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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창조경제

[창조경제를 말한다]창조경제 창시자 '존 호킨스' "창조경제 넓게 크게 봐라" (전자신문 2013.06.09 16:16)

[창조경제를 말한다]창조경제 창시자 '존 호킨스' "창조경제 넓게 크게 봐라"

 

창조경제가 새 정부 최대 국정과제로 낙점됐다. 박근혜정부 5년을 관통할 가장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창조경제에 시동을 건 지 100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선언적 슬로건에 그치고 있다. 뒤늦게 정부는 정책 구호 수준에서 실행 계획을 내놓지만 산업계와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전자신문이 창조경제의 국내외 석학, 전문가, 정책 입안자들을 만나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창조경제의 비전과 세부 실천 방안 등을 모색해 봤다. 첫 번째 주자로 창조경제의 창시자이자 전도사로 세계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존 호킨스 박사(호킨스어소시에이츠 대표)를 단독으로 만났다.대담= 강병준 전자신문 경제과학벤처부장

 

 [창조경제를 말한다]존 호킨스 호킨스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누구

 (전자신문 2013.06.09 16:16)

 

존 호킨스(67) 호킨스어소시에이츠 대표는 2001년 출간한 저서 `창조경제`로 창조경제 개념과 창의적 아이디어의 경제적 가치를 대중에 알린 창조경제 분야 전문가다. 2009년 창조경제 후속 저서인 `창조생태계`를 펴냈다.

영국 문화·창의·혁신 자문회사인 BOP컨설팅 회장을 지내며 호주·캐나다·중국·프랑스·그리스·인도·일본·미국 등 30여개국 자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영국 런던시티대와 중국 상하이창의학교 초빙교수를 맡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호킨스어소시에이츠와 2006년 설립한 존호킨스창조경제연구센터 대표로 상하이·베이징·우시 등 중국 주요 도시와 창조경제·혁신 분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창조경제를 말한다]IP와 창조경제의 상관 관계

 (전자신문  2013.06.09 16:16)

 

창조경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지식재산(IP)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낸 사람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도구다. 이 시스템이 창조경제를 움직인다는 원리다.

박근혜정부가 가수 싸이를 창조경제 모범 사례로 뽑았던 이유도 그렇다. 지금까지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았던 안무에 금전적 보상을 한 싸이는 춤이란 창의성에 대가를 지불했다.

기자가 존 호킨스 대표에게 `싸이는 창조경제 모델이 될 수 있는가`라고 질문했을 때 그는 "예스(Yes)"라고 답했다. 그러나 IP에 대한 호킨스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에게 IP란 좀 더 철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대상이었다. 호킨스 대표는 "큰 틀에서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돈을 벌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아이디어 주체가 보상을 원하는지는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199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루이스 이그나로 미국 UCLA 교수는 `비아그라의 아버지`로 불린다. 일산화질소(NO)의 심혈관 기제를 밝혀내 비아그라를 만드는 연구의 기초를 닦은 과학자다. 글로벌 제약회사 파이저(Pfizer)가 비아그라 판매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을 때 이그나로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IP화하지 못하고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그나로 교수는 대표적 창조경제 실패 사례가 되겠군요."

기자가 호킨스 대표에게 질문했을 때 뜻밖에도 그의 대답은 `아니오(No)`였다. 그는 "내가 본 이그나로 교수 사례는 창조경제가 맞다"며 "다만 주체가 누구였는지 문제"라고 답했다.

호킨스 대표는 직접 이그나로 교수를 만나지 못했다. 그가 만났던 다른 노벨상 수상자 중에는 연구 성과가 상업화되는 것에 반감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성취에 따른 보람 등 다른 보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 노벨상 수상자는 자신의 발견을 모두가 공짜로 누리길 원했다. 호킨스 대표의 시각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원하는 보상이 반드시 재화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월드와이드웹 창시자 팀 버너스 리도 처음부터 돈을 벌 목적으로 연구개발(R&D)에 나선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드와이드웹은 창조경제의 원동력이 될 만한 온라인 세계를 구축했다.

그렇다면 비아그라는 어떻게 창조경제로 설명할 수 있는가. 호킨스 대표는 창조경제에서는 파이저라는 주체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주체가 돼 새로운 아이디어를 상업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경우는 학계와 산업계가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창조경제에 맞춘 변화를 일으킨 것"이라며 "큰 틀에서 보면 경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을 맺었다.

 

 

[창조경제를 말한다]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주도한 창조경제

 (전자신문 2013.06.09 16:16)

 

"창조경제 주체는 정부가 아니다."

창조경제 창시자로 유명한 존 호킨스 호킨스어소시에이츠 대표는 지금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창조경제에 일침을 가했다.

창조경제를 이끄는 리더는 물론 필요하다. 1997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앞으로 창조 산업이 미래를 짊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이듬해 설립된 문화미디어체육부(DCMS)는 영국식 창조경제를 지휘하는 부처였다. 창조경제 책임자는 크리스 스미스 장관이었다.

호킨스 대표는 "모든 부처가 참여해 창조경제 TF가 구성된 것"이라며 "영국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끊임없이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했다"고 말했다.

"매핑 데이터라고 합니다. 모든 영국 경제 변화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창조경제 마스터플랜을 세운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은 마스터플랜보다 현장으로 나가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정부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것을 하는 시스템입니다. 결국 답은 사람에게 있었습니다."

창조경제 주체는 창의성을 가진 사람이다. 개인이 될 수도 있고 기업이 될 수도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주체가 정부는 아니라는 것이 호킨스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개인이나 기업을 만나 무엇이 힘들고 정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들어야 한다"며 "지금 진행하고 있는, 또 앞으로 필요한 정책의 효과는 현장에서 검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 핵심은 창의성입니다. 혁신을 창출하는 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스스로 혁신을 이야기하기 힘듭니다. 정부 본질 자체가 혁신을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죠. 그래서 혁신을 할 수 있는 개인과 기업과 소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창조경제 방법입니다."


크리스 스미스 장관의 역할은 창조경제를 이끄는 것이 아니었다고 호킨스 대표는 설명했다.

산업 분야별로 현장에 나가 고충을 듣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창조경제를 위해 영국 정부가 한 일이다. 호킨스 대표는 "한국 정부도 24시간 체제로 창조경제 담당자를 둬야 한다"며 "책임을 가지고 창조경제를 지원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창조경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창의성이란 특별한 사람만이 소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가장 창조적이겠지만 어른도 노력한다면 창의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누구나 창의성을 가진다고 인정하는 것입니다. 창조경제 주체는 여기서 나옵니다. 정부 역할은 주체가 창조경제활동을 하는 데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해주는 것입니다."

창조경제를 정부가 주도하면 진정한 주체인 개인과 기업이 소외될 수 있다고 호킨스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창조경제란 큰 틀에서 책임성을 가지면 된다"며 "무엇보다 창의 주체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