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톡톡튀는 문제해결 방안/꼭 필요한 생활의 지혜

화폐개혁 소문…강남 큰손들 달러 사재기 (조선일보 2013.02.20 03:02)

화폐개혁 소문…강남 큰손들 달러 사재기

 

요즘 서울 강남권 PB센터엔 달러화 예금 문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19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초에 70억달러 수준이던 달러 예금 잔액은 조금씩 늘어 지난 15일엔 84억달러로 증가했습니다. 서울 강남에 사는 대기업 CEO 출신 A씨는 "원화만 갖고 있기엔 불안하고 지금 달러를 사두면 나중에 환(換)차익도 볼 수 있을 것 같아 외화예금에 일부 자산을 넣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엔저 공세로 최근까지도 원화 강세가 문제인데, 달러화 예금이 늘어나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원화 강세는 달러 값이 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달러로 예금하면 그만큼 손해입니다. 그런데도 달러화 예금이 늘어나는 것은 새 정부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합니다.

금융소득 과세 강화, 증여세 조사 강화 등 각종 과세 조치가 강화되고 있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자료를 국세청에 넘기는 방안이 추진되자 자산가들이 상당히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PB센터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원화(貨)로만 자산을 갖고 있기 불안하다면서 달러 투자에 나서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는 거죠.

극단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장롱 속에 있는 돈을 끄집어내기 위해 리디노미네이션(화폐 액면단위 변경)도 일어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도 돈다고 합니다.

사실 화폐 개혁 소문이 돌면 달러 투자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곤 합니다. 지난 2004년 한국은행이 리디노미네이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자산가들 사이에서 달러 투자 열풍이 불었었죠.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런 식으로 달러 투자를 해서 재미를 본 사람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장준영 외환은행 반포퍼스티지WM센터 팀장은 "당시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나중에 연금도 달러로 받는 달러 연금에 가입한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많았는데 이후 계속된 원화 절상(환율 하락)으로 손해를 보고 해지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근거 없이 떠도는 소문만 믿고 투자하면 성공할 확률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더 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