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대생들 화장실 대화에 미국인들 감동 (조선일보 2013.01.19 11:45)

美여대생들 화장실 대화에 미국인들 감동

 

미국의 여대생들이 화장실벽에 적은 낙서와 편지로 나눈 대화가 미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한 여대생이 이름 모를 친구들을 위해 화장실벽에 적어 붙인 응원과 격려의 글이 SNS를 타고 전파되며 큰 공감을 얻고 있다.

미국의 소셜 뉴스 및 정보 사이트인 레딧(Reddit)의 'chellylauren'라는 사용자는 자신이 다니는 대학교의 여자화장실 한 칸에 붙은 편지를 찍어 올렸다. ‘chellylauren’은 "화장실 벽에는 인생의 가장 힘든 순간들에 대해 고백한 학생들의 낙서가 적혀있는데, 지난주 어떤 사람이 이들에게 편지를 써서 붙여 놓았다"고 밝혔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학생은 '성폭행을 당했다',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등 자신의 힘든 경험을 고백한 이들에 대한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적었다. 다음은 그 내용.

화장실 쪽지./사진=레딧

“성폭행당한 친구에게 : 너는 정말 강해. 나는 네가 겪었을 고통이 얼마나 큰지 상상도 할 수 없어. 네가 화장실벽에라도 네 얘기를 해서 난 정말 고마워.

섭식장애가 있는 친구에게 : 난 널 모르지만, 넌 너 자체로 아름답고, 건강할 가치가 있어. 그 지옥에서 벗어날 가치가 있어.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인 친구에게 : 네가 겪은 커다란 고통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해. 그런 고통에 맞서는 너의 용기가 정말 놀라워.

아버지가 돌아가신 친구에게 : 죽은 이들에 대한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을 거야. 그 괴로움도. 하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주었던 사랑과 추억 역시 영원할 거야. 널 세상에 있게 해준 그분은 분명히 마음속에서 너라는 사람에 대해 엄청나게 자랑스러워 하고 있을 거야.

나는 이 벽에 적힌 고백들을 볼 때마다 축복받은 기분이 들었어. 너희의 고민과 비밀들은 슬프기는 해도 무척 소중해.

너희 모두에게(아직 벽에 아무 낙서를 하지 않은 당신도) : 너는 가치 있고, 강하고, 용감하고, 사랑받고 있어. 누군가가 널 생각하고 있어.”

공개된 사진에는 이 글을 적은 이에게 "고마워"란 인사를 건넨 이도 보인다.

미국 네티즌들은 평범한 여대생들이 화장실벽에서 나눈 대화가 다른 이들에게 커다란 용기를 주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화장실벽에 자신의 고민을 적었던 여학생들은 자신이 혼자라고 느껴 괴로웠을 것이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공감해주고, 자신을 격려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편지를 썼다는 사실이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고 큰 도움이 됐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