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들의 존재감 부각 처방전은?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정치권을 잠시 벗어나 있던 거물급 정치인들이 현실정치의 세계로 서서히 발을 들여놓고 있다.
잠잠하던 잠룡(潛龍)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정치적인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치권에서 일정한 지분을 가진 이들이 속속 활동폭을 넓히면서 여의도 정치의 복원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해법과 전략들을 하나씩 꺼내 보이며 정치권에서의 주도권 싸움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현장·골목정치 강조하는 안철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시민들의 목소리와 애환을 들을 수 있는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앙정치에 공들이고 있는 기존 정치권의 모습과 다르게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현장정치로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 선거운동을 하면서 안 의원은 '현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등산화를 신고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강조했다. 시장통 아주머니에게 들은 한마디 한마디도 자신에게는 많은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한 안 의원은 22일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창립을 선언하면서 또다시 '현장'을 강조했다.
신당창당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정책을 만들고 법안도 발의하는 등 정책적으로도 국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창립기자회견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 동의하에서 진행되는 총체적인 구조개혁"이라며 "정치·경제·사회분야 등 모든 분야가 우리 연구소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춘콘서트'의 멘토인 안 의원은 25일 국회 입성 후 처음으로 토크콘서트를 여는 등 현장정치의 보폭을 확장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매달 1회 노원 콘서트를 열어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호흡할 예정이다.
◇문재인, 트위터 정치로 존재감 부각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한동안 정치적인 활동을 자제해 온 문 의원이 최근 트위터 정치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그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박근혜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문 의원은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노동관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정부가 6자 회담에 대해 북측의 비핵화 행동 없이는 대화 없다는 입장을 천명했다"며 "관련국들이 6자 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있는 터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에 스스로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강조한 시간제 일자리에 대해서는 "현실을 너무 모르는 이야기"라며 "서구에는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자발적인 시간제(일자리)가 많고 시간당 임금도 정규직보다 높은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정반대. 노동시간 단축이 답"이라고 꼬집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1일에는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 쟁점인 통상임금 문제 논의를 위한 노사정 대화를 제안한 것과 관련, "같은날 박 대통령이 말한 노사정 대타협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한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의원이 각종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정치적 활동 반경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안 의원의 독자세력화 움직임과 맞불려 야권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뜨거운 여름, 해외파-정치 거물들 '권토중래'
잠시 정치권을 떠나있던 해외파 잠룡들과 거물 정치인들도 뜨거운 여름 복귀를 저울질하고 있다.
독일에서 연수중인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8월 귀국을 앞두고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동아시아미래재단'에 정치 아카데미를 개설한다.
동아시아 미래 아카데미는 격주마다 열리는 3개월 과정이다. 현역 기초의원과 정치지망생, 손 고문 지지자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은 또 7월초 대학생과 지지자 700여명과 함께 20여일간 유럽 전역을 도는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8월께 귀국해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통해 재기를 시도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대선과정에서 친노(친노무현)·주류로부터 받은 상처에다 안 의원과 중도성향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 사이에 연대 고리로 활약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월 귀국할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물론 해외로 떠나진 않았지만 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도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며 활동 반경을 넓힐 것으로 관측된다.
떠났던 잠룡들과 거물급 정치인들의 복귀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스스로의 처방전인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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