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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조선 초기 판본 나왔다 (한국일보 2013.01.16 08:58:16)

삼국유사 조선 초기 판본 나왔다

손보기 교수 소장본 유족이 연세대에 기증
글자 탈락·오류 많았던 '왕의 족보' 낱낱이 포함 사료적 가치 높아
손 교수 생전 언급안해 뒤늦은 공개 궁금증

 

  • 손보기 교수 유족이 연세대에 기증한 삼국유사 왕력편(위 사진). 붉은 선 부분이 기존의 정덕본(아래 사진) 삼국유사와 다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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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식으로 공개된 적이 없는 손보기(1922~2010) 전 연세대 박물관장의 소장본 삼국유사가 연세대에 기증되면서 처음으로 나왔다. 이는 조선 초기 판본으로 다른 판본에서 글자가 탈락하거나 잘못된 곳이 많았던 왕력편(王曆篇ㆍ역대 왕조별 왕의 족보)이 포함돼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다.

    연세대는 고고학자 겸 서지학자로 이 대학 사학과에 오래 봉직했고 대학박물관장을 지낸 손 교수가 소장했던 삼국유사 1책 목판인쇄본을 유족에게서 최근 기증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받은 1책은 신라ㆍ고구려ㆍ백제ㆍ가야의 역대 왕의 족보를 간략하게 기술한 '왕력편'과 삼국시대 각종 기이한 이야기를 모은 '기이편(奇異篇)' 권1과 권2로 구성돼 있다. 연세대는 "손보기 교수 기증본을 검토한 결과, 삼국유사 1책이 낙장없이 완벽하게 보존돼 있으며, 조선 초기에 간행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손보기 기증본을 다른 삼국유사의 초기 간행본 권2(보물 제419-2호ㆍ성암고서박물관 소장)와 대조한 결과 동일 판본임을 확인했다"며 "같이 1책으로 묶인 왕력편과 권1도 판면 상태로 봐도 동일 판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국유사가 조선초기에도 간행된 것은 이 시기 고판본의 인본(印本)인 석남본(石南本)과 송은본(松隱本)이 현존하기 때문이다. 보물 제419호로 지정된 송은본은 현재 곽영대(郭永大)가 소장하고 있다.

    고려 말인 1281년(충렬왕 7년)경에 일연 스님이 펴낸 삼국유사는 1512년(조선 중종 7년) 경주에서 발행한 목판본인 '중종 임신본(中宗 壬申本)' 혹은 '정덕본(正德本)이 완전한 형태로 전하는 가장 오래된 판본이다. 이르면 고려말, 늦어도 조선 초기 찍었을 판본이 최근 발견되고 있지만 이것도 전질이 아니라 일부만 남아 있었다.

    특히 삼국유사를 구성하는 여러 편 가운데 '왕력편'만 글자 탈락이나 오류가 심한 데다, '중종 임신본' 이전의 판본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손보기 소장본은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예컨대 '중종 임신본'에서는 신라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어머니 천명부인(天明夫人)이 죽은 뒤 받은 이름인 시호가 '문정(文貞)'이라고 했지만 이번 손보기 소장본에서는 '문진(文眞)'으로 기록됐다.

    신라 진덕여왕 아버지가 '국기안(國其安)'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자료에서는 '국진안(國眞安)'으로 표기됐다. 또 진덕여왕 어머니 아니부인(阿尼夫人)은 아버지가 기존 자료에는 이름이 '노(奴)'이며 사후에 '○○갈문왕(葛文王)으로 추봉됐다'고 했지만 이번 자료에서는 기존에 탈락한 갈문왕 이름이 '만천(滿天)'으로 밝혀졌다.

    신승운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귀중한 왕력편 판본을 손보기 선생이 소장하고 계셨다는 사실은 이 분야 전문가들은 다 알고 있었지만, 이를 생전에 공개하지 않아 그 전모를 알 수 없었다"며 "이번에 공개한 자료는 중종 임신본 이전에 나온 유일한 왕력편이라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말했다.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은 "조선조 초기본이 흔치 않은 가운데 나온 판본이고 왕력편이 상세하고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서 면밀한 검토를 거치면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손 교수의 생전에는 물론, 사후에도 2년 넘게 이 판본이 공개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손 교수는 단 한차례도 이 판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이를 봤다는 전문가도 없다. 다만 책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그 존재가 알려져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공식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아직까지도 정식으로 손보기 판본이라는 기록도 올라 있지 않은 상태이다.



    삼국유사 ‘가장 오래된 판본’ 공개

     (경향신문 2013-01-15 22:13:02)

    ㆍ고대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손보기 교수 유족, 연세대 기증

     

    한국 고대사 연구에 귀중한 문헌인 <삼국유사>의 가장 오래된 판본이 발견됐다. 조선시대 초기에 간행된 것으로 보이는 이 판본은 기존 판본들에 없는 글자 등이 확인돼 고대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받는다.

    연세대는 고고학자 겸 서지학자인 손보기 전 교수(2010년 작고)가 소장해온 <삼국유사> 1책 목판인쇄본을 유족들로부터 기증받았다고 15일 밝혔다. 기증된 <삼국유사>는 신라·고구려·백제·가야의 역대 왕들 족보 모음집인 ‘왕력편’, 각종 기이한 이야기를 모은 ‘기이편’ 권1과 권2로 구성돼 있다. 기증본은 ‘왕력편’이 포함된 것으로는 가장 오래된 판본인 ‘중종 임신본’(정덕본·1512년 간행)보다 앞서 간행됐다. 연세대는 “검토 결과 조선 초기 간행본인 ‘삼국유사 권2’(보물419-2호)와 같은 판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국유사> 중 가장 오래된 판본으로 15일 확인된 <삼국유사>의 ‘왕력편’ 부분. | 연합뉴스


    특히 ‘왕력편’의 경우 기존 판본과 달리 낙장이나 글자의 탈락 없이 상태가 온전해 새로운 사실들의 확인이 가능하다. 신라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아버지를 기존 판본은 ‘용춘탁문흥갈문왕’으로 적었으나 기증본은 ‘용춘 각간 문흥갈문왕’이라 썼다. 또 김춘추의 어머니 천명부인이 죽은 뒤에 받은 이름인 시호가 그동안 알려진 ‘문정’이 아니라 ‘문진’으로 쓰여있다. 신라 진덕여왕 아버지도 ‘국기안’으로 알려졌지만 ‘국진안’으로 드러났다.

    신승운 성균관대 교수는 “기증본은 왕력편이 있는 가장 오래된 판본이자 유일본으로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며 “고대사의 새로운 연구가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려말 일연 스님의 저작으로 알려진 <삼국유사>는 고대 역사는 물론 14수의 향가, 화랑과 관련된 기사, 풍성한 신화와 설화 등으로 <삼국사기>와 더불어 고대 문화예술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다. 현존하는 판본은 모두 5건으로 정덕본으로 불리는 ‘삼국유사 권1~5’(국보306-2호)를 비롯해 ‘삼국유사 권3~5’(국보306호) ‘삼국유사 권2’(보물419-2호) ‘삼국유사 권4~5’(보물 419-3호) ‘삼국유사 권3~5’(보물 419-4호)가 있다.