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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IT 첨단산업

[SW혁명의 외딴 섬, 한국] [2] 창업 아이디어 내면 대기업이 베껴… 희망 없으니 다들 창업 기피 (조선일보 2013.08.02 05:25)

[SW혁명의 외딴 섬, 한국] [2] 창업 아이디어 내면 대기업이 베껴… 희망 없으니 다들 창업 기피

[한국, SW인재 게임 편중 심각]

-SW 개발? 싫습니다
보수 등 처우 열악한데다 대기업과 불합리한 계약 만연… 불법 복제도 판쳐 외면
-게임산업만 기형적으로 커져
SW학과 定員 등 줄어드는데 게임교육기관 3년간 25% 늘어 "인력·재원 쏠림 악순환 불러"

 

창업이나 산업용 소프트웨어(SW) 개발 대신 게임 분야에 인력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SW 생태계의 근본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낮은 처우와 '갑(甲)의 횡포'로 대변되는 불합리한 계약, 불법 복제가 횡행하는 사회 분위기 등이 졸업생들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신영길 교수(학부장)는 "국내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하면 네이버 같은 대기업이 M&A(인수·합병) 대신 그 아이디어를 금방 훔쳐간다"면서 "건강한 SW 생태계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은 채 학생들에게 창업만 하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게임 업계엔 '성공 신화'가 있다. 세계 최초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로 대박을 터뜨려 2조원의 자산가가 된 김정주 넥슨 창업자나 대작 게임 '리니지'로 기업을 일으킨 김택진 엔씨소프트 창업자 같은 인물이 있다. 스마트폰 게임 드래곤플라이트, 애니팡도 하루에 매출을 수십억원 올리며 모바일 게임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하고 중견 게임 업체 '게임하이'에 취업한 정민호(27)씨는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대기업보다 연봉은 적지만 만족한다"고 말했다. 정씨의 대학 동기생 중에 취업을 선택한 20명 중 4명이 컴투스·EA·애니파크 등 게임사에 입사했다.

◇게임 외 분야는 SW 인력 수급 비상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게임 관련 산업만 기형적으로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2008년 4만3000여명이었던 국내 게임 업체 종사자는 3년 만에 5만2000여명으로 1만명가량 늘었다. 지난해 국내 438개 게임 업체를 대상으로 인력 채용 시 애로 사항을 조사한 결과 72.5%는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다.

게임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의 SW 인력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소프트웨어 인력의 수요와 공급 '미스매치(불일치)'는 양(量)과 질(質) 모두에서 나타난다.


	성장하는 국내 게임시장.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졸업생(학사)의 진로.
보안 전문 기업 소프트포럼의 이경봉 대표는 "해킹을 적절하게 막으려면 공격과 방어 비율이 1대10은 돼야 하는데, 현 상황은 심각한 수급 불균형 상태"라면서 "공부 잘하는 학생은 다 의대로 가고 보안 분야는 기피해서 요즘 눈을 씻고 찾아봐도 인재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질적으로 보면 기업들은 고급(아키텍트)·중급(SW엔지니어) 수준의 SW 인력을 주로 원한다. 수퍼컴퓨팅 전문 기업 클루닉스의 권대석 대표는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고 해도 대부분 현업에서 쓸 수 없는 함량 미달 상태가 대부분"이라면서 "작년에 5명을 뽑으려고 1년 내내 원서를 받았지만 능력을 갖춘 사람이 없어 2명밖에 뽑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장에 주로 배출되는 인력은 초급 프로그래머나 테스터(tester) 수준이다. 정부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기업에서 정작 필요한 중·고급 인력은 지난해에만 9350명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측은 "고급 인력은 SW 분야 종사를 기피하고, SW 관련 학과도 점차 정원을 줄여 전문 인력이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의 정원은 1999년 90명에서 이듬해 78명, 현재는 55명으로 줄었다. 반면 게임 교육기관은 늘어나고 있다. 2009년 60곳이었던 게임 관련 특성화고·전문대·대학교·대학원 등 정규 교육기관은 지난해 75곳으로 3년 만에 25% 늘어났다.

그 결과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SW·게임SW·인터넷SW·IT 서비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4개는 엔씨소프트·위메이드·액토즈소프트·게임빌 등 게임 회사가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도 포털 업체(NHN·다음커뮤니케이션)와 SI 회사(SK C&C·다우기술)가 차지했다. 온라인 결제 대행사인 'KG이니시스'와 토종 보안 업체 '안랩'이 순위권에 들었다.

◇제2, 제3의 게임 산업을 마련해야

전문가들은 현재처럼 한 분야로만 인력이 쏠리는 것은 국가적으로 상당히 나쁜 영향을 준다고 우려한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SW 생태계 복원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이진규 인재기획팀장은 "SW 회사가 시장으로부터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이것이 임금 현실화와 양질의 인력 확보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도과학기술협력센터 정해룡 소장은 "SW 산업에서 '졸부(猝富)'가 탄생하는 일이 있으면 억지로 데려가려고 하지 않아도 좋은 인재들이 알아서 뛰어든다"면서 "10년 내에 다양한 SW 산업 분야에서 게임과 같은 성공 신화 2~3개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SW혁명의 외딴 섬, 한국] [2] 게임업체로 몰려가는 SW 인재들

 (조선일보  2013.08.02 01:58)

서울대·카이스트의 컴퓨터관련 졸업생 20%가 지망
美 스탠퍼드大는 30%가 창업… 실리콘밸리 이끌어

 

한국의 소프트웨어(SW) 고급 인재들이 창업과 산업용 SW 분야를 외면하고 '게임 업체로 몰려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새 성장 동력으로 삼는 세계적 산업 추세와 동떨어진 것이어서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일 본지가 2010~2012년 3년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졸업생(학사) 174명의 진로 현황을 전수(全數) 조사한 결과 창업을 선택한 졸업생은 단 1명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진학, 군 입대 등을 제외한 취업자 수는 50명. 이 중 게임하이·EA·애니파크·컴투스 등 게임 업체를 선택한 졸업생은 11명(22%)을 차지했다. 국내 대표적 대기업인 삼성그룹(6)이나 LG그룹(5), 나머지 10대 그룹(4)으로 간 수보다 많다.

이공계 명문 카이스트(KAIST)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7~2011년 5년간 졸업생 259명 중 창업을 선택한 이는 단 4명이었다. 취업을 선택한 학부 졸업생 72명 중 14명은 넥슨·엔씨소프트 등 게임 업체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 삼성(8), NHN(4), SK(4) 등 주요 기업별 취직자 수를 뛰어넘었다.

한국에선 '게임 업체 쏠림'이 나타나지만 미국 같은 선진국 SW 관련 고급 인재들은 창업이나 벤처기업행이 대세다. 올 3월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 학생 12명은 한꺼번에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 벤처기업인 '클링클(Clinkle)'에 합류하려고 무더기 휴학계를 냈다. 이 대학 존 헤네시(Hennessy) 총장은 이 과정에서 조언뿐 아니라 투자까지 하며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학교 측에 따르면 1930년대부터 2011년까지 스탠퍼드 졸업생 중 29%인 8385명이 창업 경험이 있다. 이들이 만든 회사는 3만9900개이며, 창출한 일자리는 약 540만개, 매출액은 약 3000조원에 이른다.


마치 한국의 젊은이들이 용기도 없고 틀린 선택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군요. 저처럼 50이 넘은 엔지니어도 직장을 쉽게 잡을 수 있는 이곳 실리콘벨리는 이력서에 사진이나 나이 따위들을 넣을 필요가 없지요. 또 창업을 해서 실패해도 알거지가 되거나 성공해도 대기업의 횡포에 결국 손해를 보는 사회가 아닙니다. 한국의 사회구조를 먼저 바꾸어야 젊은 애들도 바뀌지요.

개인의 직업 선택을 이래라 저래라 사회적 국가적 잣대로 이야기하는게 웃기는 거 다. 어느 누가 자기의 삶을 책임질수 있으며 옮고 그름이 있는가?..쉽게 말해 어느 직업이든지 대우 좋고 전망이 좋으면 인재들이 많이 오게 되있고 구조적으로 바꿔야 초일류SW 엔지니어도 양성할수 있다...

 

 

[SW혁명의 외딴 섬, 한국] [2] 스마트폰·車·의료기기업계 "고급 SW 인력 구해달라" 아우성

 (조선일보 2013.08.02 01:52)

10년 이상 경력자 희귀

 

스마트폰·자동차·의료기기 산업계에선 "고급 SW 인재의 씨가 말랐다"고 말한다. 가뜩이나 고급 인재풀이 적은데 그 인원마저 게임 회사와 외국계 소프트웨어 회사로 쏠림으로써 벌어지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숙련된 SW개발자를 '아키텍트(Architect)'라 말한다. 소프트웨어의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여 종합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엔지니어를 말한다. 집에 비유해 보면 3만평에 300명이 사는 집을 짓기는 쉽지만 100평에 300명이 사는 집을 만들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아파트 같은 구조를 생각하게 된다. 이 구조를 설계하는 이가 아키텍트다. 아키텍트가 되려면 관련 업종에서 적어도 10년 이상 경력을 쌓아야 한다.

자동차·전자업계에선 뛰어난 아키텍트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달라진다. 글로벌 표준에 맞춘 SW 개발과 고품질 SW 요구가 늘어나면서 이를 책임질 SW 아키텍트가 필수 인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SW 개발 표준인 '오토사(AUTOSAR)'가 확산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할 아키텍트가 중요해졌다. 오토사는 BMW, 벤츠 등 자동차 제조사와 보쉬, 지멘스 등 부품 제조사들이 2003년부터 개발해온 SW 표준이자 플랫폼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SW 담당) 교수는 "제대로 된 아키텍트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바뀔 수 있는데, 현재의 인력 수급 구조를 보면 답답하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아키텍트가 최고 직업으로 급부상 중이다. CNN은 2010년과 2011년 '최고의 직업(best job)'으로 'SW 아키텍트'와 'SW 개발자(developer)'를 연달아 꼽았다.


 

[SW혁명의 외딴 섬, 한국] [2] 눈 씻고 찾아도 없으니… 직접 SW 인재 양성 나서는 기업들

 (조선일보 2013.08.02 01:51)

삼성·LG 인문계 출신까지 뽑아 인센티브 등 특전 내걸고 교육… 비트컴퓨터, 교육기관 설립도

 


	서울 역삼동 삼성SDS 멀티캠퍼스에서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는 인문계 대학 출신 교육생들이 컴퓨터 본체를 직접 분해하는 실습 교육을 하고 있다.

서울 역삼동 삼성SDS 멀티캠퍼스에서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는 인문계 대학 출신 교육생들이 컴퓨터 본체를 직접 분해하는 실습 교육을 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우수 인재가 소프트웨어(SW) 분야를 외면하면 기업들은 직접 인재 양성에 나설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든 기업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전자·포털·자동차 등 분야를 막론하고 여러 기업이 내외적으로 'SW 역량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신입사원의 90%가량을 R&D(연구·개발) 분야로 선발하고, 그중 40~50%는 SW 직군으로 뽑는다. 신입사원의 절반가량을 SW 인력으로 채우는 것이다. 채용 이후에도 금전적 인센티브는 물론 임원급 연구위원 선발, 해외 콘퍼런스 참여, 사내 강의 및 세미나 진행 기회 등 특전을 내걸고 사내 인력들이 SW 아키텍트, 코딩 전문가 등 고급 단계로 성장하도록 독려한다.

2011년 말 '소프트 주도 기업(Soft Driven Company)'으로 변신을 선언한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현재 전 세계에 3만6000명의 SW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년 5000명 이상 지속적으로 신규 SW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인문계 전공자들도 연간 400명씩 6개월간 SW 교육을 시킨 뒤 채용한다. 1991년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해오고 있는 '삼성전자 SW 멤버십'은 우수 인재를 조기에 발굴, 확보하려는 삼성의 대표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다.

현대모비스도 사내 중추 SW 인력인 대리·과장급 연구원의 실무 능력 향상을 위해 매년 4주간의 이론 교육과 별도의 실습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아예 외부 SW 교육기관을 설립하는 회사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1990년 문을 연 '비트스쿨'. 국내 대학생 벤처 1호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가 설립한 SW 교육기관으로 지난 23년간 8600여명을 배출해냈다.

NHN도 올 3월 경기도 분당에 '넥스트(NEXT)'란 이름의 2년6개월 과정의 비영리 SW 교육기관을 설립,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매년 100여명의 SW 전문가를 배출할 계획으로 채용을 전제로 하진 않지만 우수 인재는 NHN이 사전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W혁명의 외딴 섬, 한국] [2] "한국 대기업, 新사업 직접 한다는 생각보다 M&A로 눈 돌려야"

 (조선일보 2013.08.02 02:13)

벤처캐피털리스트 구본웅씨 "베끼는 대기업 대박 못터뜨려"

 


	구본웅씨 사진

 

실리콘밸리의 한국계 벤처캐피털리스트 구본웅<사진> '포메이션 8' 대표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벤처가 제대로 활성화되려면 대기업들이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5년 전부터 이곳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일한 그는 최근 경제잡지 '포천(Fortune)'지에 아시아계 벤처의 '떠오르는 투자자'로 소개되기도 했다.

LG그룹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구태회 LS그룹 명예회장 손자이자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장남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 대기업들도 신사업을 직접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벤처를 M&A 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면서 "일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사지 않고 몰래 카피(베끼기)하기도 한다는데, 그런 대기업이 '대박'을 터뜨렸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벤처 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그는 "벤처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최선"이라며 "괜히 어려운 벤처 도와준다고 너무 많은 규정을 만들어 잘하는 벤처들마저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원더걸스와 싸이 얘기도 했다.

그는 "원더걸스는 (미국에서) 안 되고 싸이는 되는 것을 보면 한국 벤처의 갈 길이 보인다"면서 "원더걸스는 만들어져서 온 것이라면 싸이는 스스로 만든 것이며, 이런 콘셉트의 벤처가 성공한다"고 말했다.

 

 

[SW혁명의 외딴 섬, 한국] [2] 실리콘밸리 최대 투자처는 SW… 美 M&A 톱5중 3개가 SW업체 인수

 (조선일보  2013.08.02 02:14)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미국 내 M&A 그래프

 

실리콘밸리는 전 세계 IT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이상향(理想鄕)이다. 포천 500대 기업 중 36개, 나스닥 100대 상장 기업 중 27개가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2년 전 세계 최대 컴퓨터 제조업체였던 휴렛패커드(HP)는 '오토노미'를 113억달러(약 12조원)에 인수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오토노미는 코카콜라, 네슬레 등 약 2만개에 달하는 고객사에 지능형 검색과 분석 솔루션, 통합 아카이브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최근 '부실 인수 논란'으로 인해 HP 레이 레인 회장의 사임까지 불러왔다. 그해 미국에서 일어난 M&A(연구개발) '톱 5' 중 3개가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였다. HP건 외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카이프 인수(85억달러), 인텔의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맥아프 인수(76억달러) 등이다.

미국 내 M&A 전체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부문 규모는 2009년 대비 2년 만에 373%가 증가했다. 2009년에 74건 110억달러이던 소프트웨어 M&A가 2011년엔 93건, 410억달러가 된 것이다. 현지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지난해 구글이 인수한 50여개 기업 중 40% 정도가 소프트 관련 기업"이라며 "소프트웨어 벤처의 몸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털 투자 부문도 마찬가지다. 실리콘밸리 내 투자 120억달러(2011년, 전년 대비 28% 증가) 중 가장 많이 차지한 부분은 소프트웨어(23.8%)였다.

대학에서 인기도 대단하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대학에서 신입생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관련 입학생이 최근 3년 동안 10%가 늘었다. 특히 컴퓨터 공학에서는 18%가 늘었다.

 

 

[SW혁명의 외딴 섬, 한국] [2] 美 실리콘밸리선 창업의 70~80%가 SW 분야로 몰려

 (조선일보 2013.08.02 02:17)

[실리콘밸리 창업 생태계]

- 사무실 없는 창업도 가능
"노트북과 내 머리가 사무실" 月 100弗에 대여하는 곳 많아
직원들은 이메일로 업무 연락, 필요할 때만 사무실 빌려 써

- 벤처 인큐베이팅·멘토링
펀딩 상담·창업교육 등 지원, 벤처들이 필요한 것 모두 제공
대기업·명문대 참여 활발… 2~3년내 5배 성장기업 수두룩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의 70~80%는 소프트웨어(SW) 분야다. SW 분야의 창업붐 비결을 알기 위해 실리콘밸리 벤처 기업 시플리오(Shiplio)의 현장 사무실을 찾아 나섰다. '배송 혁명'을 하겠다며 창업에 막 나선 공동 창업자 마크 히틀(33)에게 "구글 지도 검색으로 찾아가겠다"고 하자, 그는 "지도로 찾기는 쉽지 않으니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그를 따라 팰로앨토 외곽의 산속으로 20여분간 올라가니, 한눈에 스탠퍼드 대학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집이 나왔다.

①사무실 없는 창업도 가능

그런데 사무실은 따로 없었다. 히틀은 자기 방에 있는 노트북과 자신 머리를 각각 가리키며 "노트북 한 대와 내 머리가 사무실"이라고 말했다.

시플리오의 사업 모델은 휴대폰 앱(응용프로그램)에 기반을 둔다. 앱에 일반 소비자가 운송이 필요한 물건 목록과 도착지를 올리면, 인근 운전자들이 개별적으로 연락해 돈을 받고 물건을 운송하는 시스템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종잣돈을 투자받은‘500 스타트업스’소속의 벤처 기업들이 모여 행사를 갖고 있다. 행사엔 모두 29개 벤처 기업이 참석했고, 이 중 70%는 미국 벤처기업, 나머지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출신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종잣돈을 투자받은‘500 스타트업스’소속의 벤처 기업들이 모여 행사를 갖고 있다. 행사엔 모두 29개 벤처 기업이 참석했고, 이 중 70%는 미국 벤처기업, 나머지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등 출신이다.
동업자는 두 명 더 있다. CTO인 저스틴 손더스(Saunders·33)는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이고, 젠 우(Wu·25)는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모두들 '오너십'을 갖고 싶다며 동참했다. 이들이 뜻을 모은 곳은 스탠퍼드대 근처 카페였다. 우연히 얘기를 나누다가 의기투합했다.

'그래도 사무실이 필요한 것 아니냐' 묻자, 히틀은 "실리콘밸리 일대에서 성업 중인 사무실 대여 업체를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해커 도조(Hacker dozo)란 업체에 월 100달러를 주고 회원이 되면, 실리콘밸리 곳곳에 있는 사무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지금 6명의 직원은 이메일로 주고받으면서, 필요하면 '하루 빌리는 사무실'에서 만난다.

실리콘밸리는 소프트웨어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겐 최고의 지역이다. 스탠퍼드대 스티븐 보이드(Boyd) 정보시스템 연구소장(전기공학과 교수)은 "소프트웨어는 이곳 언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②초기 벤처들이 필요한 모든 것 제공

실리콘밸리 중심에 있는 서니베일. 소프트웨어 벤처들의 인큐베이터인 '플러그 앤 플레이 테크 센터(Plug and Play Tech Center)'에 들어서자 입주 회사 이름이 가득한 안내판을 보느라 눈이 어지러웠다. 300여개 벤처(startup)의 초기 성장을 지원하는 곳이다. 입주 업체 중 SW 관련 벤처들이 80%가 넘는다. 펀딩 상담, 사무 공간, 세미나·콘퍼런스, 교육, 멘토링은 물론 데이터 센터까지 초기 벤처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 그래프
이들을 돕는 파트너들 면면은 화려하다. 알카텔-루센트, 바이두(Baidu), 크라이슬러, 히타치, 메르세데츠 벤츠, 파나소닉,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기업에다 카네기 멜론, 코넬, 스탠퍼드 같은 명문대들도 포함돼 있다.

이곳은 2006년 설립된 이래 다른 대기업에 팔린 벤처들의 인수 가격만도 5억달러가 넘는다. 유명한 파일 공유 프로그램 업체 드롭박스(Dropbox) 음악 관련 벤처 사운드하운드(SoundHound) 등이 모두 이곳을 거쳤다.

③지분 투자 후 공짜 사무실도 제공

인근의 마운틴뷰. 이번엔 '500 스타트업스(Startups)'란 간판을 단 회사가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 독특하다. 벤처에 무료로 사무실도 주고, 네트워크도 연결해주는 대신 그 벤처에 투자해 성공하면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인큐베이터가 어린이집이라면 이곳은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로 불리는 유치원이다. 이 건물에 입주한 28개의 벤처는 완전 초기 단계를 막 벗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리콘밸리엔 이 같은 액셀러레이터로 불리는 곳이 10여곳 성황 중이다.

3년 전 설립된 이곳 프로그램은 이렇다. 약 30개의 회사를 선정하여 4개월 동안 사무실을 공유하고 회사 초기 경영에 도움을 준다. 입주 업체들은 모든 비용이 공짜다. 현재 약 150개 회사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핵심 경쟁력은 멘토(mentor) 네트워크다. 어느 분야의 전문가를 1대1로 벤처 회사와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전 세계 약 200여명의 멘토를 두고 있는데, 모두 금전적인 대가 없이 벤처 회사들을 도와준다.

이런 힘 때문에 약 50~60%의 회사들이 평균 5만달러의 초기 자본으로 시작해 2~3년이 지난 지금 약 25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업체들로 성장하고 있다. 이곳의 1호 벤처인 디지털 카드 서비스 업체 펀치드(PUNCHD)는 구글에 인수되었고, 창업 3개월 만에 아마존(Amazon)에 인수된 벤처도 있다. 이 회사 마케팅 담당 맥스 프램슈워츠(Fram-Schwartz)는 "좋은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만 있다면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고, 그들을 돕는 생태계가 작동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소위 '사업장'이 없으면 무조건 건강보험부터 지역의료보험으로 돌려버린다. 콘텐츠고 뭐고 알 바 없다는 식으로 몰아대는 게 공단 직원들이고 금융권이고 정부다. 이런 나라에서 무슨 벤처 창업을 기대하나. 대학캠퍼스에 한번이라도 가보라. 두뇌들이 번쩍거리지만 정부를 기대하는 학생들은 아무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