는 안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은 있지만 그런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즉 그런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 모든 사람들의 열정이 회사 안에서 뛰게 하는 '초연결 기업'을 만든 것이 삼성의 변화 비결이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 안에 잠들고 있는 열정과 창의성을 춤추게 하는 '연결의 힘'을 일깨워 '창조력 주식회사'로 거듭난 삼성의 사례를 여러 예시를 통해 실감나게 설명하고, 창의성과 열정에 관한 놀라운 비밀들을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