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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어류양식장 습격한 가마우지 떼 (경향신문 2013-01-20 23:11:25)

여수 어류양식장 습격한 가마우지 떼

ㆍ우럭 20만여마리 먹어치워

 

전남 여수시 남면 두라리 김근평 어촌계장(43)은 지난해 6월 자신의 양식장에 어린 조피볼락(우럭) 10만마리를 입식해 키우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에는 길이 10㎝까지 자란 조피볼락 9만여마리가 어장에 남아 있었다.

김씨는 이달 초 어장에서 치어들을 살피다 깜짝 놀랐다. 8만마리가량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없어진 물고기 양이 너무 많아 도둑맞은 줄 알고 해양경찰도난신고까지 했다.

해양경찰과 해양수산과학원에서 조사를 벌인 결과 범인은 ‘가마우지’였다. 여수시 해안가 6곳의 어류 양식장에서 조피볼락 20여만마리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마우지가 떼를 지어 전남 여수시 해안 양식장을 습격하고 있다. 가마우지는 경기·경남·제주에 주로 서식하는 텃새로 여수까지 날아가 양식장 어류를 잡아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마우지는 지난달 중순부터 수백마리씩 나타나기 시작해 최근에는 2000~3000마리씩 떼지어 다니며 양식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다.

가마우지는 인적이 드문 외딴곳의 소규모 양식시설을 주로 공략하고 있다. 어민들은 가마우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양식장 주변에 칸칸이 그물망까지 설치하고 있다.

철새 전문가 김인철씨(41·전 순천시 철새담당)는 20일 “가마우지는 강과 바닷가에서 살아 있는 고기를 사냥하는 조류인데 최근 한파로 대부분 강물이 얼어 있고, 혹한 때문에 바다에서도 먹이 구하기가 쉽지 않아 비교적 사냥이 손쉬운 어류 양식장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양수산과학원 관계자도 “가마우지는 원래 수심 5m 깊이까지 들어가 물고기를 잡는데 수온이 낮아지면서 물고기들이 5m 이하로 숨어버리자 여수 앞바다까지 몰려와 양식장을 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