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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로알기

기구한 운명 해수부 표석 MB 고향에기구한 운명 해수부 표석 MB (부산일보 2013-01-17 [14:35:47)

기구한 운명 해수부 표석 MB 기구한 운명 해수부 표석 MB

96년 탄생, 강남→충정로→종로→포항

 

 

해양수산부가 2008년 폐지되면서 사라졌던 해양수산부 표석(본보 지난 16일자 2면 사진 보도)은 어디 있을까?

15일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에서 해수부 부활이 확정되자 과거 부처의 상징이었던 표석의 행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옛 해수부 출신 공무원들은 당장 그들과 운명을 함께한 표석 찾기에 나섰다. 새 청사가 확정되면 입구에 이 표석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다.

본보 취재 결과 해수부 표석은 현재 경북 포항에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에 보관 중(사진)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물관 야외전시장 한쪽에 '외롭게' 5년을 버텨온 것이다. 해수부 표석이 해수부를 없앤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에 보관돼 온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표석이 등대박물관에 도착한 것은 2008년 3월 5일. 해수부가 폐지된 지 딱 일주일 만이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해수부 출신 공무원은 "표석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해수부가 부산시민과 해양수산인들의 강력한 반발 속에 폐지된 만큼 언제든 다시 부활할 수 있다고 판단해 보관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보관하기로 했는데 그 장소가 포항 국립등대박물관이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정식 유물이나 유적으로 등재한 것은 아니고 단지 임시보관용이었다"며 "관심을 갖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부산 국립해양박물관에서 가지고 가겠다고 연락이 왔는데 마침 해수부가 부활됐다"며 "정식 공문이 오면 그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가로 2m, 무게 2t가량의 이 표석은 1996년 해수부 출범과 동시에 서울 강남 청사 앞에 세워졌다. 이어 해수부의 이동에 따라 1999년 충정로 청사, 2005년 종로구 계동 청사 앞으로 옮겨졌다. 2008년 2월 해수부 폐지 때까지 12년간 해수부와 운명을 함께한 것이다.

해수부의 부침을 상징하는 이 표석은 5년 만에 다시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해수부 출신 고위 관계자는 "표석은 해수부의 기구한 운명을 따라온, 해수부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상징물"이라며 "청사가 확정되면 포항에서 다시 옮겨와 청사 정문 앞에 보란듯이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