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이 상사의 권위에 도전할 때
By Joann S. Lublin
부하직원에게 기반이 흔들리기에는 이미 높은 지위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억한 심정을 품은 부하직원이 당신에 대해 뒷담화를 하고 돌아다니거나,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거나, 또는 회의에 참여시키지 않는 방법으로 당신의 회사생활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서비스회사 두 곳(은행 한 곳과 자산관리회사 한 곳)에서 인사팀장을 지낸 인물 두 명은 사내 질서를 어지럽히는 부하직원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둘 중 한 명은 해고됐고, 한 명은 회사를 잘 다니고 있다.
이 딜레마를 통해 얻은 교훈은, 부하직원이 문제를 일으키면 그냥 넘어가지말고 바로 민첩하게 대처해야 하며, 상사의 든든한 지원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상사를 음해하는 행동이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는가에 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야심만만한 부하직원이 관리자급으로 승진하지 못했을 때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만 알려져있다. 커리어 전문가들에 따르면 조직구조가 개편되고, ‘열린’ 경영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직원들의 애사심은 주춤한 요즘 들어 이런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고 한다.
뉴욕에서 임원들에게 커리어 컨설팅을 하는 디 소더는 “요즘은 지휘체계가 불분명해서 상사가 한둘이 아닌 데다가 한 팀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하기 때문에 ‘하극상’ 직원들이 예전에 비해서 쉽게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CEO라고 이런 상황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제약회사 화이자(Pfizer)의 제프리 킨들러 CEO는 2010년 말 주요 임원 4명으로부터 리더십에 대해 비판을 받았으며 이사들로부터 비밀리에 회사를 떠나달라는 협박을 받았다. 결국 킨들러는 CEO직을 돌연 사퇴했다.
대형 은행에서 인사팀장을 하다가 해고 당한 여성의 경우를 보자. 2011년 보상제도를 담당하던 부장급 직원이 인사팀장의 권위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여성 인사팀장이 남성 부장에게 사내 행동을 개선할 것을 촉구한 직후부터였다.
부장은 대부분 여성들로 이뤄진 부하직원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치 않고 소리를 지르는 일이 많았다. 인사팀장은 부장의 리더십이 “부하직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스타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자 분개한 부장은 인사팀장의 험담을 하고 돌아다녔다. 인사팀장은 몇 달이 지나서야 부장이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일례로 부장을 비롯한 팀원들이 분기별 부서 회의 중에 다같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기도 했다. 인사팀장은 “당시 너무나 당황스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날 회의실을 나간 직원들 중에는 불과 1년 전 실시한 상사 업무 평가에서 자신에게 후한 점수를 줬던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부장은 직원들에게 회의실을 같이 나가자고 부추긴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인사팀장은 임원급 연봉을 논의하는 회의에서도 제외됐다. 원래 자신의 직속상사와 CEO, 부장까지 참여하는 회의였다. 인사팀장에게 불만을 품은 부장은 나중에야 회의가 열렸었다고 밝혔다. 인사팀장의 꾸짖음에도 불구하고 부장은 회의를 미리 고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 부장 밑에 있는 직원이 인사팀장에게 부장이 저속한 언어를 구사하며 분노조절을 못하고 지각을 밥먹듯이 하기 때문에 팀 분위기를 어지럽힌다는 불만을 토로하자, 인사팀장은 외부 특별 조사관을 통해 감사를 실시해도 좋다는 허락을 상사로부터 얻었다.
부장은 특별 감사관에게 인사팀장에 대해 어떤 식으로 말하라고 직원들에게 가이드라인을 몰래 내렸다. 직원들은 부장이 회사 고위직 사이에서 영향력을 높여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장의 명령에 복종했다. 부장이 고위급 임원들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골프를 치면서 친하게 지낸다는 사실은 회사에서 잘 알려져 있었다. 특별감사가 진행되는 동안 인사팀장의 직속상사는 ‘나몰라라 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외부 특별 조사관은 특정한 사례를 제시하지도 않고 인사팀장이 무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사팀장은 몇 주 후에 해고됐다. 부장의 임금은 인상됐다. 부하직원들은 힘으로 제압하고 높은 사람들과 끈끈한 인맥을 쌓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고 당한 인사팀장은 부장에 관한 증거를 더 꼼꼼하게 확보해놓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
리더십 전문가들은 부하직원들로부터 권위를 위협 받은 고위급 간부들은 자신의 결점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회사 내부에 네트워크를 폭넓게 형성해놓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자산관리회사에서 인사팀장으로 일했던 사람이 위기를 극복한 것은 윗단락에서 말한 두 가지 무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 7월 인사팀장에 임명된 이 여성은 자신의 일을 보좌하는 부장으로 영업팀 직원을 발탁했다. 그런데 이 직원이 인사팀장 자리를 놓고 이 여성과 경쟁했었다는 사실을 인사팀장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 직원은 부장으로 승진됐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봄에 열린 회사 워크숍에서 인사팀장의 리더십을 공격하자고 동료들을 부추겼다. 동료들은 부장의 계획에 동참하지 않았다.
인사팀장은 부장이 그런 계획을 꾸몄다는 사실을 나중에 듣게 됐다. 인사팀장은 “자신의 자리를 흔들려는 음모가 있었다”며 “부장이 내 자리를 노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인사팀장은 다른 팀원으로부터 ‘음모’에 대해 알게 됐다. 인사팀장은 부장이 자신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때때로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장은 인사팀장에게 매력적이고 유능하며 든든한 부하직원이라는 인상을 줬다. 인사팀장은 부장이 “항상 웃는 낯이라서 속아넘어갔다”고 말했다.
인사팀장은 ‘음모’를 발각하자마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인사팀장은 “자신은 갈등을 싫어하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 인터내셔널’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테레사 테일러에 따르면 여성 임원들은 남성 임원들에 비해 자신의 명령에 불복하는 부하직원들을 직접적으로 제압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테일러는 ‘퀘스트’에서 23년동안 일하는 동안 부하직원들의 ‘하극상’을 목격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테일러는 2011년 퇴사했다.
다시 자산관리회사 얘기로 돌아가자. 문제를 일으켰던 부장은 2012년 신임 CEO가 취임하자 다시 한 번 인사팀장을 뒤흔들 모략을 세웠다. 부장은 자신이 새 인사팀장이 될 것이라는 소문을 사내에 퍼뜨렸다.
신임 CEO는 비서로부터 이 얘기를 전해들었다. CEO는 자신은 인사팀장을 교체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비서에게 일렀다.
이무렵 인사팀장은 그룹 회의에서 부장에게 불만이 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인사팀장은 회의에서 “나는 팀 관리에서 충성심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팀장 바로 오른쪽에 앉아있던 부장은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인사팀장은 CEO의 승인을 받아 비용절감 차원에서 부장 포지션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인사팀장이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최대한 이성적으로 왜 그 포지션이 없어도 되는지 설명하자 CEO는 납득했다. 부장 포지션은 없어졌지만 부장이었던 직원은 여전히 그 회사에서 다른 업무를 맡아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인사팀장은 현재는 메이저급 투자은행 글로벌 인사 총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인사팀장은 부하직원 사건을 통해 “승진에서 제외된 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다”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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